(서울=연합뉴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공지능 챗봇 '챗GPT'에게 "사랑과 용기에 관한 시(詩)를 써달라"고 했는데요.
그러자 "사랑은 용기를 필요로 하며, 용기는 사랑을 지원한다. / 사랑을 향해 걸어가는 길, 언제나 용기가 필요하다. / 사랑은 어렵고 용기는 힘들지만, 결국 사랑이 용기를 키운다. / 사랑과 용기, 그 둘이 함께하면 무엇도 두렵지 않다"란 내용의 시를 약 1분 만에 내놨습니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30일 출시된 이후 MBA와 로스쿨, 의사면허 시험까지 척척 합격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죠.
챗GPT는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인데요.
우리말로는 '미리 훈련된 생성 변환기'(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정도로 해석할 수 있죠.
즉, 학습을 통해 스스로 언어를 생성하고 추론할 능력을 지녔다는 뜻입니다.
질문을 입력하면 마치 사람이 쓴 것처럼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답변하죠.
미국의 유명 출판사가 챗GPT로 작성한 기사를 잡지에 싣고, 미국 의회에서는챗GPT가 쓴 연설문이 낭독됐죠.
윤석열 대통령은 챗GPT를 극찬하며 공직자들이 각종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행안부가 잘 이끌어달라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챗GPT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있는데요.
정확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거죠.
우선 인터넷상에서 확률적으로 분석해 답변을 찾다 보니 잘못되거나 편향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가치 판단을 할 수 없다 보니 혐오 또는 차별적인 내용을 기술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챗GPT는 2021년까지 정보만 분석해 최신 정보 탐색에는 제한적이죠.
저작권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인공지능이 기존 정보를 대량으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기존 저작물이 무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거죠.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콜롬비아의 한 판사는 판결문 작성에 챗GPT를 활용해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이란 비판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한 대학 철학 수업에서는 '학급에서 가장 잘 쓴 글'로 평가된 에세이가챗GPT가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부정행위에 악용될 우려가 커지자 미국 대학들은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죠.
안종배 국제미래학회 회장(대한민국 인공지능메타버스포럼 공동회장)은 "AI가 어떤 수단이 돼야지 결과물의 주체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든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수단으로 역할은 하되, 본인들(인간)이 주체가 되고 또 그 결과물이 본인의 것이 되게끔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에 영향을 주는 세상, 이제 현실이 돼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인공지능 챗봇을 장착한 새로운 검색엔진 '빙'(Bing)을 공개했습니다.
빙은 이용자가 대화형 질문을 던지면 기존 방식 검색 결과와 함께 대화형 답변을 제공하죠.
구글은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Bard)' 시연회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의 새로운 발견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가 바드가 오답을 내놓아 곤혹을 치르기도 했죠.
네이버, 바이두 등 관련 업체들도 인공지능 챗봇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김덕진 미래사회 IT연구소 소장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통해 분명히 일자리나 사회의 변화는 생길 것"이라며 "일자리나 사람이 일하는 시간은 분명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 변화에 맞춰 우리가 어떤 식의 접근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하는 것이 더 행복해지고,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좋은 것인가라는 것에 대해서도 거시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영화 속 상상이 현실이 돼가는 요즘, 인공지능이 인간의 가치를 지키면서 발전해가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dkli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3/02/10 08: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