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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 막강 '교육감' 누군지 모른다?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05-21 23:00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6·1 지방선거에서는 지역정치와 행정의 일꾼 뿐만 아니라, 교육 일꾼도 뽑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각 지역 교육을 책임질 시·도 교육감을 선출하는데요. 교육감은 권한이나 역할에 비해 광역단체장은 물론 시장, 군수 선거보다도 관심을 받지 못해왔습니다. 그렇다보니 '깜깜이', '로또 선거'의 형태가 반복돼왔습니다.

이번 선거도 이런 악습을 피해가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초반부터 정책경쟁 대신 후보 단일화에 몰두하는 모습입니다.

고휘훈 기자입니다.

[직선제 15년…'깜깜이·로또 선거' 반복 / 고휘훈 기자]

지난 2007년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양자 대결 구도에 들어선 부산시교육감 선거.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3선에 도전을 선언하며 후보 등록을 마쳤고, 도전자로는 중도 보수 단일화 과정을 거친 하윤수 후보가 나섰습니다.

교육감 선거에서 처음으로 양자 대결에 들어섰지만, 관심 있는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박보경 / 대학생> "사실 선거 자체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교육감 선거에 대해서 거의 들어본 게 없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지자체장 선거가 조금 더 중요시되기도 하고 홍보도 많이 안 하는 거 같아서 들려오는 소식이 없어요."

후보를 알긴 하지만, 구체적인 공약이나 정책까지 알고 있는 시민들은 더욱 찾기 힘듭니다.

<신기목 / 직장인> "기존 교육감 하시던 분은 성함 정도는 알고 있는데, 새로 나오는 분들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습니다. 기존에 하셨던 분도 어느 정도 오래 하신 거로 알고 있지만, 그분도 어떤 정책을 하셨는지 정확하게 잘 모르겠고요."

교육감 직선제가 시행된 지 15년, '깜깜이 선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후보자들 간 비방뿐만 아니라 맞고발, 수사 의뢰 등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유권자들의 남은 관심마저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시교육감 후보 중 누가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서 10명 중 6명이 후보가 누군지 모르거나 지지 후보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진보 진영의 조희연 교육감이 일찌감치 3선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보수 진영은 아직 후보 단일화도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후보 단일화 공방이 주로 조명되면서 정책 경쟁이 실종됐고, 후보자들 간 수십 건의 고소·고발로 유권자의 선거 냉소주의를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후보자들이 단일화에 손을 놓을 순 없습니다.

그나마 단일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리고 승산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전 교육감 선거에선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 진영은 전국 17개 시도 중 대전과 대구, 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승리했습니다.

후보 단일화를 하지 못한 지역의 경우, 여러 후보의 난립으로 이른바 '로또 선거'가 재연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입니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도 그들만의 리그, 깜깜이·로또 선거가 또다시 반복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시점 됐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이광빈 기자]

시도 교육감은 인사와 예산 등에서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선거 때마다 불나방처럼 도전자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오는데, 앞서보신 것처럼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교육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견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견제는 잘 이뤄지지 않는데요.

소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사·예산 권한 '막강'…제도적 견제 '소홀'/ 소재형 기자]

학생들도

<전진영 / 서울 양재고 학생> "그런 것 관심 있진 않고 대중적이지도 않은 거 같아서 잘 몰라요."

학부모들도

<안성훈 / 서울 서초초 학부모> "정보가 없다보니까 어떤 사람을 뽑아야 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교육감의 역할과 정책에 대해 잘 모르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교육감은 아이들의 교육환경 전반을 좌우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시도 교육감들은 교육 소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인사와 교육 정책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합니다

재작년 기준 17개 시도 교육청의 지방교육예산 규모는 모두 82조원에 달합니다.

고정 지출되는 교원 인건비 비중이 높지만, 특정 학교를 지원하거나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등 교육감 재량으로 쓸 수 있는 예산도 적지 않습니다.

교원 인사에 대한 권한을 갖고, 각 시도의 교육정책을 바꾸는 것도 모두 교육감의 역할입니다.

< A초등학교 교사> "일부 지역은 중간·기말고사가 폐지되기도 하고요. 이런 모습을 봤을 때 교육감의 말 한마디, 시책이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육감의 큰 권한에 비해 견제할 수 있는 장치는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교육 예산 등에 대해 지방의회가 견제하지만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만큼, 제대로 된 역할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교육감과 비슷한 성향의 정당이 지방의회를 장악하고 있으면 견제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막중한 역할을 맡은데다, 사실상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인 만큼 선거라도 제대로 치러야 하지만, 현행 교육감 선거는 그야말로 복마전입니다.

교육에는 정파성이 없다지만,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갈려 직선제로 선출되다보니 각 후보가 정치세력화 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조성철 / 한국교총 대변인> "지지세력과 이념이 있다 보면 당선된 후에 그 지지세력의 이념이나 정책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그런 폐단이 있다고 봅니다."

선거 과정에서도 무리한 단일화 등 짬짜미 거래로 직선제 도입 뒤 수사나 재판을 받은 교육감만 20명이 달합니다.

일각에선 보수와 진보로 갈리는 정파성 자체를 인정하고 정치세력과 연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직선제 구조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소재형입니다.

[코너 : 이광빈 기자]

'교육 소통령'이라고 불리는 시도교육감의 권한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의 올해 예산은 19조1959억원에 달합니다. 경기도청 예산 33조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입니다.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10조5886억원입니다. 시도교육청에 지급되는 교육교부금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예산은 더욱 커집니다.

교육감은 교육정책도 손볼 수 있는데요, 조례안과 예산안을 만들어 제출할 수 있는 데다, 교육규칙을 제정할 수 있어서 실효적인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인사권도 물론 갖고 있습니다. 경기도만해도 교육감 산하 공무원은 12만명 정도에 달합니다. 경기도지사 산하 공무원 4천300여명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일선 학교의 교사 인사까지 손길이 미칠 수 있습니다. 일부 교육감들이 친분과 성향에 따라 특정 교원들에 대해 승진 및 요직 전보 인사를 한다는 인사권 전횡 문제가 계속 제기돼왔습니다.
교육감 선거에서 드러내지 않고 도와준 사람들을 중용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나왔습니다.

이밖에 교육감들은 학교 및 교육기관의 설치·이전·폐지, 과학·기술교육 진흥, 평생교육 진흥, 교육·학예 시설 등에 관한 권한도 갖고 있습니다. 교육감들의 권한이 큰 만큼, 각종 비리에 연루될 소지도 많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선거 자금을 많이 사용한 점도 비리를 부추깁니다. 지난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들이 사용한 돈은 667억 원으로 1인당 평균 11억1000만원에 달했습니다. 교육감들의 권한 남용과 비리에 대한 견제 필요성은 계속 제기돼왔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언급했듯이 지방의회가 견제 역할을 제대로 못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가 17명의 교육감을 감시하고, 여러 갈래인 정책도 조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이념공방과 진영 논리를 배제하고 초당적으로 국가교육위원회가 운영돼야 합니다.

현실의 교육감 선거와 권한을 돌아봐야한다는 점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있습니다. 그런데, 대안은 아직 마땅치 않습니다. 교육감을 광역단체장과 묶어서 뽑는 러닝메이트제가 대안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이 방안을 찬성하기도 했는데,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독일처럼 사실상 지자체장이 임명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습니다.

보완 및 개혁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이는데, 논의를 멈춰선 안되고 속도를 내야 합니다.

김보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러닝메이트·정당공천'…직선제 대안될까? / 김보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제시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의 러닝메이트 방식은 교육감 직선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교육감이 광역단체장과 짝을 지어 출마해 함께 당선되는 방식으로, 선거 과정에서 후보의 난립을 막고, 당선 이후 광역단체장과 이념적 성향이 달라 부딪히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교육감 후보 개인이 선거비용 전체를 오롯이 부담하면서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기 힘든 제도적 한계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지난 2월)> "교육감을 독립성이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면서도 (선거를 하려면) 광역단체장과의 러닝메이트 개념이 좋지 않겠나…"

국민의힘은 이미 2019년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교육 현장의 정치화 등의 부작용을 없애겠다며 교육감 선거에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닝메이트제가 현재 교육감 선거 방식의 대안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선뜻 동의하긴 어렵다고 말합니다.

교육감이 광역단체장과 짝을 맺는 건 정당과의 연계가 전제되는 만큼 교육의 정치 중립성이 더욱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송기창 /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러닝메이트를 하려면 결국 정치권에 줄을 대야 하고요. 교육이 정치권에 예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대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차라리 교육과 정치를 완전히 분리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특정 정당의 지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게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당 기호만 없을 뿐 사실상 '보수·진보 진영'간 대결로 치러지는 만큼 정당을 참여시켜 책임을 강화해야한다는 취지입니다.

<김성열 / 경남대학교 교수> "(이념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나는 이러한 정책적 주장을 이런 이념적 기반에 의해서 하겠다'라는 게 더 솔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독일처럼 지방의회나 지자체장이 임명하도록 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 지방자치 현실에선 국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도순 /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의회 자체도 (진영이) 갈라져 있잖아요. 국민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시의회 구성이 되느냐는 게 문제에요. 시의원은 교육감보다도 더 모르고 찍어요."

교육감 선거 제도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명쾌한 해법은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교육감 직선제를 당장 개선할 수 없다면 교육감 후보의 정보를 적극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교육 자치의 내실화를 위해선 유권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김보윤입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대선이 끝나고 이제 국민적 관심이 지방선거에 쏠리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주로 광역단체장 선거에 쏠려있습니다.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회 후보자들은 관심을 받기 쉽지 않은데, 교육감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집에는 학생이 없으니, 별 상관이 있겠나'라고 생각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앞에서 보신 것과 같이 교육감은 그 지역 교육문화에 대한 소통령으로 권한이 막강합니다. 교육감이 누구냐에 따라 교과서 선택부터 학생 시험 평가 방식까지 달라집니다.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이 지역마다 달라진다는 것이죠.

우리의 아이들,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공약 경쟁 전무', '후보자 난립', '니편 네편 가르기' 교육감 선거는 후보들의 복마전과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우리가 아이들의 미래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름도 공약도 모르는 교육감 선거. 언제까지 이래야 할까요.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집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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