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하단 메뉴 바로가기

[한반도 브리핑] 북한, 핵·ICBM 카드 '만지작'…"대결 준비"

01-22 18:54

<출연 : 지성림 연합뉴스TV 북한전문기자>

[앵커]

안녕하십니까.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등을 되짚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외교·안보 이슈와 북한 문제 등을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새해 들어 첫 주부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이번 주에 또 탄도미사일을 쐈습니다.

그뿐 아니라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우선, 오늘 말씀해주실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제가 지난주 출연했을 때 2022년이 시작돼 불과 보름 만에 북한이 세 차례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번 주 월요일 네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가 있었습니다.

어떤 종류의 탄도미사일인지, 발사의 배경은 무엇인지 설명할까 하고요.

그리고,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국의 반응과 유엔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이 왜 무산됐는지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특히, 이번 주 이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사안이 있습니다.

북한은 2018년 대화 국면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한동안 중지, 즉 유예한다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었는데요.

지난 수요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모라토리엄 철회를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은 이 내용을 목요일에 보도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는데요. 핵실험과 ICBM 발사 카드를 언제든 꺼낼 수 있다는 입장을 세상에 공개함으로써 미국에 도전장을 내민 겁니다.

미국이 양보하거나 물러서지 않는다면 북한은 기어코 전략 도발을 강행할 기세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실제 행동에 나선다면 그 시기는 대략 언제쯤일지 전망도 해볼까 합니다.

[앵커]

그럼 날짜별로, 순서대로 얘기해보시죠.

북한이 지난주 금요일에는 평안북도 의주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즉 KN-23을 발사했는데, 이번 주에 쏜 건 다른 종류의 탄도미사일로 확인됐죠.

북한은 뭐라고 보도했습니까?

[기자]


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월요일 오전 8시 50분과 8시 54분경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미사일 비행 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42㎞로 탐지됐고, 이번에도 표적은 지난주 KN-23 발사 때와 같은 함경북도 앞바다 무인도 '알섬'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다음 날 공개한 사진을 통해 이번에 발사한 것은 전술지대지미사일 'KN-24'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이 개발한 전술유도무기와 닮아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KN-24는 2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이동식발사차량에서 발사됩니다.

'풀업 기동'을 비롯한 요격 회피 성능이 있고, 전술핵 탑재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이한 것은 북한이 이번 발사에 대해 '검수 사격시험'이라고 밝힌 겁니다.

탄도미사일 발사 목적에 대해 북한이 설명한 내용을 들어보시죠.

<조선중앙TV> "검수 사격시험은 생산·장비(배치)되고 있는 전술유도탄(KN-24)들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습니다."

남쪽에서는 그렇게 많이 쓰지 않는 '장비하다'라는 표현은 "무장을 갖춘다"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조선중앙통신 영문판은 '생산·장비' 이 부분을 "being produced and deployed"로 번역했습니다.

'produce'는 대량 생산을 의미하고, 'deploy'는 군대나 무기를 배치한다는 뜻이죠.

즉, 전술유도탄 KN-24가 대량 생산돼 현재 실전 배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겁니다.

이렇게 실전 배치되는 미사일 중에서 무작위로 골라 일종의 '품질 검사'를 위해 발사 시험을 했다는 얘깁니다.

탄도미사일 실전 배치를 과시하는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지난주 금요일 발사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북제재에 반발하는 무력시위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북한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신규 대북제재를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주 금요일 외무성을 내세워 "더욱 강력하고도 분명한 반응"을 예고하고 그날로 탄도미사일을 쐈는데, 사흘 만에 또 미사일을 발사한 겁니다.

[앵커]

북한이 KN-24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중동 순방 중이었는데요.

문 대통령은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정부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은 무산됐죠?

[기자]


미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공식적으로 '규탄' 입장을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주 독자 대북제재 조치를 발표한 데 그치지 않고 유엔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제동으로 미국의 모든 노력은 수포가 됐습니다.

우선 미국은 지난주 독자 제재 대상에 올렸던 북한 미사일 개발 관계자 5명을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 명단에도 추가하는 안건을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안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이에 보류를 요청하면서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유엔 규정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의 요청으로 대북 제재안은 6개월간 보류됩니다.

대북 제재 안건을 시간을 두고 더 검토해보자는 것이 중국의 공식 입장이지만,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겁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한국시간으로 어제 새벽에 열린 유엔 안보리 비공개 회의도 중국의 반대로 아무런 결과 없이 끝났습니다.

안보리 회의 결과물은 메시지 강도에 따라 '안보리 결의', '의장 성명', '언론 성명' 등이 있습니다.

미국은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 가장 낮은 단계의 공동 메시지라도 내놓길 기대했지만, 중국이 모든 성명에 반대한다며 거부해 결국 불발됐습니다.

중국은 2017년까지만 해도 대북제재를 비롯한 미국 주도의 대북 압박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극심한 현재 시점에서 중국은 굳이 미국의 요구를 따라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특히 미국과의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자신들의 우방인 북한은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전략적 자산'인 만큼 북한 편을 들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중국이 대놓고 북한 편을 드는 모습이군요.

그렇다고 미국이 마냥 손 놓고 있지는 않을 텐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고 하죠?

그럼 미국의 추가 대응이나 후속 조치 같은 것도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한국시간으로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미일 화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오늘 새벽 미일 정상회담 직후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미일 두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육성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최근 행보를 직접 비판하고 나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물론 바이든 정부는 아직은 '대화와 외교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재개하는 등 '레드 라인'을 넘을 경우 대북 정책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이 주도했던 유엔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이 무산된 만큼 미국 자체의 추가 대북제재나,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앵커]

방금 '레드 라인'을 말씀하셨는데, 올해 말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바이든 정부로서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에 나선다면 정말 곤혹스럽고, 정치적으로도 타격이 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그제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재개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는데요.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기자]


북한이 이번에 '모라토리엄' 해제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우선 4년 전 북한이 남북·북미 대화 국면에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을 때를 되돌아보시죠.

<조선중앙TV> "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다.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다."

당시는 김정은 정권이 문재인 정부의 중재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통 큰 핵 협상'을 타결해 핵무기를 폐기 또는 감축하는 대가로 대북제재 해제라는 선물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던 때입니다.

하지만 북미 핵 협상은 끝내 결렬됐고,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조건 없는 대화 복귀' 요구만 반복할 뿐 사실상 북한에 별로 관심도 없는 것 같고, 결국 더는 참을 수 없었는지 북한은 모라토리엄 해제 검토에 들어갔다고 선포했습니다.

이 같은 방침은 지난 수요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결정됐습니다.

관련 내용 한 번 들어보시죠.

<조선중앙TV>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하달)했습니다."

모라토리엄 해제를 시사하는 이 같은 내용은 북한 매체를 통해 그제 목요일 새벽에 공개됐는데, 공교롭게도 북한 보도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막 시작하는 시각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바이든 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작정하고 시간을 맞춘 게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북한이 언급한 '해당 부문에서의 검토'가 끝나면 다음 수순은 그동안 잠정 중단했던 핵과 ICBM 관련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단계가 되겠죠.

그리고 그다음은 실제로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강행하는 수순일 거고요.

하지만, 아직은 '검토 단계'인 만큼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모라토리엄을 지속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조금은 남긴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옵니다.

미국에 공을 넘겨놓고 지켜보겠다는 생각이 아니냐는 거죠.

[앵커]

결국 북한의 다음 행보는 미국이 어떻게 북한에 성의를 보이느냐, 어떤 유화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잖아요.

하지만 오늘 새벽에 공개된 바이든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 메시지도 그렇고, 미국이 양보할 생각은 없어 보이는데, 그러면 북한이 실제로 전략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커지는 거죠?

[기자]


미국이 제재 완화라든가, 북한에 끌려다니는 모습은 절대로 보여줄 것 같지는 않고요.

그것과 별개로,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와 상관없이 북한은 이미 다음 단계의 행동 계획도 정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핵 협상을 통해 대북제재 해제를 받아내는 것은 단기간에 성사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장기적인 북미 협상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얘긴 겁니다.

정치국 회의 보도 내용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TV>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에 보다 철저히 준비되어야 한다는 데 대하여 일치하게 인정하면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했습니다."

북한이 밝힌 '실제적인 행동'은 무력시위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요.

모라토리엄 해제 검토가 끝나면 핵실험이나 ICBM 발사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겁니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어제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 동향을 보고한 내용이 공개됐는데요.

국정원도 북한의 전략 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정원은 예상할 수 있는 북한의 다음 시나리오에 대해 여러 가지를 언급했는데, 눈에 띄는 것은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위성 운반용 장거리 로켓에는 ICBM 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미국과 국제사회는 장거리 로켓에 대해서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위성 발사든, 직접적인 ICBM 발사든 북한이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큰 분위기네요.

북한이 실제로 전략 도발에 나선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이 될지 예측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우선, 핵실험이나 ICBM 같은 전략 도발에 나서더라도 든든한 후원자인 중국의 체면을 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다음 달은 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중국은 이번에도 유엔 안보리 추가 대북제재를 무산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북한 편을 들고 있는데, 중국이 야심 차게 준비한 올림픽이라는 잔치에 과연 북한이 찬물을 끼얹겠느냐는 분석인 거죠.

현재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는데요.

2월에는 김정일 생일 80주년인 2월 16일을 맞아 전략무기를 대거 동원한 열병식을 여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3월부터, 특히 3월 9일 한국 대통령 선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전략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으로 보입니다.

4월에는 김일성 생일 110주년뿐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이 당과 국가 최고지도자에 추대된 지 10주년이 되는, 즉 '공식 집권' 10주년 기념일도 있는 만큼 '위성'을 명분으로 한 장거리 로켓 발사로 경축 분위기를 극대화하려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따라서 북한 입장에서 전략 도발을 실제로 강행한다면 3월 중순 이후나 4월 초쯤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은 전반기 한미연합훈련과도 시기가 겹치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도발의 명분도 가질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열병식에서 ICBM을 공개하든, 또 실제로 ICBM을 발사하든 한반도 정세는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을 텐데요.

4월까지는 계속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지켜봐야겠네요.

이번 주에 워낙 굵직굵직한 이슈가 많아서 북·중 교역 재개 얘기는 다루지 못했는데, 그 얘기는 다음 주에 해보도록 하죠.

지 기자,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