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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톡] 비아그라 치매 예방용으로 먹어도 될까?

2021-12-18 09:00

(서울=연합뉴스) "비아그라가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최근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가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였죠.

관련 보도 이후 곳곳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비아그라 먹어야겠다', '여자도 먹어도 될까' 등의 반응이 나왔는데요.

먼저 연구 결과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클리블랜드병원 클리닉 유전체 의학 연구소의 청페이슝 교수 연구진이 미국인 약 723만 명의 6년간 의료보험 급여 자료를 통해 비아그라 사용자와 비사용자의 치매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는데요.

비아그라를 먹은 사람의 치매 발생률이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69% 낮게 나왔습니다.

현재까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혈압약 로사르탄과 딜티아젬, 당뇨약 메트포르민과 글리메피리드 등 고혈압, 당뇨병 치료제 복용 그룹과 비교했을 때도 55∼65% 낮은 것으로 분석됐고요.

알츠하이머 치매는 신경세포 사이사이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plaque)되거나 엉키면서(tangle)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치매 환자의 뇌세포를 시험관에서 비아그라에 노출해본 결과, 뇌세포 성장이 촉진되고 치매와 관련된 비정상 단백질 타우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치매 예방을 위해 정말 비아그라를 먹어도 되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비아그라와 치매 위험 감소 사이에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일 뿐 후속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부정적입니다.

유태호 서울유가정의학과의원 원장은 "이번 연구는 비아그라를 먹은 사람들이 치매에 덜 걸렸다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지 비아그라가 치매를 치료했거나 예방했다는 직접적인 근거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더 정밀한 후속 연구와 전문가 의견이 나온 이후 복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치매 예방이라는 불확실한 효과만을 보고 비아그라를 복용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는데요.

조동규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는 "심장 질환이 있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 본 약물(비아그라)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개인이 판단해 드시는 것을 절대 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치매 예방을 위한 여성의 비아그라 복용에 대해서도 여성에 대한 안전성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인데요.

뉴저지 주립대 정신과 전문의 출신인 제약바이오컨설팅기업 '브레인 부티크'의 엄선영 대표는 "시판 후 거의 남자에게만 쓰여 여성의 사용 경험 데이터가 축적된 게 많지 않아 성별 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도 실데나필 성분을 복용한 사람 중 여성은 2%에 그쳐 인구 전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다만 연구진은 임상 시험을 준비하면서 이미 치료제로 허가받은 비아그라를 다른 질병 치료제로 추가 개발하는 '신약 재창출'을 통해 향후 임상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낀다는 방침인데요.

국내에서도 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전문 기업이 비아그라를 이용한 치매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아그라가 훗날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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