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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풍향계] 전두환은 끝내 안한 '그것'…정치인의 사과

10-24 10:00


[앵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발언'과 잇따른 사과 논란이 정치권을 뒤흔든 한주였습니다.

정치인이 실수나 잘못을 어떻게 사과하고 반성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확연히 달라지는데요.

반전의 계기가 되기도,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주 대선 풍향계에선 박초롱 기자가 '정치인의 사과'를 짚어봅니다.

[기자]

사과의 정석, 간단하지만 실천은 어렵습니다.

첫째, 신속해야 하고

둘째, 구체적이어야 하며

셋째, 앞으로 잘못을 어떻게 고칠 것인지가 들어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말보다는 사과 전후의 행동과 태도를 통해 드러나게 됩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난 18일, 부산)>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거는 호남분들도 그런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이 발언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사과 논란'으로 사과의 정석이 다시 회자됩니다.

먼저 타이밍. 민주당은 즉각 '망발'이라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다음 날 "명백한 실언"이라면서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경쟁 후보들의 비판도 이어졌죠.

윤 후보는 '전두환 발언' 이틀 뒤 유감을 표했습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그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합니다."

정치인들이 자주 쓰는 '유감'이란 단어가 사과인지 헷갈린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국립국어원은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런 질문에 "유감은 마음에 차지 않아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란 뜻이어서, 여기에 '사과'의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달았습니다.

'유감'으론 부족하다는 여론이 이어지자 윤 후보는 3시간 뒤 SNS에 "전두환 정권에 고통당하신 분들에게 송구하다"고 썼습니다.

사과에 후보의 다짐은 명확히 담겨있습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국민들의 뜻을 더 받들어 국민들의 여망인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문제는 사과의 정석 4번째이자 가장 어려운 '진정성' 부분에서 불거졌습니다.

사과 전날, SNS에 돌잔치 때 사과를 잡고 있는 흑백사진을 올려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터.

사과 이후엔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건네주는 사진을 올려, 애초부터 진정성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경쟁 후보들은 "사과는 개나 주라는 뜻인가", "억지 사과하고 뒤로 조롱"이란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사과를 살펴볼까요.

지금으로선 국민의힘 경선 후보까지 포함해 경선 기간 중 사과를 가장 여러 번 한 후보가 될 것 같습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날, '형수 욕설' 사건에 대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지난 7월 1일)> "제가 우리 가족에게 폭언을 한 건 사실인데, (형님이) 어머니에게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을 하시고 이러니까…제 부족함에 대해서는 용서를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자신을 오랫동안 따라다닌 문제인 만큼, 털어내고 가자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다음은 황교익 씨와의 떡볶이 먹방.

지난 6월 경기도 쿠팡 물류센터 화재 때 황씨와 먹방 촬영한 일이 밝혀지자 "모든 일정을 즉시 취소하고 더 빨리 현장에 갔어야 마땅했다"고 사과했습니다.

두 사례에선 '사과의 정석'이 대체로 지켜졌기에 추가 논란이 불거지진 않았는데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사과가 적절한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이 후보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구속되자, 다음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지난 4일)> "과거 제가 지휘하던 직원이, 제가 소관하고 있는 사무에 대해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지난 4일)> "제도의 한계와 국민의힘의 방해 때문에 개발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해서 국민 여러분께 상심 드린 점에 대해서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여기서도 '유감'이라는 표현이 나오죠.

유 전 본부장 등 '대장동 4인방'의 행각이 점점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유감이란 표현은 2주 만에 '사과'로 바뀌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지난 18일)> "그렇게 저 자신은 노력했지만, 관련 공직자 일부가 오염되고 민간사업자가 유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인사권자로서 깊이 사과드립니다."

상황에 따라 수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과거 대선 후보들의 사과는 어땠을까요.

대선 구도가 지금과 비슷했던 2012년, 본격적인 유세를 앞두고 박근혜·문재인 당시 후보는 인상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에게 정치적 후광을 물려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박근혜 /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2012년 9월 24일 여의도 당사)> "5·16, 유신, 민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호남 지지율이 안철수 당시 후보에게 밀리는 가운데, 문재인 후보는 광주를 찾아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으로의 분열을 사과했습니다.

<문재인 /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2012년 9월 27일 광주)> "저는 그 일이 참여정부의 큰 과오였다고 생각합니다. 호남에 상처를 안겨주었고, 참여정부의 개혁 역량을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제가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대선 후보들의 사과는 사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사과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됩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진 뒤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각종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고,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박근혜 / 전 대통령(2016년 10월 25일)>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사과를 받는 것보다, 사과를 지키도록 하는 게 더 힘들다는데요.

정치인들이 사과한 내용을 지키도록 압박하는 건 결국 국민 몫으로 남습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회 때 나왔던 이 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인의 사과나 책임은 국민이 됐다 하실 때까지다…"

전두환 씨는 아직도 5.18에 대해 제대로 사죄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대선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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