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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풍향계] 임기말 대통령과 與대선후보…'차별화의 정치학'

10-17 09:50


[앵커]


지난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됐습니다. 집권 여당 후보 입장에선 '임기 말'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따른 득실을 우선적으로 따져볼 수밖에 없을 텐데요.

차별화냐, 계승이냐를 놓고 기로에 설 수밖에 없는 집권 여당 후보의 선택, 이번주 대선 풍향계에서 박현우 기자가 전망해 봤습니다.

[기자]


"청출어람 정부를 만들겠다"

이재명 지사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승할 건 계승하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차별화'와 '계승'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는 '여당 후보'로서의 고민이 읽히는 대목인데, 이같은 고심은 집권을 전제로 차기 정부를 명명하는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재명 / 민주당 대선 후보> "동지들이 계셔서 우리 민주당이 더 커졌습니다. 더 단단해졌습니다. 제4기 민주정부, 이재명 정부 창출의 동지로…"

임기 말 대통령과, '차기 권력'의 가능성을 품은 집권 여당의 후보 간 관계 설정은, 이처럼 '복잡성'을 전제로 당시의 정치·정무적인 상황과 맞물려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임기 말엔 당시 정부를 향한 '누적된 불만'이 여론을 통해 드러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당 대선후보로선 '차별화'를 꾀하며 적극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경우가 많았는데요.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2017년 대선을 앞두고는 홍준표 후보가 최종적으로 보수정당의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면, 당시는 '탄핵 정국'이었죠.

후보 선출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 이후 이뤄졌었기 때문에, '의도적 거리두기' 기류가 감지되던 시기였습니다.

<홍준표 / 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2017년 3월) "탄핵 때문에 우리 보수우파진영이 부끄러워졌어요. 이제는 박근혜 시대는 갔죠, 홍준표를 중심으로 보수우파들이 다시 한 번 뭉쳐야 하는 것 아닌가…"

2012년 상황도 살펴보겠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시기였죠, 당시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후보가 대선 주자로 최종 확정됐는데,

두 사람은 후보 공식 지명일로부터 13일 뒤 단독 오찬 회동을 가졌습니다.

청와대에서 마주앉은 두 사람, 이렇게 반갑게 악수하며 회동을 시작하긴 했는데, 당시 회동을 전후로 박 후보는 이 전 대통령 임기 말 드러났던 여러 문제를 지적하며,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상일 / 당시 새누리당 대변인(2012년 9월)> "박근혜 후보는 그동안 민생 현장에서 들은 다양한 목소리를 대통령께 전달하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께서 적극 나서주실 것을 요청했습니다"

앞선 2007년 경선에서 워낙 세게 붙었던 두 사람은 이명박 정권 때도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놓고 충돌하는 등 '구원'을 풀어내지 못했습니다.

이같은 배경 때문이었을까요, 박 후보는 이 전 대통령과 정책적으로 철저한 '차별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당 후보 시절과 대통령 시절 '대통령과 여당 후보 간 회동'을 놓고 정 반대의 행보를 보였습니다.

노무현 당시 후보는 2002년 '노풍'을 일으키며 여당 후보로 선출된 직후, 당 지도부와 함께 청와대를 찾아 우호적 관계였던 김대중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는데, 대통령으로서 여당 대선 후보의 선출 과정을 지켜봤던 2007년에는 정동영 후보가 선출된 뒤 회동을 갖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앞서 열린우리당 해체 과정에서의 '앙금' 때문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는데, 같은 맥락에서 정 후보도 노 전 대통령과 철저한 '차별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여당의 대선 후보 확정 이후, 대통령과 여당 후보 간 '관계설정'은 이처럼 당시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결정되곤 하는데, 두 사람 사이의 '역학 관계'는 대개 지지율에 따라 설정됩니다.

역대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을 보면, 높으면 20%대, 또 10%대, 심지어 한 자릿수인 때도 있었는데요,

임기 말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전락한 경우, 스스로 '나를 밟고 가라'는 식으로 여당 후보에게 길을 터주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다시 올해 상황으로 돌아와 보면, 민주당 후보 선출 전후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전임 대통령의 임기말과 비교했을 때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인데요,

지지율 영향 때문일까요? 문대통령과 이재명 후보의 관계는 '여느 대통령과 여당 후보 간 관계보다 좋다'는게 문 대통령 참모진의 전언입니다.

두 사람의 이같은 관계의 배경을 살펴보기 위해선 이 후보의 선출 전후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에 대한 '엄정 수사'를 지시한 가운데, 이 후보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야권은 두 사람의 회동 조차도 '수사 개입'이라며 견제구를 던지는 상황.

문 대통령 입장에선 '썩 내키지 않는', 반대로 이 후보 입장에서는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회동일 수 있다는 일각의 평가 속,

<이재명 / 민주당 대선 후보> "대통령님은 우리 민주당의 일종의 수석 당원이시고, 더불어민주당의 후보가 정해졌으니까 제가 인사를 드리는게 도리이고, 과거에 해왔던 전통이기 때문에 제가 요청을 드렸습니다."

경선을 전후로 일부 강성 친문 지지자들의 '단일 대오' 이탈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는 만큼, 이 후보가 '차별화 전략'을 가져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립니다.

<김종인 /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이재명이 후보가 되면 문재인 정권과 차별화하려고 시도를 했을 텐데 지금의 상황에서 보면 차별화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나는 봐요. 본인에 대한 소위 의심의 눈초리가 심한 상황에서 차별화는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이르면 이번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습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적극적인 '차별화' 메시지를 내기 보다는, 문 대통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는데요,

대선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와의 관계, 이번에는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그 결과가 종국적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여의도 안팎의 이목이 쏠립니다.

지금까지 대선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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