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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10년 후면 날마다 뜬다는데…남겨진 지구는 걱정이 태산

09-27 07:00

(서울=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민간인 승객 4명과 함께 사흘간 지구 밖 나들이를 다녀온 스페이스X 우주선 '크루 드래건'.

미국 신용카드 결제 처리업체 창업주 재러드 아이잭먼은 "굉장한 놀이기구였다"고 귀환 소감을 전했는데요.

그가 우주선 좌석을 통째로 사들인 덕에 간호사와 대학 강사, 데이터 기술자도 동승할 수 있었죠.

이들은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더 높은 곳에서 푸른 지구를 내려다보며 노래를 듣거나 양고기를 먹는 등 궤도 비행을 즐겼는데요.

전문 비행사 없이 성공한 이번 프로젝트는 우주 관광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각자 오너를 태우고 지난 7월 우주 경계까지 준궤도 비행을 마친 민간 우주기업 버진갤럭틱, 블루오리진까지 '스타워즈 삼파전'을 벌이는 통에 오는 2030년이면 우주선 발사 횟수가 연간 360회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미 버진갤럭틱은 한해 우주선 400회 가동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죠.

날짜로 환산하면 거의 하루 한 번꼴인 셈인데 이 추정치조차 이들 기업 성장세에는 못 미친다는 분석입니다.

푯값이 고가인데다 안전성 문제도 있지만 상당수 부호는 기꺼이 요금을 부담할 태세인데요.

미 투자은행 코웬이 추산한 준궤도 여행 잠재 수요층은 240만여 명.

순자산 500만 달러(약 57억 원) 이상 부자 중 39%는 티켓 한 장당 2억8천만 원 이상 낼 용의가 있다고 답하기도 했죠.

기술 발전에 힘입어 비용 부담을 덜 경우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인데요.

중국의 관련 기업가는 우주여행 경비가 3만∼5만 달러(약 3천500만∼5천700만 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호화 크루즈 여행과 비슷한 금액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환경적 비용은 빠져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우주 관광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연료 종류 등에 따라 다를 수 있기에 단정 짓기는 이른데요.

일단 로켓(발사체)이 대기권 밖으로 나가는 데 필요한 추진연료로 탄화수소 등 화석연료가 사용된다는 점이 논란입니다.

버진갤럭틱 측은 7월 시험비행 탄소 발자국이 대서양 횡단 여객기 수준이라고 주장했지만 CNN 방송은 실제 탑승 인원을 따지면 1㎞당 60배 이상이라고 반박했죠.

극소수가 무중력에 가까운 상태를 잠깐 체험하고 돌아온 것치고는 과도한 수치라는 지적인데요.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는 가운데 또 다른 오염원이 등장한 건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액화수소를 쓰는 블루오리진 로켓은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이 역시 수증기·산화질소를 내뿜어 오존층을 훼손하기 쉽고 액화수소 제조과정이 탄소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환경 오염은 매한가지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또 로켓 발사·재진입 과정에서 방출하는 높은 온도가 성층권 내 질소 화학식을 바꿔 오존을 고갈시킬 가능성도 존재하죠.

로켓이 남기는 그을음은 입자가 작고 가벼운지라 대기에 오래 머무르는데 이는 '검은 우산'처럼 태양열을 흡수하는 동시에 반사하기에 지구 온도를 식힐지 데울지 지금으로선 미지수입니다.

다만 대기과학자 마틴 로스는 2014년 시뮬레이션을 통해 로켓 발사로 인해 일부 지역 온도가 섭씨 0.5도 내려가는 동안 북극 온도는 1도 넘게 올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는데요.

미 정치권에선 일부 부유층이 저지른 대가를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치른다는 비난과 더불어 항공권에 세금 물리듯 비(非)연구 목적 우주비행도 과세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죠.

현재 우주산업이 태우는 연료는 항공산업 0.1% 수준이지만 향후 늘어날 공산이 크고 아직 관련 연구가 충분치 않아 불확실성이 높은 것도 사실인데요.

누구나 해외여행 가듯 우주여행을 떠난다는 미래,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가 또 생긴 것은 아닐까요?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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