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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에 막힌 미혼부 출생신고' 첫 헌법소원…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참여

09-20 09:20


[앵커]

미혼부의 출생신고를 어렵게 하는 가족관계법이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에 올랐습니다.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미혼부 4명이 헌법소원을 신청했는데요.

여기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재판장으로 파면 결정문을 낭독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힘을 보탭니다.

박초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두 차례 법 개정을 거치며 미혼부 출생 신고의 길은 조금씩 열렸습니다.

아이 엄마의 이름·주소를 알 수 없는 경우에 더해 올해 4월부턴 엄마가 정당한 이유 없이 협조하지 않는 경우에도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1월 출생신고가 안 된 채 엄마 손에 목숨을 잃은 8살 아이의 사망 사건이 계기였습니다.

그러나 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는 원칙적으로 엄마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이 그대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미혼부들은 왜 엄마가 출생신고를 못 하는지 법원에 입증한 뒤에야 아이를 호적에 올릴 수 있습니다. 복잡한 절차와 비용이 큰 부담입니다.

<김지환 / 미혼부 지원단체 '아빠품' 대표> "(가정법원을 통한 출생신고가) 대부분 5∼6개월 정도 걸리고 있고요. 어떤 가정에 따라서는 짧은 기간일 수 있지만, 그 5∼6개월 사이에 어떤 어려움이 더해지고 겹쳐질지 모르는 일이거든요. 그 기간을 견디기가 너무 힘든 가정들도 많습니다."

특히 유부녀가 혼외관계에서 아이를 낳은 경우 '서류에 없는 아이'로 지내는 세월이 길어집니다.

미혼부 지원단체 대표 김지환 씨에게 손을 내민 건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입니다.

먼저 전화를 걸어와 대가 없이 돕겠다고 했습니다.


<이정미 /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전 헌법재판관)> "사랑이법이 개정이 됐는데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얘기들을 접하면서…아이들은 사실 제일 약한 존재잖아요. 출생신고를 못 해서 공적 보호망에서 소외되거나 없어진 아이 취급을 받는 아이들은 단 한 명이라도 없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헌법소원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정미 전 재판관의 참여 소식에 미혼부 4명이 청구인으로 모였습니다.

지금까진 신상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 과연 될까 하는 의구심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6개월가량 준비 끝에 지난달,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미혼부의 출생신고와 관련한 헌법소원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지환 /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빠의 품(아빠품)' 대표> "아이들 입장에서 봤을 땐, 대한민국 국민의 자녀로 태어났는데 재판을 통해 국적과 기본권을 취득해야 하는 것 자체가 기본권을 침해받는 것…"

헌재는 이 헌법소원을 본안에서 심리할 이유가 있다고 보고 전원재판부에 회부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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