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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무비] 아직 그럴 나이 아닌데…돌아서면 자꾸 깜빡깜빡한다면

2021-04-28 07:00

(서울=연합뉴스) 대학생 윤영준(20) 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평소보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었습니다.

사람들과 교류가 줄면서 스마트폰을 하루 수 시간씩 사용한 탓인지 평소 잘 기억하던 학교 스케줄이나 과제를 종종 잊어버리는 경험을 했는데요.

"휴대전화에 의존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래선지 건망증 증세도 이전보다 심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2030 세대 사이에서도 건망증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집안 전깃불을 껐는지 확신을 못 하거나, 친구들과 대화에서 말하려는 연예인 이름이 기억 안 나거나, 방금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려던 단어가 생각나지 않기도 한다는데요.

'젊은'(young)이란 단어에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Alzheimer)를 결합해 '영츠하이머'란 신조어도 생겨났죠.

영츠하이머는 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젊은 나이에 겪는 기억력 감퇴, 건망증 증세를 뜻합니다.

지난해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 중 43.9%가 스스로 영츠하이머라고 답했는데요.

그렇다면 20·30세대에게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멀티 태스킹을 강조하는 사회가 돼 집중력을 발휘해서 일을 처리하기 굉장히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그런 반면 사람들은 계속 쫓기고 불안하기 때문에 뭔가 각성 상태에서 실수하게 되고 쉽게 지치게 된다. 상대적으로 정신적인 피로는 쉽게 쌓이다 보니 인지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추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츠하이머는 원인에 따라 디지털 치매, 가성 치매, 알코올 블랙아웃 등으로 분류되는데요.

디지털 치매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과다하게 사용하면서 나타납니다.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20·30세대들은 기술 발전 이후 모든 정보를 스마트폰 및 IT 기기들에 기록하고 저장하는데요.

편리하긴 하지만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 기능을 스마트폰이 대신하면서 기억력이 감퇴하게 되는 겁니다. 스마트폰 중독은 이런 증상을 심화시키죠.

최삼욱 진심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뇌는 어떤 환경에 자꾸 적응하면서 변한다"며 "디지털 환경에선 깊게 생각하는 방식이 아니고 즉흥적이고 찰나적인 방식으로 뇌를 쓰다 보니 실제 집중력이 떨어진다. 멀티 태스킹이 요구되는 환경에 뇌가 길들여지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가성 치매는 실제 지능엔 전혀 변화가 없지만, 치매에 걸린 듯 기억력이 저하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일컫습니다. 그 원인으로 우울증, 스트레스 등이 꼽히는데요.

이런 증상은 노인성 우울증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요즘은 학업이나 회사 생활 등으로 스트레스, 우울감을 느끼는 20·30세대에게도 나타납니다.

특히 코로나 시국이 장기화하며 타인과 교류가 줄고 대부분 비대면으로 학업과 업무가 진행되다 보니 불안, 우울 등 주요 정신건강 지표가 악화했죠.

대학생 황서영(21) 씨는 "확실히 사람들이랑 교류도 없고 계획이 일정하지 않아 시간이나 날짜 감각이 둔해지는 것 같다"며 "오늘 할 일이 있는데 그걸 자꾸 깜빡하고 잊어버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알코올 블랙아웃은 말 그대로 과도한 음주로 인해 기억력이 감퇴하는 증상입니다.

지난 2019년 한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20대 10명 중 4명이 블랙아웃을 경험했다고 할 정도로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인데요.

이를 지속해서 경험하면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가 손상되고 이런 과정이 축적되면 실제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커지니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영츠하이머를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충분한 수면과 휴식, 운동을 하고 스마트폰 및 IT 기기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또 오늘 한 일을 되뇌거나 기록하며 기억력 훈련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데요.

특히 일상생활의 리듬을 복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조 교수는 "잘 먹고, 잘 자고, 자신의 리듬을 찾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건강한 생활 식습관을 갖고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 섭취 등은 좋지 않다. 산책, 명상, 요가 같은 운동을 하거나 일상생활에서 잠깐 졸릴 땐 낮잠을 자고 1분 정도라도 스트레칭을 해도 좋다. 이런 것만 바뀌어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원장도 "현실적으로 휴대전화를 써야 하니 얼마나 적절하게 사용하느냐 문제"라며 "습관적으로 보지 않도록 사용 시간을 관리하는 앱을 휴대전화에 깔아보는 등 밸런스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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