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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수능성적 없어도 장학금 준다고?…학생없는 지방대 생존 몸부림 03-04 07:00

(서울=연합뉴스) 최근 한 지방대의 학생 추가모집 공고에는 수능성적이 없어도 희망학과를 100% 선택할 수 있고, 심지어 장학금까지 준다는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런 파격적인 지방대 추가모집 공고에 대해 놀라움과 우려섞인 반응이 분분했는데요.

2021학년도 대학 신입생 등록을 마감한 결과 4년제 162개의 대학에서 총 2만6천129명의 추가모집 자리가 발생했습니다. 16년 만의 사상 최대 추가 모집 인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7배 많은 수인데요.

그중 90% 이상이 지방대로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지방대의 평균 경쟁률은 약 2.7대 1로, 3대 1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시전형에선 최대 3개의 대학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3대 1 미만인 경우 정원이 사실상 미달인 것으로 간주합니다.

비수도권 대학 중 인기가 높은 지방 거점 국립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강원대를 제외한 8곳 모두 전년 대비 정시모집 경쟁률이 하락한 것인데요.

그중에서도 전남대는 3.11대 1에서 2.70대 1로 경쟁률이 떨어지며 사실상 정원 미달 상태입니다.

사실 이번 사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예견된 결과입니다. 초저출산 현상이 시작된 2002년에 태어난 학생들이 수능을 보는 차례였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20만 명대로 떨어지며 앞으로의 학령인구 감소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수가 줄어든 수험생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며 지방대의 학생은 더욱 부족해졌는데요.

2019년 기준 연령대별 수도권 순이동자 수 통계에서 7만6천여 명의 20대가 수도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다음으로 이동이 많았던 30대보다 7.6배나 많은 수치였습니다.

학생들은 지방대에선 취업에 필요한 이른바 '스펙'을 쌓기 힘들어 수도권 소재 대학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2019년 지방 거점 국립대의 취업률이 57.4%로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63.4%)보다 낮았는데요.

한 지방 소재 대학 재학생 A씨는 "대학 레벨을 나누는 사회적 시선이 여전하다"며 "비수도권은 수도권에 비해 교외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적고 학교 끝나고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편입한 B씨도 "교통이나 여건 자체가 수도권이 확실히 유리하다"며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요즘은 다수의 학생들이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 대외활동이나 연합동아리 등 교외 활동을 하는데요.

수도권 소재 대학생을 중심으로 선발하거나 수도권에서 모임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 비수도권에 사는 대학생은 활발한 참여가 어렵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육부는 올해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충원율 배점을 2배 높여 평가한다고 밝혔는데요.

해당 평가에서 선정되지 못하면 2022년부터 3년간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을 배분받을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지방대는 자체적으로 입학 정원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학의 양적 팽창이 지속해서 문제가 돼 온 건 사실이나 교육부의 이런 대책이 합리적인지는 의문인데요.

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대학의 자구적인 노력을 유도하는 게 실효성이 있을까 싶다"며 "대학의 등록금 수입이 굉장히 낮아진 상황에서 부실운영의 피해는 대학 구성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임 연구원은 이어 "스스로 정원감축을 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단 정부에서 전반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학생 수 감소가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라면 (대학들은) 어렵다고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대학의 재정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마다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드는 지방대. 입학 정원 줄인다고 해결될지는 미지수인데요.

정부와 대학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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