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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미세먼지도 힘든데 모자반까지…대륙의 민폐 앞에 속수무책 02-25 07:00

(서울=연합뉴스) 빨간색, 하얀색 말 모양 등대와 파란 바다 물빛이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한 이 해변이 요즘 어마어마한 양의 해조류로 뒤덮였습니다.

각종 해양 쓰레기와 뒤엉켜 거대한 밭을 이룬 범인은 바로 '괭생이모자반'인데요.

보통 봄부터 우리나라에 엄습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규모를 키워 두 달 정도 일찍 찾아왔습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제주도를 덮친 괭생이모자반 양은 지난해 전체 유입량보다 727t 많은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치워도 치워도 끝없이 밀려드는 불청객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은 제주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19일 기준 전남 신안군 전역에 흘러온 괭생이모자반은 4천700여t에 달하는데요.

1월 국내 유입량은 최근 5년간 매해 일년치 유입량과 비교해도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어선, 중장비 등을 동원해 수거하고 있지만 김 양식장 등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됩니다.

이처럼 괭생이모자반이 본격적으로 우리 바닷가에 밀려들기 시작한 것은 약 7년 전부터인데요.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해양수산부의 주먹구구식 대응을 지적하며 외교적 해결방안 등 체계적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해조류가 매년 중국에서 밀려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요.

2017년 국립수산과학원이 국내에 대량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중국 저우산군도에 분포하는 종과 염기서열이 99.9% 이상 같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중국 해당 지역에서 괭생이모자반을 대규모 양식했다는 제주연구원 보고서도 나왔죠.

반면 한국에 자생하는 괭생이모자반은 중국에서 유입된 종과 확연한 구조적 차이를 보였는데요.

제주도 역시 괭생이모자반이 중국 동부 연안, 즉 산둥반도 및 발해만에서 발생해 해류와 바람을 타고 제주 연안까지 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겨울철 북서풍이 많이 불기 때문에 괭생이모자반이 바로 남하해 중국동해 쪽으로 빠져나간다"며 "올해는 북서풍 계열 바람이 감소해 괭생이모자반이 내려가다가 서해나 제주 쪽 해안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짚었습니다.

함께 쓸려온 쓰레기 또한 중국산으로 짐작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괭생이모자반을 방치할 경우 썩어서 악취를 풍기고 벌레가 꼬일 뿐 아니라 선박 사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항해 중이던 배가 괭생이모자반 덩어리를 피하려다 암초에 걸리기를 여러 번.

심지어 모터에 괭생이모자반이 끼어 고장 난 모터보트를 구조하려던 해경 구조정까지 괭생이모자반 때문에 좌초됐는데요.

제주도에서 즐겨 먹는 '몸국'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참모자반과 달리 식용도 불가능합니다.

이처럼 대륙에서 우리나라를 찾아와 해마다 피해를 주는 특성 때문에 '바다의 미세먼지'라는 별명까지 붙었는데요.

다행히 농가 퇴비 등 쓰임새를 조금씩 찾아가고는 있지만, 올해 같은 경우라면 처리난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중국발 괭생이모자반 때문에 제 모습을 잃어가는 우리 바다, 지역 주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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