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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아직도 LOL 이모지 쓰세요? 옛날 분이시군요 02-23 08:00

(서울=연합뉴스) 모바일 메신저를 쓰거나 문자를 보내면서 스마트폰 키보드 설정을 바꾸다 보면 다양한 그림문자 모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유니코드 시스템을 이용해 만든 그림 문자, 이모지(emoji)입니다.

이모지라는 이름은 1990년대 말 일본에서 만들어진 합성어로 '그림+문자'를 뜻하는데요.

초기에는 일본 이동통신 회사들이 사용하던 이모지가 애플의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도입되면서 일본어를 영어로 표기한 이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유니코드 협회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며 히잡을 쓴 사람, 동성 커플 등 다양한 이모지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신상' 이모지의 꾸준한 등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즐겨 쓰는 이모지는 수년 동안 몇 가지로 한정돼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파안대소하며 눈물까지 찔끔 흘리는 모습인데요.

등록 명칭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이지만 간단히 LOL(큰 웃음) 이모지로도 불리며, 굉장히 재미있고 웃기다는 표현을 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이모지피디아' 웹사이트에 따르면 LOL 이모지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가장 많이 쓰인 이모지 10위 안에 늘 자리했고 현재도 굉장히 널리 쓰여서 트위터에서 쓰이는 이모지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이모지트래커' 웹사이트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이모지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건 영국의 옥스퍼드 사전인데요.

옥스퍼드 사전은 매년 영어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트렌드나 변화상을 보여줄 수 있는 단어를 골라 '올해의 단어'를 선정합니다.

그런데 이 사전이 2015년에 '올해의 단어'로 알파벳이 아니라 그림문자인 LOL 이모지를 선정하면서 화제가 됐는데요.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고 지금도 널리 쓰이는 LOL 이모지.

그런데 최근 해외 젊은이들 사이에 이 LOL 이모지가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 CNN에 따르면 LOL 이모지가 대표적인 인터넷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는데요.

틱톡 등 SNS에서는 Z세대들이 LOL 이모지를 스키니진 등과 함께 '밀레니얼 세대의 한물간 유물'로 취급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엄마같이 늙은 사람들이 쓰는 이모지라서 나는 절대 그걸 안 써요"

한 21세의 청년은 CNN 비즈니스를 통해 LOL 이모지에 대한 감상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기성세대가 즐겨 쓴다는 이유로 젊은이들이 LOL 이모지를 '쿨하지 않다'고 여기기 시작한 건데요.

CNN에 따르면 이전 세대가 LOL 이모지를 '웃겨 죽겠다'는 의미로 사용했다면 Z세대는 해골 이모지를 사용합니다.

혹은 좀 더 격한 감정 표현으로 대성통곡하는 이모지를 쓰거나 차라리 문자로 LOL이라고 적기는 해도 LOL 이모지를 쓰는 일은 어떻게든 피한다는데요.

인터넷 언어학자 그레천 매컬러는 "LOL 이모지가 너무 많이 사용되면서 진부하고 닳은 느낌을 주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모지피디아에 따르면 1981년에서 1996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 인터넷 메신저를 사용하던 세대로, 이모지를 문자 그대로의 뜻으로 사용하는 반면 평생 모바일 문화에 익숙한 생활을 해 온 Z세대는 이기적이거나 멍청한 사람에게 광대 이모지를 쓰는 등 좀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이모지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PC통신 시절의 인사말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초기에 쓰이던 각종 이모티콘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예가 있는데요.

최근 뉴트로 바람을 타고 과거 한 통신업체의 캐릭터가 '부활', 2G폰 시절의 이모티콘 등을 SNS에 올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모티콘이나 이모지도 인터넷·모바일 세상의 언어인 만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거나 사라지거나 하는 거죠.

기성세대에게 너무 사랑받은 바람에 유물 취급을 받을 위기에 처한 LOL 이모지.

언젠가는 이 이모지를 후배나 자녀에게 썼다가 노인 취급을 받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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