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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무비] 미래에도 씹고 뜯고 맛보려면…이 오징어는 참아주세요

2021-02-17 08:00

(서울=연합뉴스) 최근 롯데마트를 시작으로 대형 유통업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명 '총알오징어' 퇴출 운동.

롯데마트는 마트 내부에 자를 비치하고 몸통 길이가 15㎝ 미만인 오징어는 폐기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이 이 상품을 팔지 않기로 한 것은 총알오징어 남획이 오징어 어획량 급감의 주범으로 지목됐기 때문인데요.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연근해 오징어 어획량은 2015년 15만6천t에서 2019년 5만2천t으로 급감했습니다.

수온 변화, 치어까지 싹쓸이하고 있는 중국 어선과 더불어 총알오징어의 인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한입 오징어' 같은 명칭으로 매체에 소개되며 주목받았던 총알오징어는 오징어와 다른 종으로 착각하기 쉬운데요.

사실 일반 오징어(살오징어)의 새끼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별칭을 붙인 마케팅의 일환입니다.

오징어가 덜 잡히다 보니 이전에는 상품으로 치지 않았던 어린 오징어까지 마구 잡아들였고, 성체 오징어에 비해 연하고 고소한 맛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징어 씨가 마를 지경이 된 거죠.

이에 정부는 2016년 몸통 길이 12㎝ 미만 오징어의 포획을 금지하는 '금지체장'(길이)을 신설했는데요.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올해 1월 1일부터 몸통 길이 15㎝ 미만은 잡지 못하도록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오징어 외에도 참문어 등 14개 어종의 포획금지 기준이 개정됐는데요.

참문어 역시 남해안에서 포획ㆍ위판된 새끼가 '총알 문어'라는 이름으로 대거 유통되면서 개체 수 감소가 우려돼 올해 금어기가 새로 생겼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우리 곁에서 사라진 어종은 '명태'가 대표적이죠.

한때 '국민 생선'이라 불릴 만큼 흔했던 동해안 명태는 새끼인 '노가리' 어획이 허용되면서 어획량이 꾸준히 줄어들었고 결국 자취를 감췄습니다.

쥐치, 꽃게, 붉은 대게 등도 지난 10년간 어획량 감소세가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는데요.

정부는 '제2의 노가리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치어에 대한 규제를 엄격히 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끼 오징어는 '총알오징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등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는데요.

단서 조항에 따라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오징어 중 15㎝ 미만 오징어의 비율이 20% 미만이면 불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로는 오징어 크기를 선별해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일단 배 위에 올라온 오징어는 거의 죽거나 죽기 직전 상태이기 때문에 새끼만 골라 다시 놓아주는 것도 힘든 상황인데요.

어족 자원 고갈을 막기 위해 어민과 유통업자 등의 인식 변화가 요구되지만,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동참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충일 강릉원주대 해양자원육성학과 교수는 "어린 물고기를 지켜주자는 인식이 깔려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만 강화된다면 범법자를 양산하는 셈"이라며 "'수산자원도 무한하지 않고 잘 관리해야만 혜택을 얻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짚었습니다.

김중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 역시 "어린 물고기 소비를 자제하거나 중단하면 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하고 실제 어획 활동도 크게 줄어들어 어종 보호에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알을 낳을 물고기가 없어지면 어족 자체가 멸종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현실.

어린 물고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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