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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스페셜] 김영진, "한복은 '우리'만 입을 수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01-28 16:42


한국문화재재단 주최 비대면 한복 패션쇼 '코리아 인 패션' 총감독 활약
연극배우·패션 바이어 등 다양한 이력 거친 한복 디자이너
조선 공주 옷 21벌 디자인해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한복도 전통이기 이전에 하나의 패션이었습니다. 패션은 항상 새로워야 합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 궁궐을 배경으로 한복 패션 화보 영상과 사진 슬라이드를 제작해 전 세계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시작한 '코리아 인 패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영진(51) 씨의 말이다.

'코리아 인 패션' 프로젝트 비대면 한복 패션쇼 영상은 경복궁 근정전을 배경으로 12명의 모델과 함께 진행한 영상과 화보로, 지난달 24일 유튜브·SNS 등을 통해 공개된 후 누적 조회 수 70만 뷰를 기록했다.

제작 총괄을 맡은 김영진 디자이너는 전통 맞춤 한복 브랜드 '차이 김영진'과 한복을 모티브로 한 독창적인 기성복 브랜드 '차이킴'을 운영하고 있다. 세련되고 이례적인 김영진 한복은 기존 한복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지만 기품있는 매력이 있다. 프랑스산 레이스는 물론 이탈리아 수입 재료를 쓰는 등 다양한 외국 소재의 원단이 우리나라 전통 원단인 모시와 명주 등과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다음은 김영진 디자이너와 일문일답

--디자이너로서 생각하는 한복의 매력은?

▲ 한복이 매력적인 것은 '우리'만 입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인들도 입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입었던 것이므로 매력이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 있는 게 아니고 우리만이 가진 것이니까 독창적인 디자인과 색감이 바로 한복의 매력이다.

한복은 담백하면서도 화사한 아름다움을 함께 갖고 있다. 우리는 한복이 가진 멋을 아주 작은 부분으로만 알고 있는데 실제는 멋진 요소가 아주 많다. 그것은 많이 입어보고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다.

--공주를 테마로 정한 이유는?

▲ 우연히 기차 여행을 하던 중 서점에 갔는데 '공주실록'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봤다. 공주가 다양한 삶을 살았고, 몰랐던 공주도 많았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궁궐'하면 세자빈이나 왕후는 많이 다뤘지만, 공주는 많이 다루지 않았던 것 같았다. 이후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유산방문캠페인과 함께 궁 프로젝트를 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다.

--궁궐에서 촬영한 소감은?

▲ 한국 문화유산 중 궁을 가장 좋아한다. 외국 친구들에게 서울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냐고 물으면 예전부터 궁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아름다운 궁이 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궁을 안내하는 문화재 해설사가 되고 싶었다. 어릴 때는 문화재 해설사가 너무 아름다워 보였을 정도다. 이번에 궁에서 영상을 찍어서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어떤 공주를 그리고 싶었나?

▲ 천진난만한 공주의 아름다운 시절을 담고 싶었다. 세자빈은 사가에서 왔지만, 공주는 궁에서 태어나지 않았나. 궁궐에서 태어난 공주의 가장 천진난만하면서도 사랑스럽고 행복한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기존 공주들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공주들의 다양한 생각을 표현하고 싶었다. 공주들이 많이 입었던 옷이 당의(唐衣)다. 당의에 쓰는 문자도를 '충(忠)'이나 '효(孝)'가 아닌 '아(我)'자를 넣었다. 세상의 중심을 바깥에서 보는 것이 아니고, 내 안에서 밖을 보는 생각을 그런 문자로 표현을 했다. 또 사랑 '애(愛)'자도 있다. 공주의 다양한 캐릭터가 숨겨져 있다.

--고증과 창작에 대한 생각.

▲ 고증과 창작 사이의 갈등이 많았다. 과거의 궁에 있던 공기와 하늘도 다르고 모두 달랐다. 과거의 것을 모두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고 한복도 고증된 게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고증에 충실한 한복도 분명히 있지만, 김영진이라는 디자이너가 표현하고 싶어하는 공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주의 다양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아름다움의 다양함도 보여줘야 한다. 분명히 전통을 전승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전통을 만드는 사람도 필요하다. 나는 그러한 전통을 만들고 싶었다

--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이란.

▲ 서울에는 덕수궁과 경복궁·창덕궁 등 여러 궁이 있다. 그 궁들에 우리가 몰랐던 아름다운 장소들이 분명히 숨어 있다. 이번에는 창경궁을 못 찍었는데 다음에는 창경궁을 꼭 찍고 싶다. 창경궁의 온실 안에서 새로운 공주를 찍고 싶다. 아름다운 배경들이 대단히 많은데, 계절과 색감을 이용해 다양한 프로젝트로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문화유산 프로젝트 계획이 있다고 들었는데.

▲ 세계문화유산인 우리나라 서원에서 새로운 패션과 한복으로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다. 오랫동안 꿈꾸어온 프로젝트가 하나 있는데 해녀의 옷을 가지고 탭댄스를 한번 추고 싶다. 제주도에서 '해녀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 한복 세계화에 대한 비전은?

한복의 독창성은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옷이라는 거다. 한복을 입었을 때, 나의 존재감이 생기지 않을까? 한국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아주 깊이 있는 문화유산이 많다. 한국의 문화유산을 꼭 방문해보면 좋겠다.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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