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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유명 정치인도 여자면 가산점…요즘은 남자라 더 불리하다? 01-26 08:00

(서울=연합뉴스) 오는 4월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후보 경선에서 10%씩 점수를 더 받게 된 나경원, 이언주 전 의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체 여성 후보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는데요.

이 소식이 알려지자 당에서는 한바탕 논란이 일었습니다.

국민의힘의 경우 이번 선거의 여성 가산은 예비경선 20%, 본경선 10%씩 주어지는데요.

'정치 약자'로 분류한 여성·신인·청년·중증장애인에게 일괄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문제는 각각 서울과 부산의 유력주자로 '전국구 인지도'를 가진 두 전 의원이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인데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경선에서 여성 가산점은 무시할 수 없는 격차로 작용,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당내 남성뿐 아니라 다른 여성 주자들도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적인 입장인데요.

같은 당에서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원칙 없이 적용되는 여성 우대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죠.

더불어민주당은 전·현직 국회의원, 지자체장을 지낸 여성 후보에게 당내 경선에서 본인이 얻은 득표수의 '10% 가산', 신인 여성 후보에게 '25% 가산'을 적용하는데요.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0% 가산'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여성 가산점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비단 정치권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올해부터 지원 사업 심사에 '성평등지수'를 도입, 여성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한 영화진흥위원회의 결정도 논란이 됐는데요.

시나리오 공모전 등에서 여성이 감독, 프로듀서, 작가로 참여하거나 여성이 주연한 여성의 서사는 최대 5점을 더해준다는 내용입니다.

여성 인력과 여성 주도 서사 비율을 늘려 성별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영진위 측 설명인데요.

이를 전면 재검토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청원 글 게시자는 이 정책이 오히려 다양성을 해칠 우려가 크다며 작품 그 자체로 공정하게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극심한 구직난 속 취업, 창업 등에서 여성에 가산점을 주는 기업, 기관이 늘어나면서 특히 20대 남성들의 반발이 거센데요.

전문가 사이에서도 '여성 가점제'에 대한 견해는 엇갈립니다.

지난해 기준 여성 국회의원, 장관 등의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최근 여성 정치인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도 사실.

하지만 여성 의원 비율은 1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7.8%)에 한참 못 미치고, 그나마 비례대표 당선자를 빼면 그 수치는 더욱 내려가는데요.

'유리천장'이 아닌 '콘크리트 천장'이란 표현이 나올 만큼 선출직에서는 여성이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찬성 측은 오랫동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정한 의미의 기회균등을 보장한다는 의미를 주목하는데요.

성정숙 사회복지연구소 물결 공동대표는 "경선을 통과한 여성 비율이 굉장히 낮아 대표자가 되기 위한 1차 관문조차 넘기 어렵다"며 "어느 정도 그 비중이 높아질 때까지 가산점 부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성 정계 진출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선거 종류나 후보 특성과 관계없이 여성이란 이유로 무조건 가산점을 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강상호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나 대선의 경우 중견 정치인이 도전하는 만큼 남녀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박빙의 승부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가점제가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여성 가점제 대신, 공직선거법상 권고에 그치는 지역구 공천 30% 여성 할당제를 현재 비례대표 공천처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특정 성별이 고위직에 몰려 있으면 다른 성별의 생각이 반영될 수 없기 때문에 성별할당제를 일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고 이것이 가점제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성 가점제 제도화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 의견 수렴과 합의를 거쳐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만 갈등을 풀어갈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데요.

"지금은 제도를 한꺼번에 내놓고 '이게 최종'이라며 던지다 보니 당사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드는 훈련을 계속해야 합니다."(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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