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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집값 갈등에 부부간 살인까지…'부동산 블루' 겪는 사람들 12-04 08:00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성 A씨가 아내를 흉기로 찌른 뒤 투신했습니다.

4년 전 경기도 광명에서 좋은 학군을 찾아 목동아파트 전세로 이사한 A씨 가족.

둘 다 전문직인 A씨 부부는 아파트 매입을 고민하던 중 갑자기 부동산 가격이 치솟아 매입 시기를 놓친 건데요.

A씨 부부는 당시 집을 살지 말지 다투다 결국 최악의 결과가 벌어진 겁니다.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제2, 제3의 비극이 잠복해있다"며 "대다수가 편해지니 소수가 고통받는 것은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큰일난다"고 말했는데요.

실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집 문제로 부부싸움 한다는 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일례로 한 네티즌은 "(집을 사려는데)그때 왜 말렸냐"는 이유로 배우자와 잦은 부부싸움을 한다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집값이 문제가 아니라 부부 간의 문제 때문에 저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 "세상의 모든 부부들이 다 집값이 올랐다고 싸우느냐"는 등의 글도 있었는데요.

현재 한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11월 대비 8.27% 상승했는데, 서울 송파구의 35평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년간 6억 원이 넘게 올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을 구매한 사람들은 이득을 봤지만, 단지 집을 사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생긴 겁니다.

40대 남성 B씨는 서울시 은평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10년째 거주하고 있는데요. 우연하게 친구 부부도 이 아파트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자주 만나던 친구 부부와 요즘은 잘 만나지 않는다는 B씨.

B씨 부부는 아직도 전세를 살고 있지만, 친구 부부는 5년 전 아파트를 구매했는데요.

문제는 친구 부부와 만나면 아파트 가격을 듣게 되고 B씨 부부는 상실감에 빠진다는 겁니다.

단지 집을 제때 사지 못했다는 이유로 본인이 무능력해 보이고 박탈감을 느낀다는 건데요.

구로연세봄정신과 박종석 원장은 "실제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을 했고, 그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굉장히 많이 느낀다거나 아니면 예전에 부동산을 샀어야 했는데 사지 못한 걸 후회하면서 계속 자책을 하다보니까 약간 되새김질을 하고, 우울증이 생겨서 그런 식으로 오는 분들이 하루에도 굉장히 많아졌다"고 설명합니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은 일종의 '부동산 블루' 현상을 겪는 건데요.

박 원장은 "이럴 때는 현재에 집중을 하고, 이전에 부동산 폭등은 놓쳤지만 다음번에 좋은 사이클을 타기 위한 준비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어떤 긍정적인 효과나 미래에 있을 방법을 모색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박 원장은 또 서로의 탓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는데요.

"내가 사자고 했는데 당신이 좀 더 기다려 보자고 했잖아" 같은 식의 이야기는 우울감을 심화시키고, 부부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부동산 가격 폭등에 자괴감을 갖다 못해 배우자를 살해하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만 현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개인도 과거에 잠식되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려는 자세를 갖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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