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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방송인 사유리의 '비혼출산'…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11-29 09:50


최근 결혼을 하지 않고 엄마가 된 방송인 사유리씨의 고백에 SNS를 중심으로 한 편에선 뜨거운 호응, 또다른 한 편에선 우려가 이어졌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 과정에서 국내에선 비혼 출산을 할 수 없다는 현실도 수면 위로 드러났는데요.

이번 주 뉴스프리즘에선 앞으로 제2, 제3의 사유리가 이어질 때 우리 사회가 얼마나 준비가 될지,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 사유리의 일본행…비혼출산, 한국에서는 왜 안 되나?

국내의 한 정자은행입니다.

나이와 건강, 질환 여부 등 여러 조건을 따져 자발적으로 기증된 정자가 난임 부부의 인공수정에 사용됩니다.

반면, 미혼 여성의 경우 이런 정자를 기증받아 시술을 하는게 불가능합니다.

방송인 사유리씨가 일본행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박남철 / (재)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 "우리나라는 제3자 정자 기증자를 난임 부부의 가임력 획득 목적으로만 기증하도록 하거든요. 거기서 문제가 시작되는거죠."

현행 생명윤리법은 배아를 생성하기 위해 정자를 채취할 때 배우자의 서면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는 따로 규정이 없습니다.

이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산부인과학회의 윤리 지침에 따라 부부관계만을 대상으로 정자 공여시술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원 /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학술이사> "법적으로 시술을 시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는 발표했지만 법적, 행정적인 처분에 대한 문제를 의사 개인, 병원 개인이 오롯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들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비혼 여성의 임신에 대해 제도적 뒷받침이 충분하지 못한 겁니다.

<이중엽 / 대한산부인과학회 보조생식술 위원> "보조생식술이라는 것 자체가 의료윤리적 측면 뿐만이 아니고 사회 윤리적 통념에 기반하는 시술이다 보니까 법적, 제도적 정비가 윤리지침 변경에 앞서 선행돼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런 제도 정비를 위해선 먼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공통된 시각입니다.

비혼 출산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방법이 바람직할지 공론화가 필요한 겁니다.

또 동성 커플의 자녀 등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드러날 다른 논쟁점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김옥주 / 서울의대 인문의학교실 교수> "부모가 되고 싶은 비혼 여성의 소망의 실현도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여러 가치들을 같이 생각해서 사회적으로 컨센서스가 이뤄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인 사유리씨가 던진 화두에 대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도 비유합니다.

사회가 점차 개방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보다 성숙한 사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선택은 바로 우리 몫입니다.

연합뉴스TV 김장현입니다.

▶ 사유리 '비혼 출산'에 쏟아지는 호응…이유는?

<윤민 / 서울 서대문구> "기를 능력이 있다면 찬성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공인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원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박준선 / 서울 은평구> "일반적인 가정이 아니어도 아이 교육을 잘 시킬 수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봐요. 주변 사람들이 (비혼 출산을) 해도 축하한다고 할 것 같아요."

사유리씨에 대한 공감의 배경에는 우리 사회, 특히 젊은 세대에서 이미 비혼을 결심한 사람들이 소수가 아니라는 점이 작용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약 41%로,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응답한 51%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았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약 30%로 2012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결혼해서 출산을 하든 비혼으로 출산을 하든, 출산과 양육에 따르는 부담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여성들의 예측 심리도 작용했다고 말합니다.

<이유나 / 가족구성권연구소 연구위원> "엄청나게 더 큰 부담이라든가, 상대적으로 경력 단절이 더 심하다거나…현저하게 다르다고 하면 다른 선택이 이뤄질 수 있겠지만, 법률혼 이성의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도 양육 부담이 기울어져 있고 경력 단절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실제로 지난해 육아휴직자 약 9만 명 중 여성 비율은 절반을 훌쩍 넘는 80%에 달했습니다.

배우자와 함께 아이를 낳아도 육아는 자기 몫이 되는데, 경제력을 갖춘 비혼 여성 입장에서 혼자 출산을 못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의미입니다.

물론 아버지 없는 아이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이런 우려도 존재합니다.

<강가희 / 서울 서초구> "제 일이라면 그렇게 안 했을 것 같기는 한데…제가 아빠랑 친하게 지내온 그런 기억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비혼 출산이 늘어날 경우, 오히려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동거커플이나 1인가구 등 이미 다양한 삶의 형태가 존재하는데, 비혼 출산도 그 중 한 갈래일 뿐이라는 의견입니다.

<이유나 / 가족구성권연구소 연구위원> "호주제 폐지가 논의되었던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다양한 가족을 사회가 의미있게 포착하고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는 계속 있어 왔거든요. 가족을 지원하는 법 제도가 굉장히 경직된 상태로 20여년이 흘렀다는 사실을…"

이미 몇몇 한국 여성들은 해외 제도를 알아보며 비혼 출산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사유리씨를 향한 우리 사회의 환호와 응원은 이제 변화의 물결을 받아들일 때가 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halimkoo@yna.co.kr)

▶ 출산부터 양육까지…전통가족 '틀깨기' 이제 시작

방송인 사유리씨의 비혼 출산이 정치권도 움직였습니다.

<박광온 / 저출생·인구절벽 대응 국회포럼 대표의원> "뭐라고 할까요, 상당히 농축돼 있던 분위기를 톡 터트리는 그런 역할이라고 할까요?"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존중한다"며 제도화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겁니다.

다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원내대표까지 나서 제도화 논의의 불씨를 당긴데 반해 제1 야당은 논의를 공식화하진 않았습니다.

우선 정치권은 시대변화의 흐름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가족 선택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걷어내야한다는데 공감대를 보였습니다.

<김미애 / 국민의힘 저출생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길을 열어놓되 이것은 권장할 일도, 막을 일도 아니다. 자유롭게 여성이 원하면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

최근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인공출산 대상을 사실혼 관계까지 인정했지만 범위를 더 넓힐 필요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관심은 비혼 양육으로도 이어집니다.

<박광온 / 저출생·인구절벽 대응 국회포럼 대표의원> "부모보험, 부모들이 보험을 들어서 언제든지 육아를 위해서 활용할 수 있게하는 제도를 비롯해서 아동 수당을 더 확대해야겠죠.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것이 부담이 아니라 즐겁고 행복함이 될 수 있도록…"

아이를 낳으면 친부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한다든가 학교에 보낼 때 부모의 혼인, 별거 상태를 묻는 것을 고치는 것 말고도, 재정이 허락하는 안에서 나라가 양육을 일정 부분 맡는 일에 소외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제도화에 앞서 중요한 건 사회적 합의와 인식의 변화라고도 강조했습니다.

<김미애 / 국민의힘 저출생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2011년에 제 딸을 가슴으로 낳았는데 반응이 참 놀라웠습니다. 왜 그런짓을 하냐고…사유리씨가 아들을 홀로 키울 때 그런 편견이 없는 열리고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라고 잘 극복하리라 믿고요."

사유리씨가 던져준 숙제를 풀기위해 정치권은 이제 막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전통적 가족 '틀깨기'가 정말 제도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codealp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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