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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공무원처럼 3년 육아휴직 쓰게 해주세요" 11-23 07:00

(서울=연합뉴스) "모든 노동자가 교사와 공무원처럼 3년의 육아휴직을 보장받는다면 여성고용단절과 장시간 기관 돌봄 문제가 해소될 겁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16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과 비공무원의 육아휴직 차별은 헌법상 평등권(11조)과 양육권(36조) 침해"라며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진행했습니다.

국가공무원법은 2007년과 2015년 개정을 통해 여성과 남성 공무원 모두 육아휴직을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했는데요.

서성민 서성민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공무원과 다르게)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은 1987년도 제정 당시부터 아무런 개선 없이 쭉 1년으로 둔 것은 부진정입법부작위로서 차별 위헌조항이라는 게 저희 주장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호응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무원만 육아휴직 3년? 확대해야 저출산 해결된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 8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윤재갑 의원이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3년으로 확대하자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죠.

이런 주장이 나오는 배경에는 사상 최악의 저출산 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합계출산율은 0.92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내려간 2018년(0.98)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63명. 0명대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그런데 시도별로 살펴보면 공무원이 많이 사는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은 1.47명으로 서울(0.72명)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공무원이 다른 노동자보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데 자유롭고, 경력단절 경험을 덜 한다는 것은 여러 조사에서도 나타나는데요.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 결과 기혼여성의 육아 휴직 사용률은 공무원은 75%, 일반 노동자는 34.5%로 집계됐고, 첫째 아이 출산 전후 6개월 동안 취업 여성의 경력단절 경험률은 공무원은 11.2%인데 반해 일반 노동자는 49.8%로 4배 이상 차이가 났죠.

하지만 공공기관이 아닌 기업에서 육아휴직 3년을 도입하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대기업 인사팀 담당자 A씨는 "기업 입장에서 육아휴직 3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며 "현재 육아휴직 1년도 현업에서는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기존 직원들이 업무 과다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고 대체인력 채용에 대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는 "여성 채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효율을 추구하는 회사 또는 조직장의 입장에서 개인의 역량보다는 장기간 자리를 비우지 않을 사람을 찾게 될 것이고 결국 채용 시 성차별 문제가 자연스럽게 대두될 것 같다"고 덧붙였죠.

육아휴직을 쓰고 회사에 돌아온 여성이 느끼는 좌절감도 큰 상황에서 육아휴직 3년을 쓰기란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 9월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여성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들은 직장생활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출산·육아로 인한 업무 공백 우려'(44%)를 첫손에 꼽았고, 복직 후 인사상 불이익에 대해서 '걱정한다'(44.3%)고 응답했습니다.

박은정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육아휴직 3년이라는 의미는 결국 여성경력단절이 3년이라는 의미가 된다"며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했을 때 지위 하락, 본인의 전문성을 살릴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유럽 같은 경우에는 육아휴직을 1년에서 1년 반 정도 사용하고 정규직 지위는 보장하면서 주당 30시간 근무를 한다든지 노동시간을 줄여 부모의 노동권과 돌봄권을 동시에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저출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던져진 화두 육아휴직 3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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