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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나라 지킬 사람 없다는데…여자도 군대 가야 하나 10-29 07:00

(서울=연합뉴스) "여성 징병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지난 19일 등장한 청와대 국민청원.

자신을 여성이라 밝힌 청원인은 여성도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28일 기준 1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는데요.

오래전부터 뜨거운 논쟁이었던 여성 징병제. 이 문제는 다가오는 인구절벽 시대에 대비해 우리 군이 병역 자원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재점화됐습니다.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2032년부터 필요한 현역 병역 자원이 부족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요.

모종화 병무청장은 "2032년엔 현역 인원이 연간 20만 명 필요하지만 입영 대상자 수가 18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병역제도가 전반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현역 자원 충원에 대한 방안 중 하나로 모병제가 거론됐죠. 모병제는 징병제와 달리 본인 지원에 의한 직업 군인으로 군대를 유지하는 병역 제도인데요.

최근 KBS 1TV '시사기획 창'이 성인남녀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병역제도에 대한 의견 조사'에 따르면 모병제 도입 '찬성'은 61.5%로 '반대' 28.8%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남북 대치 상황, 지원자 확보 문제 등 모병제에 부정적 시각도 있어 다른 대안으로 여성 징병제를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우리 군이 적정 병력을 보유한다고 봤을 때, 지금처럼 징병제를 유지한다면 여성의 입대도 열린 마인드로 고려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요구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는데요.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한 병역법 제3조 1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에 대해 2010년과 2011년, 2014년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2014년 결정문에서 "여성의 경우 생리적 특성과 임신 등으로 일정 기간 영내 생활이나 군사훈련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현재 남성을 중심으로 짜인 군조직과 병영 체계에서 여성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할 경우 상명하복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희롱 등의 범죄나 기강해이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도 이를 둘러싼 찬반 의견은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시사기획 창' 설문에서도 여성 징병제 도입에 대해 응답자 52.8%가 찬성했고 35.4%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는데요.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병제를 하더라도 만약 남성 병력이 모이지 않는다면 그 문호를 여성들에게까지 개방해야 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 여성 인력 확보에 대한 개념도 갖출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려면 해결돼야 할 현실적인 문제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김대영 연구위원은 "병영 환경이 개선돼야 할 것"이라며 "여성들이 입대했을 때 먹고 자고 입는 여러 문제에 대해 지금과는 다른 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는데요.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병영 문화 혁신은 일차적인 과제"라며 "충분히 양성평등이 보장되고 단순히 전투 위주가 아니라 새로운 전투 방식에 맞는 군 직종들이 확대돼야 논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여성은 간부인 부사관과 장교로 지원할 경우 군 복무를 할 수 있는데요.

외국에선 이스라엘과 북한이 대표적으로 여성 징병제를 운용하며 근래 노르웨이와 스웨덴 같은 유럽 국가에서도 여성 징병제를 시행했습니다.

이에 대해 차두현 연구위원은 "개별 국가마다 그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능력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다르다"며 "병역 복무 기간도 우리와 많이 달라 어느 나라에서 했으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식의 단순 비교 발상은 곤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단순히 기계적 양성평등, 성 대결 구도로 재단해선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김엘리 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는 "여성 징병제를 남성과 여성의 대립 구도에 놓기보단 군대 자체에 대한 논의로 축을 옮겨야 한다"며 "군대 내 인권이나 안보 환경 등 여러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로 여성 징병제를 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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