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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요] 신생아 떨어뜨리고, 은폐하고…의료사고 피해자들의 눈물 10-22 07:00

(서울=연합뉴스) 지난 2016년, 태어난 지 6시간 만에 사망한 신생아.

의사들이 막 태어난 아기를 옮기다가 바닥에 떨어뜨려 사망으로 이어진 사고였죠.

사고를 은폐하려는 시도까지 한 이들은 결국 올해 8월에 징역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으며 죗값을 치르게 됐습니다.

출산 4시간 만에 아이를 잃거나, 오진으로 자궁외임신 주사를 맞아 유산.

심지어 지난해엔 의사가 환자를 착각해 임산부의 동의 없이 중절 수술을 하기도…

산부인과에서 안타까운 의료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억울한 피해를 본 이들이 법의 보호를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에서 자율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현 제도.

신고를 기피하는 기관이 많아 환자들은 사고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조차 힘듭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 과정도 험난하기 짝이 없습니다.

의료사고 민사소송 중 '원고 완전 승소'로 결론이 나는 사건은 매년 1% 내외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하는데요.

물론 민사소송 외에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거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2016년부터 '신해철법'이 시행되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조정 절차를 자동으로 시행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사망에 준하는 사고'일 때만 자동 시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합의금 자체가 민사재판에 비해 적어 피해자들은 결국 재판까지 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청원과 시민단체는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 법제화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데요.

올 7월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73.8%가 찬성하는 등 대중의 반응 역시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반대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데요.

의료진에 대한 섣부른 불신을 조장할 수 있으며, 환자와 의사 양쪽의 인권이 모두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법률사무소 해울 소속 신현호 변호사는 "누군가 감시를 한다고 그러면 아무래도 수술 자체가 좀 경직될 수가 있다. 또 카메라가 들어가고 하면 감염 관리가 안 될 수도 있고, 의사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도 될 수 있고, 환자도 역시 자신의 음부를 다 드러내서 아기 낳는 걸 한다고 그러면 산부인과 같은 경우는 특히 산모의 프라이버시 침해가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CCTV 설치를 반대할 거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지 않고도 수술실에서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제시를 해야 되지 않나. 예를 들면 무자격자가 대리수술을 하는 경우 의사의 면허를 취소한다든지, 아니면 신상을 공개한다든지 형벌을 가중한다든지 뭔가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렇진 않고 그냥 계속 반대만 하고 있는 거니까…"라며 의료계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두 입장의 간극이 도무지 좁혀지지 않는 현 상황.

지금 이 와중에도 어떤 환자가 피해를 보고 있을지 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요.

의료사고 피해자 구제. 조속한 개정을 통해 환자의 안전이 지켜지길 바랍니다.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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