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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요] "방송에서 떴어? 일단 베껴!" 소상공인 울리는 상표 사냥꾼 10-20 07:00

(서울=연합뉴스) "저는 다른 지역에 덮죽집을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뺏어가지 말아주세요 제발."

최근 포항의 한 외식업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간곡한 호소의 글이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이 업체는 SBS TV '백종원의 골목식당'(골목식당)에 출연해 유명세를 탔는데요.

밥 위에 건더기를 얹는 덮밥에서 착안한 '덮죽'이라는 자체개발 메뉴로 출연진에게 극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덮죽집과 유사한 메뉴를 내세운 덮죽 업체가 프랜차이즈 가맹계약을 체결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에 골목식당 덮죽집에서 자신들은 "서울 강남 등에서 사업 중인 유사업체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에 나선 겁니다.

골목식당 제작진은 "덮죽집을 도울 방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고, 누리꾼들 역시 유사 업체에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체 A사가 레시피와 이름을 베꼈을 뿐 아니라 가게 이름까지 '덮죽덮죽'이라고 지었기 때문입니다.

음식 레시피의 경우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지만 덮죽덮죽이라는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골목식당에 나왔던 덮죽집과 혼동하게 될 가능성이 큰 이름입니다.

A사는 결국 사과하고 덮죽 프랜차이즈 사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했지만,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았죠.

여기에 추가 의혹이 제기되면서 A사는 '상표 사냥꾼'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한 음료 업체가 자사에서 '냥이티'라는 제품을 출시하자 A사에서 곧바로 냥이티 상표권을 출원했다고 주장한 겁니다.

특정 이름이 유행을 타거나 이른바 뜨는 신조어가 나오면 재빨리 상표권부터 출원하는 경우는 이전에도 많았습니다.

EBS 캐릭터 '펭수'의 상표권을 제 3자가 먼저 출원하자 '부정한 목적의 상표등록은 불가'라며 특허청에서 알리고 나선 일도 있었죠.

김지환 변리사는 "알려진 정도가 약한 영세사업자 상표 같은 경우는 출원 안 하고 사용하면 다른 사람이 출원했을 때 막기가 어렵다"며 "상표 사냥꾼들이 영세상인에게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거나 합의금이나 사용료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특허청은 피해신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상표브로커로 의심되는 출원인을 선정하고 부정한 목적이 의심되는 경우 상표등록을 거절하고 상표브로커 상시 모니터링 등 단속을 펼치고 있는데요.

최근 몇 년간 한류 바람과 함께 중국에서 국내 상품과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화수 육개장'과 '호식이 두마리 치킨'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상표들이 중국에서 무단으로 도용당했죠.

지난 5년간 중국 브로커의 상표 무단 도용으로 인해 국내 기업이 입게 된 피해액이 325억8천여만 원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중국인들의 베끼기와 비양심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러나 A사 논란으로 국내 상표 사냥꾼들의 행태가 알려지자 "중국 브로커들 욕할 것 없다"는 말도 나옵니다.

소상공인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공정 경쟁을 방해하는 상표 사냥꾼들을 제재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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