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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예비부부는 동거, 미혼은 중매" 결혼도 만남도 코로나 브레이크 09-19 11:08

(서울=연합뉴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변호사 이모(31) 씨는 지난 4월 결혼식을 계획했다가 11월로 연기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하객들에게 민폐가 될 것 같아 날짜를 멀찌감치 미루고, 예비 신랑과 함께 신혼집엔 미리 입주했는데요.

그런데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하반기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뉴스까지 들리자 다시 걱정입니다.

진통 끝에 예식장 예약을 미룬 데다가 신혼여행지 변경 등 결혼 준비에 지쳐 다시 예식을 미룰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말 결혼식을 계획한 직장인 장모(34) 씨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실내 50인 이상 행사가 금지되면서 결혼식을 연기했는데요.

"12월로 다시 날짜를 잡았는데, 상황을 봐야죠. 청첩장 전달도 민폐인 분위기고 또 미룰 수도 있으니…. 결혼식을 포기하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예요."

이런 사례는 각종 블로그와 온라인 카페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원래 결혼식이 3월이었는데, 넉넉히 8월로 연기했다가 다시 11월로 연기했다', '결혼 준비를 지난해 8월부터 했는데, 결혼식을 옮기다가 내년 1월에 하게 됐다'….

인터넷에는 예식 연기를 알리는 '결혼식 안내문' 문구 작성 요령까지 등장했을 정도인데요.

그러면서 신혼집에 먼저 입주하는 '선 동거' 커플들이 생겨나고, 뜻하지 않게 혼전 임신을 하고서 결혼식을 치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박모(38) 씨는 3월 결혼식을 7월로 연기해 예비 신랑과 먼저 신혼집에 들어갔는데요. 2세를 갖게 돼 임신 4개월째에 웨딩 마치를 울렸습니다.

이처럼 올 한해를 휩쓴 코로나19로 최근까지 결혼식을 연기하거나 아예 올해는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예식장 위약금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3배 증가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예식 규모나 방식 등 결혼 문화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일부 예비 부부들이 양가 가족과 소수 지인만 초대하는 스몰웨딩을 택하는데요.

웨딩 디렉터 최현정 씨는 "(스몰웨딩 문의가) 아주 많아졌다. 평소와 다르게 2~3배 정도 많아진 것 같다"며 "기존 웨딩홀 예약을 했다가 인원수 제한에 걸리면서 웨딩홀보다 한적하게, 하객들이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도록 스몰웨딩으로 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결혼식까지 '언택트'(비대면) 문화를 접목해 '유튜브 생중계 결혼식'을 하는 모습도 나타났는데요.

청첩장 대신 유튜브 링크로 초대된 하객들은 예식 현장 중계를 보며 실시간 댓글로 축하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렇게 감염병 사태 장기화에 결혼 시장은 위축됐지만,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반려자를 찾으려는 이들은 늘었는데요.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따르면 지난달 가입 문의는 작년 8월 대비 24%가 증가했습니다.

가입자 수는 올해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으나, 2분기부터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김승호 듀오 홍보팀장은 "(가입자 수가) 정확히는 5월 중순 이후부터 증가세"라며 "8월까지 전년 동기와 견줘 15%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재택근무와 거리두기로 타인과의 교류가 얼어붙어 만남의 기회조차 갖기 어려운 탓인데요.

특히 홀로 보내는 시간이 늘어 외로움을 더 크게 느끼고, 재난 상황을 겪으며 안정적인 일상을 추구하는 심리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한 한 직장인 남성(32)은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져 내 옆에 있어 주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 같다"며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되다 보니 연인, 배우자를 찾기 더욱더 힘든 상황이라 도움을 받게 됐다"고 말했는데요.

사회 전반에 걸쳐 '뉴노멀'이 등장하는 시대.

예식 풍속도는 물론 결혼을 바라보는 자세까지 변화하고 있습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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