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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그 청바지 20만원이래" 재벌템 갖고 싶은 이유는 08-05 08:00

(서울=연합뉴스) "청바지 브랜드 좀 알 수 있을까요? 너무 예뻐요."(한 인스타그램 이용자)

"'페이지 진'(Paige jeans)입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한 누리꾼이 SNS를 통해 자신이 입은 청바지를 궁금해하자 브랜드와 공식사이트 주소를 댓글로 답했습니다.

페이지 진은 2004년 미국에서 피팅 모델 페이지 애덤스 겔러가 만든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로 가격대는 20만~30만원 선. 현재 공식사이트에서 일부 제품은 세일가 10만원 안팎으로도 구매할 수 있는데요.

그러자 일부 누리꾼들은 재계 10위권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기업인이 고가 명품만 고집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20만원대 청바지를 입는다며 '소탈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물론 20만원대 청바지가 일반 대중에겐 선뜻 구매할 만만한 가격은 아닙니다.

온라인에선 "세상은 청바지 20만원짜리 사기 부담스러운 서민층이 훨씬 많다", "홈쇼핑 3벌에 6만원짜리 입는다", "난 10만원짜리 청바지 사며 집사람 눈치 엄청나게 봤다" 같은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명품 브랜드의 남성 청바지 가격을 살펴보면 "의외로 비싼 브랜드가 아니다"란 반응도 일리는 있습니다.

브랜드별 공식사이트에 따르면 루이뷔통, 생로랑, 발렌시아가, 지방시, 구찌 등의 남성 청바지는 주로 60만~100만원대 제품이 많으며 200만원 대도 있습니다. 또 재벌가 여성 기업인들은 공식 석상이나 사생활에서 의상과 가방 등 수천만원대 명품 패션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20만원짜리 청바지를 대중이 사서 입기는 쉽지 않다"며 "그런데 정용진이나 이재용 부회장은 천문학적인 부자다. 그래서 이분들이 보통 입는 게 굉장히 비쌀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 밖으로 20만원 정도인 거다. 다시 말해 '재벌 회장도 그냥 입는 바지나 이런 거는 일반 사람들보다 약간 비싼 걸 입을 뿐이다'는 식의 친숙도, 친밀감을 느끼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재벌 기업인들이 입거나 사용하는 제품은 종종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상에서 착용한 '빨간 패딩'. 캐나다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의 '파이어비 AR 파카'로 국내 공식 출시 가격은 145만원이었지만 제품 문의가 쏟아졌고 인기리에 팔렸습니다.

지난 2016년 이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장에서 꺼내 바른 '소프트립스 립밤', 2014년 미국 미디어 콘퍼런스 당시 입은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 티셔츠가 각각 '이재용 립밤', '이재용 운동복'으로 각종 블로그 등에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이처럼 이른바 '재벌템'에 대중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뭘까요.

전문가들은 정용진 부회장이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공개하는 등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측면을 꼽았는데요. SNS에 친숙한 세대들이 재벌로 불리는 기업인들의 생활은 남다를 것이란 선입견에서 벗어나 대중과 호흡한다는 점에 무게를 둔다는 겁니다.

최은진 LF의 앳코너 디자인 실장은 유명 기업인들이 일상에서 입는 편안한 스타일, 리얼리티가 대중에게 훨씬 호소력 있게 다가가는 것 같다면서 "예전에는 (기업인들이) 보지 못한 금액의 명품을 걸치고 입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대중이) 근접할 수 있는 브랜드들을 선호해 그런 점이 폭발적인 매출로도 연결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20여년 경력의 스타일리스트인 송혜란 플레이송 대표도 "기업인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입은 제품은 '나도 사서 입고 싶다'는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마련인데, 몇 년 전 대형 시상식에서 한 유명 배우가 중저가 브랜드의 3만원대 원피스를 입어 호응을 얻고 판매로 이어진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인터넷이 생활화된 소비자들에게 기업인들이 사용하는 제품은 SNS 등에서 하나의 콘텐츠로 확산하고 이미지 차용의 만족감을 준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은희 교수는 "이슈가 된 옷들이 막 비싸지 않고 품질이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 이미지의 차용으로도 볼 수 있다"며 "'재벌 회장도 이 청바지를 입었다'란 제품의 상징성을 느끼며 만족감을 얻는 부분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짚었습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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