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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요] "왜 집단폭행 피해자가 전학가야 하나" 학부모 분노 08-05 07:00

(서울=연합뉴스) 지난 6월 동급생 5명에게 걸레 자루로 다리를 맞고 목을 졸리는 등 집단 폭행을 당한 A(15)군.

폭행으로 A군은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뒤 치료와 정신 상담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가해 학생에게 내려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결과는 출석 정지 5일.

이마저 가해 학생 5명 중 1명만 받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서면 사과나 교내 봉사 처분에 그쳤습니다.

해당 처분에 반발한 피해 학생 부모는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피해 학생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이가 새벽마다 악몽을 꿔 잠에서 깬다"며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해 전학을 가야하느냐"고 호소했는데요.

그동안 각 학교에서 이뤄지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학교폭력 처리가 전문성이 부족하고 교사에게 업무가 가중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지난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돼 올해 3월부터 각 학교 단위가 아닌 교육청에서 학폭위가 실시되고 있죠.

그러나 학폭위가 교육청으로 이관된 후에도 처리 결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학폭위의 징계가 행정심판을 통해 번복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1월 중학생 B(13)군이 또래 여중생 2명에게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음란물을 보낸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학폭위는 남학생에게 15일 출석 정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에 피해 학생 부모가 성범죄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다며 행정 심판을 신청했는데요.

전라북도교육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는 학폭위의 조치가 미흡했다며 B군에게 전학 처분을 내렸습니다.

행심위는 "이 사건의 경우 피해 학생들이 일관되게 불안을 호소하며 가해 학생과의 분리를 요구했다"며 "이 점을 고려하면 학폭위가 피해학생의 입장에서 판단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가해학생에 대한 교육적 차원의 접근만을 강조해 일반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지고 성폭력 피해 학생 보호에 소홀한 처분을 한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교육지원청에서 담당 학교의 모든 사건을 맡기엔 인력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폭위 심의 건수는 2018년 기준 3만2천632건인데요.

현재 전국 170여개 교육지원청에는 학폭위 담당 장학사가 1명씩 배치됐습니다.

정제영 학교폭력예방연구소 부소장은 "교육청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게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며 "과거에는 학폭위를 학교별로 실시해 처벌 편차가 더 심했지만 그런 문제는 상당히 해결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부소장은 "1학기에 시행된 심의위원회를 전국적으로 검토하고 워크숍이나 연수를 통해 전국 수준에서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성훈 푸른나무재단 청소년사업상담본부 팀장은 "학폭위 정책 개정 자체 의도는 학교 폭력을 피해자 보상이나 가해자 처벌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교육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며 "정책 변경이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최근 사례는 과도기적 부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학생이 불안에 떨지 않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학폭위가 적절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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