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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중국인? 한국인? 동양인은 사절!" 고개 드는 인종차별 02-13 07:00

(서울=연합뉴스) "길 가다가도 사람들이 중국인이냐고 물어보면서 욕하고, 식당 같은 데 들어갔을 때도 그 안에서 '중국인이면 나가라 너희 바이러스 있지 않냐' 이러는 사람들도 되게 많았어요" (박민지·23)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일 맹위를 떨치면서 중국 내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서구권에서는 중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에 대한 인종 차별이 노골화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20대 중국 여성이 현지 여성 2명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코로나19와 연관된 인종차별적 공격이라고 판단했죠.

한국인 역시 이런 차별적인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지난 3일 손흥민(토트넘) 선수가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마른기침을 하자 외국 축구 팬들의 조롱하는 댓글이 올라왔습니다.

호주의 한 여자 사립학교는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을 이유로 한국계 여학생에 대해 기숙사 퇴거 조치를 결정했고,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은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계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금지했는데요.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동양인이 이런 바이러스를 확산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동양인 혐오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겉으로 드러나는 인종주의는 사라졌지만, 재난 상황에서 두려움이 다시 혐오로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해외 매체가 동양인을 향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산'이라고 표현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항의를 받았고, 프랑스의 한 지역신문은 1면에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기사를 게재하면서 '황색 경계령'이라는 제목을 내걸어 비판을 받았죠.

동양인들은 무분별한 차별과 혐오를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SNS(소셜네트워크)상에서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는 문구의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차별과 혐오는 서구권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는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중국인을 기피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죠.

지난 5일 최영애 국가 인권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아닌 인류애와 연대로 사회적 재난에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윤인진 교수는 "인종주의의 대상이 되는 것을 우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자신도 소수자, 이방인에 대해서 그러한 태도를 보인다면 모순이고 위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염병이라고 하는 것이 국경이나 국적이나 인종도 없는 것"이라며 "원인을 이러한 특정한 인종, 국적에 돌리는 건 잘못 진단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감염증의 공포와 불안이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현재,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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