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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제발 악플 좀 그만 달라"…악플과의 전쟁 12-01 09:00

[명품리포트 맥]

▶ 악플과의 전쟁…처벌 강화 목소리 높아

대학 익명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A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동아리에서 불거진 갈등과 관련해 자신을 공격하는 글이 올라왔는데, 수십 개의 악플이 달렸습니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작성자를 확인해주지 않아 법적 대응조차 어려웠습니다.

< A 씨 / 익명 커뮤니티 악성댓글 피해자> "많이 무서웠어요. 내 주변 사람들도 혹시 똑같이 생각하고 댓글로 욕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습니다.

이제 악플은 공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겨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악플과 같은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2배가량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악플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악플러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글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옵니다.

악플 범죄가 늘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해 7월부터 적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로 벌금형이던 사이버 명예훼손죄에 징역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서울서부지법은 배우 심은진 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악플러에 징역 5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악플 처벌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동출 / 서울 은평구> "모든 것을 법으로만 제재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사회적인 분위기 성숙 이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

<김지민 / 경기 고양시> "자기가 한 말에 있어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실명제를 차라리 형성해서 소통은 가능하되 책임을 질 수 있는 문화가 생겼으면…"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가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처벌은 어떤 특정 행동을 일시적으로 소거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분명히 그 처벌받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고, 변칙적으로 그걸 피해가려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악플은 처벌과 온라인 공간의 자정작용이 조화를 이룰 때 근절될 수 있습니다.

악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경각심이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hyunspirit@yna.co.kr)

▶ 악플처벌강화법'봇물'…먼지 쌓이도록 방치

악플을 이대로 둬선 안 된다는 여론이 들끓자 국회도 관련 입법 추진에 나섰습니다.

우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위헌 판결이 나온 인터넷 실명제 대신 '준 실명제' 방안이 나왔습니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실명 대신 댓글 아이디 전체와 IP 주소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박대출 / 자유한국당 의원> "책임성을 높이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 이런 뜻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악플 작성자의 처벌 형량을 강화하는 법안도 나왔습니다.

현행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인 모욕죄를, 최대 징역 5년·벌금 5천만원으로 처벌 수위를 5배로 대폭 높이는 게 골자입니다.

<김재원 / 자유한국당 의원> "굉장히 큰 피해를 입히는 댓글이나 인터넷상 가짜뉴스도 벌금 몇 백만 원 받고 끝나고 이런 것이 반복되니까 사회적으로 별 죄의식 없이 그런 행위를 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악플 피해를 입은 당사자뿐 아니라 누구든지 혐오 댓글에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공공기관이나 학교 등에서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법안 등이 최근 약 한 달 새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연예인의 죽음 등 사고가 있을 때마다 우후죽순 법안을 내놓고, 사실상 그 이후는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20대 국회 들어 이미 수십 개의 인터넷 게시글과 댓글 관련 법안들이 여러 상임위에 계류 중입니다.

사이트 운영자에게 불법정보 유통의 책임을 묻게 한 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법안은 2년 넘게 계류 중입니다.

<이동섭 /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이른바 악플방지법, 설리법은 국회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정쟁을 멈추고 제2의 설리, 제3의 구하라 사건과 같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악플방지법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법과 제도로 규제하기보다는 인식 전환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가운데, 국회가 협의를 통해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다예입니다.

▶ 논란 무성한 기사 댓글…해외에선 어떻게?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연예뉴스 댓글란입니다.

댓글 창을 폐지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아예 댓글 창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10월 카카오는 가수 설리의 사망 사건 이후 부작용이 크다고 보고 연예뉴스 댓글창 서비스를 폐지했습니다.

<임원기 /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 상무> "연예섹션 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 수준의 논의들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헤치는데 이르렀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거대 포털 네이버는 아직 댓글 폐지까진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인공지능, AI 기술로 악플을 탐지하고 자동으로 숨겨주는 '클린봇' 서비스를 지난 4월 시작해 지난달 부터 뉴스 서비스 전체로 확대 적용했습니다.

여기에 이번달 부터는 이용자들이 댓글 활동한 내역을 스스로 다시 확인할 수 있게 사용자 프로필란을 강화해 책임감을 높일 계획입니다.

악성 댓글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소수자 비하 등 댓글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다양한 방식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유사하게 포털을 통해 기사가 유통되는 일본의 경우 2002년 '프로바이더 책임 제한법'을 제정했습니다.

포털은 악플 피해자가 요청할 경우 댓글 삭제 뿐 아니라 작성자 정보를 피해자에 제공해야 합니다.

구글의 경우 모든 기사는 해당 언론사 공식 사이트 링크로만 제공됩니다.

이에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해외 언론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데, 미국 CNN은 아예 댓글창을 닫고 별도로 시청자 의견을 받습니다.

영국 BBC는 인종, 이민 등 논란이 될 기사엔 댓글 창이 없습니다.

관리를 못할 바엔 아예 운영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전체 기사의 10%에 한정해 기사 노출 후 24시간만 댓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악플 처벌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공론장 형성이 꼭 필요한 이슈에만 제한적으로 댓글을 허용하는 방식도 고민해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성동규 /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 "제한적으로 이슈를 엄선해서 댓글을 달 수 있는 공간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인 대안이란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연예인의 사생활을 자극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기사 등 보도 관행 또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김지수입니다. (good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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