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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풍향계] 공수 바꿔 반복된 대통령 모독 논란의 역사 03-17 09:01

[명품리포트 맥]

헌법 66조는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 그리고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

따라서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지위는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 요약됩니다.

대통령의 헌법상 지위가 이렇다 보니 대통령을 겨냥한 야당의 공세는 대통령 모독 논란으로 번지곤 했습니다.

지난주 여의도에서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외신 보도를 인용해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맹공했는데 이 대목에서 국회는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주십시오."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아니,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니… 이따위 얘기를!"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가 낡은 색깔론과 구태정치에 기대 국가원수를 모독했다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죄입니다."

청와대도 나섰습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자 한국당은 내로남불로 맞섰습니다.

과거 야당 시절의 민주당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고 대통령 모독 발언의 과거사를 들춰낸 것입니다.

한국당이 대표적으로 지목한 것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귀태' 발언 논란이었습니다.

<홍익표 / 2013년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 "귀신 귀자에 태아 태자 써서 그 뜻은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 태어났다… 아이러니하게도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습니다."

홍익표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견줘 맹비난했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한 망언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정현 / 2013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이 했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망치고 국민을 모독하는 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주 나 원내대표의 연설, 6년 전 귀태 발언을 비교해보면 공수만 바뀌었을 뿐 대통령 모독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놀랍도록 닮아있습니다.

역대 정권에서 불거진 대통령 모독 논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해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1998년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은 "거짓말을 많이 하는 김대중 대통령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야 한다"고 했고 형법상 모욕죄로 기소돼 벌금 100만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밖에도 당시 야당 의원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악성 종양인 '암'에 빗대거나 비속어를 동원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깎아내렸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막말 논란은 되풀이됐습니다.

그 시절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생김새를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하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을 거론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난해 논란을 야기했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나 원내대표 연설로 국회 본회의장이 난장판이 됐을 때 여야 모두를 준엄하게 꾸짖었습니다.

<문희상 / 국회의장> "국회는 민주주의의 본령이에요. 여기서 처음 시작이고 끝이에요. 여러분이 보여주는 모습은 공멸의 정치에요. 상생의 정치가 아니에요."


문 의장은 나 원내대표 연설에 반발하는 민주당을 향해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소리라도 경청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했습니다.

또 나 원내대표 연설에 박수를 치는 한국당에는 "아무 발언이나 막 해서는 안되고 품격과 격조를 지켜야 한다"고 호통쳤습니다.

역대 정부에서 도돌이표처럼 반복된 대통령 모독 논란과 네 탓 공방.

국회 본회의장에 울려 퍼진 노정객의 호소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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