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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행위에 자살한 군인…22년만에 순직 인정 08-12 09:30


[앵커]


A4용지 5장에 빼곡히 적힌 차량번호를 사흘 안에 외워야 한다면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할까요?

군 입대 후 이같은 지시에 괴로워하던 20살 병사가 부대 전입 5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법원이 22년 만에 보훈대상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보윤 기자입니다.

[기자]


1996년, 당시 20살이었던 A씨는 경계근무를 서던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부대에 전입한 지 불과 닷새 만이었습니다.

A씨는 사흘 안에 지휘관 참모 200명의 차량번호와 관등성명 등을 외워야했는데 이를 잘 못해 선임병들로부터 수시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숨진 당일도 식사를 거른 채 화장실에서 차량번호를 외웠고 근무 내내 옆 초소 선임병에게 전화로 시달려야 했습니다.

당시 단순 자살로 마무리됐던 사건은 지난해 9월 국방부 심사위원회의 재심사 끝에 '복무중 가혹행위'가 인정돼 순직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국가유공자 여부를 결정하는 서울지방보훈청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보훈청은 감내하지 못할 정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것도 아니라며 국가유공자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A씨의 부모는 법원의 문을 두드렸고, 재판부는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A씨를 재해사망군경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국가유공자로 인정하지 않은 보훈청의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수 밖에 없었던 스무살 청년의 억울한 죽음은 22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난 뒤에야 조금이나마 보상받게 됐습니다.

연합뉴스TV 김보윤입니다.


hellok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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