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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주취자 천태만상'…경찰·구급·병원서 응급상황엔 '흉기' 08-12 09:00

[명품리포트 맥]

평일 밤 홍대거리.

현란한 불빛과 강렬한 음악 속에 화려한 복장의 젊은이들이 눈에 띕니다.

그러나 자정이 가까워지자 곳곳에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도로변에 드러 누워버린 남성을 구조해달라는 신고가 들어오고,

<현장음> "가실 수 있어요?"

몸을 가누지 못한 여성은 결국 경찰서로 실려갑니다.

<현장음> "하나, 둘, 셋"

주취자가 하도 많이 찾다보니 경찰은 아예 전용매트에 가림막이, 이불, 심지어는 구토전용 받이까지 구비했습니다.


택시비를 내지 않아 지구대에 실려 온 중년남성은 1시간 넘게 경찰에게 시비를 걸며 화풀이를 합니다.

<현장음> "나 주먹 세, 한 방이면 다 죽어. 보여줄까? 넌 죽어 인마"

이날 하루에만 6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는데, 이 가운데 주취자와 연관된 사건이 70%를 차지했습니다.

<현장음> "(지금 어떤 것 때문에 조치하시는 건가요?) 음주운전 관련해서요. 술 먹고 음주운전 하신 거 관련해서 조치하고 있어요."

<현장음> "문이 열린 줄 알고 흔들었다가 문이 떨어진 거예요. 문이 매장 안쪽으로 떨어졌어요."

<현장음> "아 조용히 해봐, 조용히 해봐."

공무집행방해사범 가운데 주취자 비율은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지역경찰의 피습원인 중 80%가 주취자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주취 폭력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경찰 뿐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 전북 익산에서는 구급대원이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한 뒤 한 달 만에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술에 취해 한 실수였다며 뒤늦게 찾아와 사죄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이준호 / 강동소방서 소방대원> "구급차 내에서처럼 밀폐된 공간에서는 대응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저희가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본인의 안전에 신경쓴다해도 갑작스럽게 돌발상황이 되면 쉽게 대처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 점에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생사가 오가는 병원 응급실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취자가 난동을 부려도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속수무책입니다.

<권인우 /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보안팀장> "다른 환자분들도 계시고 보호자분들께 피해가 안 가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까지 저희가 권한이 없기 때문에 환자분(주취자)한테 손을 대거나 그러면 저희가 법적으로 휘말릴 수 있어서 그런 부분은 에로사항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문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을 상대로 한 설문결과 전체 응답자의 90% 이상이 폭언을 경험했고, 50% 이상은 근무 중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고 답합니다.

<이형민 /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응급실은 흉기가 많습니다. 손만 뻗으면 막대기, 각목, 칼 모든 것들이 흉기가 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사실 매번의 근무가 저 뿐만 아니라 간호사들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모든 응급의료인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절실한 건 피해 의료진으로부터 주취자를 격리조치 하는 건데, 경찰이 출동해도 사실상 귀가조치하거나 치료가 필요하면 다시 응급실로 돌려보내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로 범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한 해 주취폭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만 수조원에 달하는 상황.

음주상태에서 발생한 범죄는 자칫 강력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큰 만큼, 심신 미약 등으로 감형할 게 아니라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경찰의 업무의 큰 범주로 보되, 경찰 혼자서 무엇인가 하는 것은 현재 한계가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협조, 또 의료기관의 협조, 치안이라고 하는 것은 다 협력체계가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경찰, 자치단체, 의료기관의 협력치안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과음이 하나의 문화가 된 나라, 하지만 그 심각성이 보여주듯이 주취자에 대한 보다 엄격한 사회적 잣대가 필요해보입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swe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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