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하단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현장IN] 생계 vs 스트레스…일상 속 `전단지와의 전쟁' 06-10 09:00

[명품리포트 맥]

[앵커]

지하철역을 나설 때, 전단지 한 번쯤 받아보신 적 있을 겁니다.

누군가에게는 생계수단이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선 스트레스로 인식되기도 하죠.

최근 서울 강남 일대에선 '전단지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박현우 기자가 이번주 '현장IN'에서 들여다 봤습니다.

[기자]


오토바이에 탄 여성이 거리에 전단지를 흩뿌립니다.

한 시간쯤 뒤, 같은 장소를 지나는 또 다른 오토바이에 탄 남성은 전단지 뭉치를 하늘을 향해 던집니다.

일부 전단지는 뒤따르던 차량 위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휴일을 앞둔 저녁, 서울 강남역 뒷골목 모습입니다.

저녁 7시 반부터 한 시간 사이 거리는 갖가지 유흥업소 전단지로 뒤덮입니다.

<최서영 / 고등학생> "청소년이 보기에 좀 그런 내용이 있잖아요. 보기에도 흉하고 거리가 많이 후진국 같아 보여…"

이런 식으로 뿌려진 전단지는 대부분 유흥업소 홍보전단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분별하게 버려진 전단지를 치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다음날 새벽, 서울 강남의 또 다른 뒷골목. 전날 밤보다 훨씬 많은 전단지가 거리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미관상 좋지 않을 뿐아니라, 인근 상인들은 적잖은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선릉역 인근 상인> "날려서 가게로 들어오니까 안 좋죠. 차가 지나가면 날려요 이게…여름에는 저녁에는 열어놓고 하는데…매일 쓸어도 또 그러고 매일 쓸어도 또 그러고…"

환경미화원분들이 수거한 전단지가 담긴 쓰레기 봉투입니다.

재활용도 안 되는 전단지가 가득 담겨 있는데요.

환경미화원분들은 전단지를 치우기 위해 매일 아침 한 시간 정도 추가 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 동안 뜸했던 전단지 무단 살포는 2~3개월 전부터 우후죽순 다시 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인순 / 환경미화원> "(쓰레기 봉투가) 예전에 4개 정도 나왔으면 (요즘엔) 2~3개 정도 더 나와요. 아무래도 전단지가 많으니까…"

해가 뜨면 전단지를 사이에 두고 심야시간대와는 조금 다른 양상의 '눈치싸움'이 전개됩니다.

매일 아침이면 지하철역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중년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건네는 쪽도, 받는 쪽도 마음이 불편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전단지 아르바이트 여성> "조금 미안하죠. 길을 막고 하니까… 그래도 어쨌든 지나가면서 한 장씩이라도 받아주는 걸 고맙게 생각하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안 받아주면 이것도 못하잖아요."

<전성현 / 회사원> "출근 시간에 사람들이 정신이 없는 와중에 저렇게 전단지를 주게 되면…사실 관심이 없는 전단지는 바닥에 버리게 되고 쓰레기통에 가게 되고, 조금 무분별한 배포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전단지를 나눠주다 보면 일부는 쓰레기로 전락해 버리기 일쑤인데요,

일부 한강공원에서는 필요한 사람들만 가져갈 수 있도록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과연 정보를 얻기 위해 전단지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보겠습니다.

낮 시간대,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민 중, 배달음식을 시켜 먹은 10팀에게 물어봤는데, 전단지를 보고 배달음식을 시켰다고 답한 팀은 5팀이었습니다.

<소다솜 / 경기도 김포시> "바로 앞에서 이 지역 배달음식 (전단지를) 나눠주니까, 사진이랑 같이 보면서 시켰어요."

<김은서·이시온 / 중학생> "인터넷을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먹고 싶은 걸 (전단지)그림보고 찾을 수 있어서 편리…"

<임지훈·김혜민·전여진 / 경기도 고양시> "배달 앱으로 시켰어요. (전단지는)전화 건 다음에 일일이 말해야 하는데 앱은 앱은 터치만 하면 되니까…"

<장이진·구가회 / 대학생> "항상 먹는 치킨이 있어서 따로 전단지는 필요 없었구요, 인터넷 보고 시켰어요."

필요한 정보를 얻는데 전단지가 유용하다는 의견과, 대부분의 정보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얻는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디지털 시대'에 전단지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유승철 /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전단지 역시 전자 간판, 전자 현수막으로 교체돼 가는 `디지털 전환기'에 있다고 생각…그렇다고 전단지를 단순히 부정적으로 생각해선 안될 것 같구요, 전단지도 역시 우리 사회를 움직여 가는 문화와 산업의 일부로서 고민해야…"

누군가에게는 생계,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전단지. 서로 입장을 바꿔, 조금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하지만 무단 살포에는 단속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hwp@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광고
댓글쓰기
광고
AD(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세계
더보기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