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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근로시간 단축…"저녁있는 삶" vs "임금 감소" 05-13 09:00

[명품리포트 맥]

[앵커]

오는 7월 1일부터 법정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단계적으로 시행됩니다.

저녁 있는 삶이 이어질 거란 기대가 커지는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조성혜 기자가 이번주 '현장IN'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우리나라의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2위.

쉼없는 노동, 여유없는 삶에서 벗어나 장시간 노동국가라는 오명을 내려놓기 위해 정부가 7월부터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적용합니다.

52시간으로 단축되는 주당 법정근로시간은 근로자의 여가 보장 뿐 아니라 신규 고용을 늘리게 될거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줄잡아 12만 명에서 최대 16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새롭게 고용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영주 / 고용노동부 장관> "장시간 노동관행을 개선해 노동자들에게 저녁있는 삶을, 청년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표정이 사뭇 밝아졌습니다.

벌써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정하는 '자율적 선택근무제'를 도입한 기업도 있습니다.

<우현섭 / SK텔레콤 매니저> "평소에 운동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었는데 선택근무제를 하게 되면서 규칙적인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고요. 주말부부로 살고 있는데 아이를 보러 지방에 가는 일정도 훨씬 유동적으로 잘 잡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밤늦게까지 일했던 직장인들은 저녁 시간이 생기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밤샘 근무로 악명 높았던 게임업계 직원들도 두 팔 벌려 반기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기업들 중에서 중소기업들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우선 일손 확보가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정욱조 /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 "현재에도 중소기업 인력부족 인원이 27만 명입니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더라도 인력 충원은 쉽지 않을 것 같고요."

늘어날 비용과 생산의 효율성 역시 간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노민선 /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높은 하도급 기업 비중으로 인해 납품 기일을 충족시키는 것에 대한 애로를 보다 크게 느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연구기관에서는 기업들이 지금의 생산 수준을 유지하려면 해마다 12조 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의 부담률이 7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저녁을 얻게 됐지만 얇아질 지갑은 큰 걱정거리입니다.

< D고속 기사 > "버스기사들은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좋지만 당장 생계유지가 제일 걱정입니다. 현재 한달에 300만 원 정도 임금을 받고 있는데 52시간이 되면 1백만원 정도 줄어든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쉬는 날에 다른 알바라도 해야 하지 않나…"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월급은 평균 38만 원 줄어들고, 특히 비정규직과 중견·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감소 비율이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준영 /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저임금 노동자일수록 근로시간이 길었던 게 현실이기 때문에 저임금 노동자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임금이 삭감되는 데 대한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종별로도 명암이 갈립니다.

외식과 레저, 여행 관련 업종은 웃음을 짓는 반면, 건설이나 제조업계 운송 서비스 업종은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근로시간 단축과 무관한 간호사나 택배, 택시기사 등은 장시간 노동 속에 상대적 박탈감까지 우려합니다.

노동시간 단축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업종별 특성과 규모 등을 고려해서 보다 유연하게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대체로 일치합니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탄력근로시간제와 재량근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 컨설팅과 근로자의 임금 감소 보완 등 지원책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노민선 /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중소기업의 인력난 완화를 위해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 기간을 확대한다든지 노사정이 합심해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방향성을 가진다고 생각하고요. 현실적으로 노사 합의가 있는 경우나 특정한 형태의 작업 등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예외를 인정해 주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삶의 질을 높이려는 첫걸음은 시작됐습니다.

건강한 근로문화 정착을 위한 정부와 재계-노동계의 해법 찾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제보) 카톡/라인 jeb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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