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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판문점 훈풍' 여의도 상륙…'순풍인가, 역풍인가' 촉각 05-06 09:10

[명품리포트 맥]

[앵커]

판문점에서 시작한 남북화해의 훈풍이 여의도에 상륙했습니다.

마침 지방선거를 딱 한달여 앞둔 시점인데요.

정치권은 이 봄바람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판문점 훈풍에 따른 여야의 계산법을 정윤섭 기자가 여의도 족집게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선거의 승부를 가르는 3대 요소로 인물과 구도, 조직을 꼽습니다.

인물은 말그대로 후보의 경쟁력이고 구도는 여야간 일대일 구도냐, 아니냐를 따질 때 사용됩니다.

마지막으로 조직은 쉽게 말해 정당의 표 동원력입니다.

하지만, 세가지 상수를 흔드는 변수는 항상 있습니다.

바로 바람입니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판문점에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4·27 남북정상회담, 남과 북의 두 정상은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에서 만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전쟁없는 한반도, 핵없는 한반도를 선언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오늘 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우리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하고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판문점에서 시작한 훈풍은 곧바로 여의도로 남하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를 더욱 유리하게 끌어갈 대형호재라는 기대감 속에 총력 지원에 나섰습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제 감동에 머무르지 않고 진짜 평화가 오게 해야 합니다."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판문점 선언이 불가역적이며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제반 제도화에 앞장설 것이며…"

자유한국당은 드루킹 특검을 앞세우며 바람 차단에 나섰지만, 속내는 복잡한 모양새입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을 우습게 아는 문재인 정권의 실체를 반드시 국민 앞에 낱낱이 드러내 보겠습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비판했지만,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남북화해 무드를 지지하는 여론이 큰 만큼 지방선거에 역풍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대 선거에서도 이런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바로 '북풍'의 역설이 그것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터진 남북관계 이슈는 여야에 때로는 호재로, 때로는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과거 보수우파 정권은 북한발 악재가 발생하면 유권자의 안보심리를 자극했습니다.

반대로 진보 정당은 '전쟁이냐 평화냐'는 이분법을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습니다.

다만, 분명한 점은 북풍에 기댄 선거는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북풍의 역사는 1997년 15대 대선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8월 천도교 전 교령인 오익제씨가 월북했는데요.

안기부는 선거를 이주일 앞두고 오 씨가 김대중 후보를 지지한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공개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이 대선을 목전에 두고 북한에 판문점 총격을 요청했다가 미수에 그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총풍 사건입니다.

여권은 파상적인 북풍 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나았습니다.

결국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2000년에는 역사적인 1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이 사실을 총선을 사흘 앞두고 발표합니다.

집권여당은 정상회담이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보수층을 결집시켰고, 결국 야당인 한나라당이 승리했습니다.

2007년 17대 대선 직전에는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노무현 / 전 대통령>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성공적으로 일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여권은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에 나섰지만, 표로 연결하지는 못했습니다.

당시 야당이었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3월에는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방선거를 두달여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안보 위기론'을 내세우며 표심을 파고 들었습니다.

<정몽준 / 당시 한나라당 대표> "(천안한 폭침 사건에 대한) 가능한 모든 외교적 군사적 조치를 우리 국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을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세균 / 당시 민주당 대표> "하필이면 내일 지방선거가 시작되는 날 왜 이것을 발표해야 하고, 대통령이 선거 전에 담화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같다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결과는 한나라당의 패배였습니다.

북풍이 역풍을 불러온 것입니다.

이처럼 역대 선거에서 드러났듯이 북풍은 양날의 칼이었습니다.

다만 이번 판문점 훈풍은 동북아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이슈인만큼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런 속설도 있습니다.

'투표함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과연 유권자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요.

자만하지 않고 민심에 부응한 정당에게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지을 것은 분명히 보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제보) 카톡/라인 jeb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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