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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요동치는 정치지형…정계개편, 어제와 오늘 10-22 09:01

[명품리포트 맥]

[앵커]

여의도 정치지형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보수야권 통합론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간의 통합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고비고비마다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꾸며 정치판도를 흔들었던 정계개편의 어제와 오늘, 홍제성 기자가 이번주 '여의도 족집게'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우리 국민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중국의 고전 '삼국지'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천하대세, 분구필합, 합구필분'.

"천하의 대세는 나눠진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지 오래되면 반드시 나눠진다"는 얘깁니다.

이 원리는 우리 정치사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현대 정치사, 특히 정당사는 통합과 분열, 분당과 합당으로 요약되는 정계개편을 빼놓고는 써 내려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먼저 약 30년 전으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노태우 정부 출범 직후인 1988년 집권여당이던 민정당은 총선에서 패해 125석의 소수 여당으로 몰렸습니다.

4당체제의 주도권을 쥔 야3당은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임명한 정기승 대법원장 임명안을 부결시키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난관에 처한 노태우 대통령과 민정당은 곧바로 정계개편에 착수합니다.

그리고 세상에 등장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3당합당.

단숨에 200석이 넘는 거대 여당을 탄생시킨 겁니다.

정통 야권세력으로부터 "야합"이란 맹비난 속에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고 응수한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결국 3당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 후보로 나서 대권을 거머쥐었습니다.

정계개편이 여당의 전유물이었던 것만은 아닙니다.

야당의 정국 돌파카드로도 힘을 발휘했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DJP 연합이 꼽힙니다.


1992년 대선에서 숙명의 라이벌 YS에 패해 영국 칩거까지 하며 와신상담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정계복귀를 통해 다시 대선 도전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의 승부수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김종필 자민련 총재(JP)와의 연합이었습니다.


1년 간의 내밀한 협상을 통해 결국 DJP 연합이 성사됐고, 그 여세를 몰아 1997년 대선에서 DJ는 대통령의 꿈을 이룹니다.

정계개편의 추억은 최근의 기억에서도 선명히 남아있습니다.


현재 4당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원래 한지붕 한식구에서 출발합니다.

국민의당을 이끌고 있는 안철수 대표는 창당 전까지는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대표였습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역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전까지는 새누리당이란 한지붕 아래에 있었습니다.


19대 대선을 전후로 제3지대론이나 빅텐트론으로 정계는 출렁거렸고, 바른정당 의원 일부의 한국당 복당 등 여러 움직임이 있었지만 4당체제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국감 열기가 뜨거워지는 한켠에서는 곧 4당체제가 붕괴될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정도로 여겨졌던 정계개편의 움직임이 실제 가시화된 것입니다.

변화의 에너지를 먼저 뿜어낸 곳은 보수야권이었습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의 통합논의는 한국당의 친박계 인적청산 움직임과 바른정당 통합파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급물살을 탔습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로선 바른정당 통합파들이 합세하면 단숨에 원내 제1당 지위를 거머쥘수 있고, 그 힘을 바탕으로 정국 주도권을 가져오길 내심 바랐던 겁니다.


그런데 역시 지난 대선의 패장이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전격적인 연대 움직임이 현실화됐습니다.


<주호영 /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지난 주말에 안철수 대표를 만났는데 양당의 당내 사정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눴고, 양당통합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조금 있었습니다."

대선이 끝난지 불과 6개월만에 유력 대선주자들이 정국 주도권을 놓고 사활을 건 기싸움에 돌입한 양상입니다.


합리적 중도를 외치는 안철수-유승민, 두 사람의 통합 행보에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국민의당에서는 지역기반인 호남 의원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의원 하나라도 탈당하면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되는 바른정당에선 통합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집권 초반의 안정적 국정운영, 여기에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승리가 절실한 여당인 민주당도 다른 당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언제든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국정감사와 바른정당의 전당대회가 끝나는 11월 중순 이후가 최근 정계개편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꿨던 대형 정계개편이 일어날 때마다 '이합집산'이니 '철새정치'니 등의 용어가 등장하곤 했습니다.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워낙 큰 데다 정치인들이 명분없이 눈앞의 이익만 추구해 왔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치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살아 움직이는 생물입니다.

권력이라는 에너지가 끌어당긴다면 언제든 정치지형은 변해 가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번에도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조합이든 정치권의 헤쳐모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정계개편 흐름이 어디로 향할지, 그리고 이 나라는 또 어디로 향해갈지, 우리 모두 지켜볼 일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제보) 카톡/라인 jeb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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