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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강릉 화재 소방관 2명 순직…근무 여건 제자리 걸음 09-17 17:27

<출연 : 연합뉴스TV 사회부 서형석 기자>

[앵커]


오늘 새벽 강원도 강릉 시내 목조 정자에서 불이나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잔해에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정년을 1년 앞둔 모범 소방관과 올해 1월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이 솔선해 사고현장으로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요.

사회부 서형석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오시죠.

서 기자, 먼저 오늘 새벽 사고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오늘 새벽 4시 반 쯤이었습니다.

강원도 강릉시의 한 호텔 공사장 옆 석란정이라는 목조 정자에서 일어났는데요.

화면 보시면 정자라고는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새까맣게 불에 탄 잔해들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어젯 밤 9시 45분 쯤 이 정자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접수 받은 소방당국이 1차 진화 작업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6시간 쯤 지난 오늘 새벽 3시 50분 쯤 다시 불이 붙었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현장에 출동해 잔불을 정리하던 59살 이용욱 소방위과 27살 이호현 소방사 머리 위로 불에 탄 정자 지붕이 내려 앉으면서 매몰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사고가 난 지 10여분이 지난 4시 50분 쯤 소방당국은 무너진 잔해 더미 속에서 두 소방관을 구조했지만 이미 의식이 없던 상태였습니다.

두 소방관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이 소방사는 강릉 동인병원에서 오전 5시 33분, 이 소방위는 강릉 아산병원에서 6시53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숨을 거뒀습니다.

[앵커]


위기일발의 화재나 사고 현장에서 누구보다 먼저 뛰어들어 활동하다 순직한 소방관들이 한 두 명이 아닌데요.

이번 사고로 숨진 소방관들은 어떤 분이었나요?

[기자]


네. 59살 이영욱 소방위는 정년을 1년 앞둔 베테랑 소방 대원이었습니다.

91살의 노모를 모시며 아내, 아들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룬 가장이기도 했는데요.

당시 화재 현장에 출동한 경포119안전센터 대원 5명 가운데 한 명이었던 이 소방위는 앞장서서 화재 진압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7살 이호현 소방사는 지난 1월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이었는데요.

임관한 지 8개월 만에 화재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이 소방사는 50대 부모와 여동생과 함께 지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각 한집안의 가장이었고 듬직한 아들이었던 이들이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주변 동료들과 가족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유족과의 협의를 통해 강릉의료원에 두 소방관의 합동 분향소를 마련했고 영결식은 19일 오후 2시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강원도청 장으로 열립니다.

도 소방본부는 순직한 두 대원을 1계급 특진 추서하고 국가유공자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자신의 목숨까지 걸고 희생하는 소방관들의 고된 현실에도 불구하고 화재 진압 중에 일어난 일로 각종 소송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화재나 사고 현장에서 더 큰 위험으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내고도 도리어 손해배상에 시달리는 것이 소방대원들의 현실입니다.

아파트 화재 등이 발생했을 때 소방관들은 구조 업무 매뉴얼에 따라 화재 진압은 물론이고 이웃 주민들도 대피시켜야하는데요.

벨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는 집은 문을 강제로 열고 혹시 안에 대피 못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문이나 사유재산이 파손됐다는 이유로 손해 배상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이 한둘이 아닌 것입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 소방에만 54건의 변상 요구가 들어왔는데요.

부서진 문을 변상하라는 민원이 43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차량과 에어컨 실외기 간판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소방관들이 물어줘야 하는 것인가요?

[기자]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닌데 현실이 그렇게 몰고 가고 있는 구조입니다.

소방 활동 가운데 소방관이 일으킨 물적 손실은 소방 기본법에 따라 국가가 보상하는데요.

구조나 구급은 시나 도가 가입한 배상책임보험으로 바로 보상할 수 있지만 화재는 보험 가입이 안돼 국가 보상 여부를 법정에서 가리게 됩니다.

피해액이 10만원 이하면 소방관은 직접 청구인을 찾아가 합의를 요청하기도 하고 이게 잘 안되면 약식 소송에 들어가 길게는 반 년 동안 소송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민형사 소송에 시달리는 소방관도 적지 않은데요.

대부분 출동 중 일어난 교통사고로 소송비를 소방관이 자비로 충당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고 국민의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소방관들이 소송에 시달리면서 업무 수행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극한 직업이다 보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소방관들도 한둘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먼저 준비한 표를 한 번 보시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인데요.

소방관들의 정신과 병원 진료와 상담 건수는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천87으로 4년 사이 10배가 넘게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자살한 소방관의 수도 47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소방청의 소방관 심리평과 결과 소방관들은 연평균 8번 가까이 참혹한 현장에 노출돼 심리 질환 유병율이 일반인의 최대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의 지원은 충분하지 못한 실정인데요.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전문의나 심리상담사가 직접 소방서를 방문해 심리장애 진단 등을 실시하는 '찾아가는 심리상담실' 사업도 지난해 기준 전체 소방서 213곳 가운데 14%인 30곳에서만 실시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리 상담과 치료 지원비용을 늘리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도록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오늘까지 화재진압이나 구조활동 등을 하다가 현장에서 숨진 소방관은 모두 51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현장에서 다친 소방관의 숫자는 훨씬 더 많은데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 동안 소방관 3천112명이 현장에서 공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네. 앞으로 이런 불행한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서형석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제보) 카톡/라인 jeb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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