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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이슈]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노조 승리…파장은? 09-01 09:43

<출연: 연합뉴스TV 경제부 이경태 기자>

어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라는 법원의 1심 판결이 있습니다.

재계는 침통한 분위기고 노조 측은 당연한 결과란 분위기입니다.

그 의미와 파장을 경제부 이경태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통상임금 판결에 앞서 통상임금 정의를 먼저 살펴봐야 할 거 같아요.

통상임금이 정확히 뭔가요?

[기자]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따르면,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돈입니다.

시간당 얼마로 정하든 하루에 얼마로 정하든 또는 한주에 얼마로 정하든 아니면 한달에 얼마로 정하든 회사가 고정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은 모두 포함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회사가 일정하게 지급하기로 한 돈을 통상임금으로 보면 될거 같은데 왜 이 통상임금의 범위를 놓고 소송까지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건가요?

[기자]

네, 바로 상여금이나 연월차수당, 또 연장근로수당 등과 같이 근로 실적에 따라 줄 수도 있고 안 줄수도 있는 돈, 또는 많이 줄수도 있고 적게 줄 수도 있는 돈은 통상임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는 그 정의가 명확하죠. 그런데 문제는 상여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했다면 이를 어떻게 볼거냐는 겁니다.

결국 어제 법원은 정기적 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는 노조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겁니다.

[앵커]

네, 이해가 가긴 하는데 여전히 좀 복잡합니다.

그냥 한 달에 얼마 또는 일년에 얼마로 연봉을 정하면 되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요?

[기자]

말씀하신거처럼 임금체계가 복잡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원래 상여금의 사전적인 의미는 "임금 이외에 특별히 지급되는 현금급여" 즉 보너스입니다.

산업화 초기인 1970년대만 해도 상여금은 회사 사정이 좋을 때 주는 보너스였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좋아지자 기업들은 24시간 공장을 돌리기 위해 즉 사람을 더 부리기 위해 이를 활용했습니다.

실적이 좋으면 지급하는게 아니고 사람을 더 부리기 위해서 상여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한 것입니다.

당근을 계속 주기적으로 준 것이죠.

대신 기본급은 낮췄습니다.

결국 같은 돈을 주면서 기본급은 낮추고 나머지를 상여금으로 보전하는 임금체계를 짜는 꼼수를 부린겁니다.

기업은 임금을 낮춰 사람을 많이 뽑고 직원들을 초과근무, 즉 과로를 시켜가며 생산성을 확보해 온 것입니다.

이렇게 수십년을 지탱해온 임금체계 방식이 이번에 제동이 걸린 겁니다.

[앵커]

그동안 통상임금은 기본급과 근속·직무 등 몇몇 수당으로만 구성됐고 정기상여금은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법원이 1심이지만 이를 인정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겁니까?

[기자]

통상임금이 중요한 것은 이게 시간외 수당 같은 각종 수당 산출의 기초가 된다는 점입니다.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이나 중식대가 포함되면 그만큼 통상임금이 늘고 수당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실상 이것도 다 급여로 봐야한다고 판결이 나왔으니 만약 이대로 확정판결이 난다면 각종 법정 수당들이 일제히 오르는 효과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 점입니다.

[앵커]

기아차를 포함한 재계는 가뜩이나 경영도 힘든데 이번 판결은 너무 괴롭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기업 부담이 늘어나는 건가요?

[기자]

재계는 앞으로 각 사업장에서 비슷한 통상임금 소송이 잇따라 진행되면서 기업이 최대 38조원을 추가 부담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과거 3년간 안줬던 임금소급분에다 연동해서 올라가는 각종 수당들, 퇴직급여 수당분을 모두 합친 것입니다.

어제 판결로 당장 기아차만해도 1조원 정도의 추가 부담이 생기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앵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지금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재계 사정이 굉장히 안좋은 상황이죠?

최저임금도 올랐는데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중국 사드 보복에다 미국도 트럼프 정부 이후 보호주의를 대폭 강화하면서 수출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지 않습니까?

이같은 통상임금 판결이 경기가 좋을 때 나왔다면 그나마 별 타격이 없을텐데 하필 우리 기업들의 사정이 가장 안좋을 때 결정된 점은 좀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생각은 듭니다.

[앵커]

누구보다 소송 당사자였던 기아차는 충격에 빠진 모습인데요.

믿었던 신의 성실의 원칙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항소할 뜻을 피력하고 있죠?

[기자]

네, 신의칙은 사실 기아차 더 나아가 재계의 마지막 보루였습니다.

원래 이 정기상여금은 애초에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노사가 합의하고 올해 또 이를 감안해 임금 상승까지 해줬는데 이제 와서 딴 소리를 한다는거죠.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 사측의 정당한 이익을 노조가 침해해선 안된다는 '신의성실 원칙'은 그동안 몇몇 판례에서 인정된 바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013년, 비슷한 유형의 갑을오토텍 사건에서 기업이 '경영상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되면 미지급된 통상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한 바 있었습니다.

그때와 지금의 결론이 달랐던 것은 지금의 기아차 경영상태는 이를 부담해도 회사가 큰 경영상의 타격은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기업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은 좀 있을거 같습니다.

일각에선 재계의 반격도 예상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업의 궁극적 목적은 이윤추구 아니겠습니까?

만약 이번 판결이 상급심까지 그대로 유지되어 정기상여금에 통상임금을 모두 포함시킨다면 사측은 앞으로 사람을 고용하는데 더 보수적인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현 근로자에게 임금을 더 지급하는 대신 새로 직원을 덜 뽑게 될거란 겁니다.

[앵커]

결과적으로 그런 분위기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 정책과는 좀 분위기가 맞지 않게 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규채용이 줄면 현재 근로자들은 결국 임금 인상분 만큼 노동 강도가 더 세질 것이란 분석이 가능한데요.

또 초과 근무수당이나 휴일근무수당의 비용이 올라가는 만큼 사측이 이런 근무를 덜 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저녁이 있는 삶은 가능하지만 한편으론 근로자 역시 과거보다 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급여의 총 합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앵커]

이번 통상임금 판결, 일단은 근로자의 판정승으로 끝난 모양새지만 앞으로 상급심 판결을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 이경태 기자였습니다.

[뉴스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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