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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청문회 무엇이 달라졌을까? 바뀐 건 여당 06-18 08:55

[명품리포트 맥]

[앵커]

문재인 정부 1기 국회 인사청문회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이 훌쩍 넘은 상황인데요.

특히 여야 대치가 날카로워지면서 청문정국이 휴가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여의도족집게에서는 10년만에 정권 교체로 공수가 뒤바뀐 청문회 풍경을 살펴보면서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그 변화에는 어떤 정치적 함수가 담겨있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후보자의 낙마를 벼르며 파상 공세를 펼치는 야당, 이에 맞서 후보자를 지켜내고자 적극 방어막을 치는 여당, 국정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청문회의 모습은 아직도 국민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가장 큰 차이라면 칼끝처럼 예리했던 민주당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여야의 간판만 바뀌었을 뿐 그 속성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겁니다.

<이철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렇게 정치공세하시고 인격 모독하시면 청문회의 본래 취지하고 다르지 않습니까?"

<홍문종 / 자유한국당 의원> "여당 의원님들이 옛날에는 전부 호랑이 같더니 지금 고양이가 되셨어요. 검증을 하려는 건지 치어리더를 하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청문회가 다른 사안과 연계돼 파행한 것도 달라지지 않는 풍경입니다.

이번에는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에도 다른 후보자를 임명한 게 원인이 돼 청문회가 제때 열리지 못했습니다.


<유성엽 /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국민의당 소속>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우리 교문위 소관은 아니지만, 어쨌든 야당에서 반대하고 있음에도 대통령께서 임명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경욱 / 자유한국당 의원> "불통인사 협치파괴 대통령은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유은혜 /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사 검증을 상임위 차원에서 하는 것은 저희 국회의원들의 국민을 대신하는 의무입니다. 이런 의무를 김상조 위원장의 임명과 연계시켜서 정상적 인사청문 진행을, 이렇게 참석도 안하시고 계시는 게 정말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란…"

비록 당적은 다르지만 야당이 현역 의원인 후보자에게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낯익은 풍경입니다.

동료의원이란 이유로 봐주는 건 없다며 한판 벼를 것처럼 얘기하다가 막상 청문회가 열리면 말투와 눈빛은 부드러워집니다.

<이철규 / 자유한국당 의원> "후보자님 신상문제는 질문하지 않겠습니다. 우선 축하드리고요."

<이장우 / 자유한국당 의원> "장관으로 지명된 데 대해서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같은 동료 의원으로서 함께 그동안 해왔는데…"

<강석호 / 자유한국당 의원> "장관 후보자님 일단은 축하를 드리겠습니다. 오늘 저는 주로 우리 장관 후보자의 업무 능력과…"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 "장관 후보자로서 청문위원으로서 앉으니까 지나간 날들이 참 많이 생각 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김부겸 후보자는 저에게 따뜻한 형님 같은 분이세요…"

살벌한 청문회를 훈훈하게, 하지만 국민 눈에는 어색하게 보이는 동료애에 힘입어 후보로 지명된 의원들 모두 가볍게 검증대를 넘었습니다.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과부 심정은 홀아비가 안다는 동지 의식,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라는 기대심리가 깔려있습니다.

<이군현 / 자유한국당 의원> "대통령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분이기 때문에 우리 김영춘 위원장, 우리 해수부장관 후보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되시고 나면 대통령께 꼭 RG(선수금환수보증제도)발급 문제를 검토를 해서…"

<이개호 /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민주당 소속> "영광굴비가 3천억 규모의 시장을 갖고 있어서 가장 큰 어종입니다. 근데 요즘 굉장히 어려움 많이 겪고 있거든요."

<안상수 / 자유한국당 의원> "한가지 새로운 분야가 역시 크루즈나 마리나 등 해양레저스포츠입니다. 현재 예산도 제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납니다만…"

<김영춘 /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제가 장관이 되면) 인천항 전체가 수도권뿐 아니라 우리나라 중요한 관문 항구, 그리고 수도권 인구 전체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의 관문적 기지, 그리고 레저관광의 거점,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개발을 세우고 추진…"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청문회 들어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일단 여야 의원이 삿대질과 막말을 주고 받고 후보자도 날선 공방에 가세하는 광경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 대신 후보자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며 이해를 구하고 있습니다.

<이태규 / 국민의당 의원> "후보자 배우자께서 1989년 3월부터 12월까지 강남구 논현동에서 실제 거주한 것이 맞습니까? (실제 거주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위장전입이신 거죠? (그렇습니다.)"


<이낙연 / 당시 총리 후보자> "처참합니다. 제가 왜 좀 더 간섭하지 못했던가 후회도 되고요. 아주 어리석은 생각에 그런 일이 저질러졌구나…"

<김상조 / 당시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정말 국민과 대통령께 송구그럽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오해가 있으신거 같은데, 그 미국기업이 저의 체재비용을 개별적으로 지원한 게 아닙니다. 소득누락이나 탈세의 의도를 갖고 한 게 아니라는 것을 좀 양해를 부탁드리고…"

<강경화 / 외교부 장관 후보자> "위장전입 문제, 세금 체납 문제에 대해선 제가 깊이 반성하고 사과를 드립니다. 부동산 투기라든지 논문표절 문제라든지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김이수 /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제 판결의 결과로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여당과 후보자의 태도가 다소곳해진 것은 여당이 국회 과반을 점하지 못하는 여소야대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야당에 미운 털이 박히면 청문회 통과가 어렵고 설사 임명장을 받더라도 임기 내내 공세에 시달리는 게 여소야대의 현주소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막이 오른 청문정국이 어느 새 한달을 훌쩍 넘겼습니다.

하지만 장관직 청문회만 해도 아직 절반도 소화하지 못하면서 이러다가 여름 휴가철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하는 청문회가 각 당의 이해관계와 맞물리는 탓이 큰데, 이번 일을 계기로 공직배제 기준을 포함해 청문회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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