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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구제역과 함께 갇혀버린 주민들 "위로 전화도 못해" 02-19 11:41

[명품리포트 맥]

[앵커]


충북 보은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지 2주일이 흘렀습니다.

며칠새 이 지역에서만 7건의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일대는 철저히 차단됐는데요.

농민들도 주민들도 고립된 채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모습입니다.

구제역과 함께 갇혀버린 주민들을 박상률 기자가 현장IN에서 만나봤습니다.

[기자]

이곳은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충북 보은입니다.

불과 며칠새 이웃농가 수곳으로 구제역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농민들은 그야말로 참혹한 심경일텐데요.

이곳 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수십 마리의 소들을 땅속에 묻고 있습니다.

구제역에 걸린 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소들도 예방 차원에서 함께 살처분합니다.

수년동안 소를 키운 농민들의 안타까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습니다.

<축사 운영 농민> "기분이야 말도 못하지. 몇 백 마리를 묻는데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전화도 못해, 위로전화도 못해…"

소독, 또 소독, 취재를 위해 움직이는 동안 방역만 10여차례.

성인 한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이동식 소독기가 설치되거나 수동으로 직접 살균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구제역 확진 판정만 모두 7곳.

인근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인적을 찾아보기 드물 정도로 거리가 스산합니다.

<이재석 / 충북 보은군> "서로 농장에 피해를 입힐까봐 옆집에도 안 가고 전화 연락도 잘 안하고 이래요. 지금은 너무 힘들어. 서로서로 연락 안하고 자주가던 집도 안 가고…"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 농민들은 격리조치돼 집에서 나올 수도 없는 상황.

축사를 운영하지 않는 주민들도 착찹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박희철 / 충북 보은군> "모두 정신적으로나 마음적으로 가라앉은 상태지. 좋을리가 없잖아요. 다 내 일 같고…한 동네 이웃이고 눈만뜨면 다 보는 사람들인데 '나는 축산농가 아니다, 나 상관없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구제역 보호지역 내 마을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고립됐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항상 모이는 경로당은 이미 폐쇄조치 됐고 주민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는 공간도 사라졌습니다.

<허창억 / 충북 보은군> "(경로당에서) 밥 같은 것 같이 해먹고 그랬었는데 주민들끼리 접촉을 안할라고, 접촉을 안 해야 되니까."

마을이 고립되면서 혼자살고 있는 한 할머니는 곤란에 빠졌습니다.

구제역 발생 이후 독거노인돌보미의 방문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독거 할머니(90세)> "불편한 것 있지만 그런 것을 어떻게 이야기해요. (연탄불을 떼시는데 손에 힘이 없다보니까 연탄이 뚝 떨어지고 다 깨지고…) 팔도 못 쓰겠고 삭신이 아파(쑤셔), 다리도 그렇고…"

파란색 지붕으로 보이는 곳들이 소를 키우는 축사입니다.

이 근방은 소만 3천700마리 넘게 키울 정도로 이 지역 최대 축산 밀집 지역입니다.

이처럼 축사가 밀집해 있다보니 구제역 확산이 더 용이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농민은 구제역 발생 이후 정부 방역 체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축사 운영 농민> "발생한 곳에서 해 나왔어요. (소독을요?) 아니 혈청검사를, 그러면서 소독도 안하고 이 집, 저 집 마구 다녔다고 (소독을 제대로 안 했다고요?) 네. 그러면서 농가한테 혈청검사 '+'가 안나왔다고 과태료를 물린다? 이건 말이 안 되지."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도 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축사 운영 농민> "백신을 꺼내놓고 18도 이상에 맞춰서 (주사를) 놔야된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처음 알았거든 올해. 이런것까지도 정부에서 농가에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수의사들도 백신주사 갖다줄때 아무 이야기없이 그냥 갖다 주고…"

정부는 구제역 발생 원인 규명을 이유로 농민의 이동경로 추적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지만 확산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보은에서 약 240km 떨어진 경기도 연천으로 가봤습니다.

경기 연천은 O형이 아닌 A형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초긴장 상태입니다.

A형 구제역 대비는 그동안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발생시 확산을 막을 방법이 거의 없는 상황.

구제역 발생 농가 주변은 소독을 위한 석회가루가 가득하고 출입은 철저히 차단중입니다.

소 농장은 물론이고 주변 돼지 농장 주인들도 예민한 상태입니다.


<돼지 축사 농민> "이쪽 지역에 구제역때문에 난리인데 당신네들 때문에 구제역 걸리면 책임질거야? 인터뷰도 싫고 다 싫으니까 얼른 가요!"

구제역 확산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축산 농민들의 가슴은 또 한 번 무너져 내렸습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구제역 사태앞에 정부는 농민 탓을 하려하고 농민들은 갈수록 정부를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을 비롯한 온 국민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도 책임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부디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 4409(제보), 카톡/라인 jeb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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