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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여의도발 '개헌론' 봇물…속내는 '제각각' 06-19 09:00

[명품리포트 맥]

[앵커]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여의도에서는 개헌 논의가 붓물처럼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논의는 있었지만 여야간 이견 속에 군불만 때다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는데요.

이번에는 여러모로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경희 기자가 여의도족집게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이른바 '1987년 체제'인 현행 헌법을 시대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개헌 논의는 역대 국회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18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장 직속 '헌법연구자문위원회'를 설치했고, 19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의장실 산하에 '헌법개정자문위'를 두는 등 관련 논의가 활발했지만 추동력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20년 만의 3당 체제, 16년 만 여소야대로 개헌 논의에 적극적인 야당의 힘이 커졌다는 점에서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당장 더물어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헌전도사'로 통하는 우윤근 전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선임하며 개원과 동시에 드라이브를 걸 태세.

<정세균 / 국회의장> "개헌 논의가 지금까지 쭉 돼 왔기 때문에 논의만 계속 할 게 아니라 매듭지을 때도 된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고, 가능하면 20대 국회 전반에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적극 화답하는 분위기입니다.

여당은 개헌의 시기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데는 여야의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개헌이 현실화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이라게 정치권의 중론입니다.

아직까지 청와대는 "개헌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각종 개혁 입법, 경제활성화 등이 동력을 잃고 레임덕으로 빠져들이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

다만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모두 본격적으로 논의에 뛰어들 경우 경우 박 대통령도 이를 마냥 반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때 '반기문 대통령과 친박 총리' 시나리오가 나돌았던 것도 개헌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청와대의 기류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개헌을 위해선 현재 권력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개헌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차기 주자들의 의중도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여야 주자들은 대체로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데, 각론으로 들어가면 처한 상황에 따라 뚜렷한 입장차가 느껴집니다.

강력한 대권주자가 없는 여권에서는 대체로 이원집정부제,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를 지지합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2014년 10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찬성한다는 '개헌 소신'을 밝혔다 청와대에 반기를 든 것으로 비쳐지며 곤혹을 치른 바 있습니다.

<김무성 / 새누리당 전 대표> "민감한 사항을 답변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제 불찰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이탈리아 아셈 외교에 참석하고 계신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김 전 대표는 대통령은 외치를 맡고 국회에서 뽑은 국무총리가 내치를 책임지는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한다는 뜻을 드러냈습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다만 권력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나눠 갖는데 초점을 맞추고, 수도 이전 문제까지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올릴 것을 제안했습니다.

<남경필 / 경기도지사> "헌법을 고쳐서라도 아예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다 옮기는 것이 필요하고요. 공간적인 구조를 바꾸면서 권력이 서로 막 엉켜서 진행되지 않도록 권력구조, 권력의 분산도 이번에 한꺼번에 논의를 한다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재임시절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지자체장 임기를 4년으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4년 중임 대통령제에 힘을 실었습니다.

야권 잠룡들은 대부분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기류입니다.

4.13 총선 이후 정권 교체 가능성이 한층 커진 상황과 맞물려 더욱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구상은 제각각입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12년 대선 공약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부통령제 도입 방침을 밝혔고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권력구조 뿐 아니라 지방분권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필요하다"며 4년 중임 함께 분권형 개헌론을 강조했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개헌의 핵심은 자치 분권"이라며 대통령 임기보다는 '지방 분권'에 무게를 더 실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적 동의가 우선이라며 권력구조 개편만을 위한 개헌론에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상임대표> "헌법 구조가 우리 국민의 기본권이 앞에 있고 그 다음이 권력구조로 구성돼 있어요.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권력구조 얘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일반인의 동의를 구하기가 힘듭니다."


20대 국회에서 개헌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것이냐,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시기나 방식을 두고도 여야간, 또 대선주자들간 견해차가 뚜렷해 하나의 단일된 의견을 도출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논의의 흐름이 활발하고 국민적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내년 대선을 앞두고 화두로 부상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족집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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