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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윤가은 감독 "생생함 포착하려 즉흥 연기" 06-10 17:26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영화 '우리들'을 보면 11살 소녀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처럼 사실감 있게 그려냈을까, 아역 배우들이 어떻게 이토록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했을까 두 번 놀라게 된다.

영화를 연출한 윤가은 감독을 8일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에서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연기가 처음인 아역 배우들이 기성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촬영 전 3개월간 진행된 워크숍과 촬영 현장에서의 즉흥 연기 덕분이었다고 한다.

윤 감독은 워크숍에서 배우들에게 영화 속 상황을 이야기해주고 즉흥극을 하게 했다.

배우들이 특정 상황에서 어떤 감정으로 연기하고 어떤 목표로 움직여야 하는지 익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촬영 현장에서는 정해진 대본이 없었다. 워크숍 때처럼 장면의 상황만 설명해주고 배우들이 느낀 대로 말하고 행동하게 했다.

윤 감독은 "자신들의 언어로 대사할 때 얻는 순간의 생생함을 포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했다"며 즉흥 연기 연출을 시도한 배경을 설명했다.

배우들에게 전체 영화의 이야기 흐름을 세밀하게 말해주지도 않았다. 자칫 자신이 맡은 역할이 어떤 연기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길까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순간의 자연스러움을 배우들에게서 뽑아내려고 노력했다.

물론 일부 장면에서는 배우들이 글로 쓰인 쪽대본을 암기해 연기했다. 단, 이는 캐릭터와 이야기 흐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경우에 한정됐다.

윤 감독은 "영화의 대사는 배우에게 빚진 것이 많다. 배우들에게 '이런 상황이라면 너는 어떻게 말할 것 같니'라며 많이 물어봤다. 이런 것이 영화의 줄거리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대사 자체를 만드는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11살 소녀들의 우정과 갈등을 그린다. 학교에서 외톨이인 선(최수인)이가 방학식 날 우연히 만난 전학생 지아(설혜인)와 친하게 지내다가 개학하고서 사이가 멀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과 지아 사이가 소원해지게 된 데에는 선을 따돌림 하려는 보라(이서연)의 입김이 작용했다.

영화의 장점은 이 왕따의 가해자도 끌어안으려고 시도한다는 점이다. 극중 보라가 악역이기는 하나 그를 쉽게 미워할 수 없다. 그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제가 당하는 입장이었을 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으나 악한 의도에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이해하고 싶었다"며 "어린 시절에는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관계에서 풀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친구가 그랬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리들'은 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단편 '손님'(2011)에서는 아빠와 외도한 여자의 집을 찾아가는 여고생의 하루를, '콩나물'(2013)에서는 일곱 살 소녀의 심부름 모험담을 담았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이 11살 소녀인 점을 감안하면 아이들에 대한 그의 관심이 높아 보인다.

"어린이 자체가 무한한 가능성이잖아요. 어린이가 어떤 실수를 하든 관객은 그 친구를 응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잘 헤쳐나가기를. 그런 점에서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매력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윤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소원해진 관계를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갖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좋아했던 사람과 멀어지면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데 계속 미워하며 살 수 없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이 힘든 일이기도 하다"며 "관계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다시 시작할 용기를 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른들은 그런 것을 잊고 포기하고 사는 것 같다"며 "하지만 아이였을 때는 힘을 내 다시 부딪혀보려고 한 것 같다. 그런 점을 아이에게서 배울 수 있을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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