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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이슈] 몰카범죄 급증…모호한 기준 탓 판결은 엇갈려 02-02 09:00

<출연 : 연합뉴스TV 사회부 황정현 기자>

최근 10년 사이 몰래카메라 범죄는 20배 가까이 급증했는데요.

처벌 기준이 모호하다보니 사건마다 판결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무죄 선고가 이어지면서 국민 법 감정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사회부 황정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네, 앞서 말씀드린대로 최근 몰카 범죄가 급증하고 있죠.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기자]


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4년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는 6천735건 발생했는데요.

2005년 341건에 비하면 약 20배 급증한 수치입니다.


특히 몰카 사건은 전체 성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0년 1천 건을 넘어선 이후 해마다 1.5배라 늘고 있는데, 2005년 3%에서 2014년 24%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성폭력 범죄자 네명 중 한 명은 몰카 사범인 셈입니다.

[앵커]


네, 그런데 판사의 해석에 따라서 판결 역시 엇갈리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1심과 2심, 대법원 판단이 달랐는데요.

7개월 간 49번이나 몰카를 찍은 20대 남성에 대한 판결이 그것입니다.


사건 내용을 보면, 이 남성은 모르는 여자를 엘리베이터 안까지 뒤따라가 몰래 촬영했는데요.

노출이 거의 없고 특정 부위를 부각시키지 않은 사진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 판결이 났습니다.


문제는 20대 여성 피해자가 신고한 한 장의 사진이었는데요.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가슴을 중심으로 상반신이 촬영됐는데 피해여성의 얼굴은 나오지 않았고, 회색 티셔츠에 레깅스를 입고 있어 외부로 노출된 부위도 없었습니다.


피의자 유모씨는 경찰에서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따라갔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기에 겁이 나 몰래 촬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피해 여성은 "겁이 나서 가만히 있다가 이튿날 CCTV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말했습니다.


2심은 이런 경위에 주목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진이다"라고 봐서 유죄를 선고했는데요.


대법원은 피해자의 주관보다는 사진의 객관적 특성에 중점을 둬서 시야에 통상적으로 들어오는 부분을 촬영했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무죄가 내려진 판결은 또 있었죠? 어떤 내용이가요?

[기자]


네, 몰래 여성의 몸을 찍었어도 대상이 특정 부위가 아니라 전신이라면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이었는데요.


지난해 4월 30대 남성은 지하철역에서 58장의 몰카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가운데 짧은 치마를 입고 다리를 꼬고 앉은 여성 등의 전신을 찍은 사진 16장은 무죄 판단이 내려진 겁니다.


서울 북부지법 박재경 판사는 "노출이 심하다고 해서 평상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의 전신까지 성폭력 처벌법으로 해석하는 건 비논리적 해석"이라면서 "이 사안은 초상권 같은 민사로 풀 문제"라고 해석했습니다.


[앵커]


또 얼마 전 술집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사례 역시 성폭력 처벌법 적용이 되지 않았었죠?

[기자]


네, 작년 3월 20대 남성이 두 차례에 걸쳐 용변을 보는 여성의 모습을 촬영하려고 서울 노원구의 한 주점 화장실에 들어갔는데요.

성폭력 처벌법에 해당되는 공중화장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법 적용은 무죄로 판단한 겁니다.

대신, 법원은 건조물 침입죄로 인정해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검찰은 좀 더 무거운 성범죄를 적용하려 했던 건데요.

법원은 죄형 법정주의에 따라 엄격하게 법규를 해석한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판결이 엇갈리는 걸까요?

[기자]


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모호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현행법상에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을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습니다.


여기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 여부는 피해자 주관이 아닌,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으로 평균적인 사람들의 관점이 기준이 됩니다.

[앵커]


객관적으로, 일반적인 사람들의 관점이란 표현 자체가 추상적인 것 같습니다.

판사들 해석에 따라 판결이 내려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기자]


네, 이 때문에 대법원에서도 나름대로 몇 가지 기준을 판례로 남겨 뒀는데요.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피해자의 옷차림과 노출 정도,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각도, 거리이고요.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판례는 이미 2008년에 나온 것이라서 현재 국민의 법감정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가해자에게는 처벌을 피할 수 있는 요령만 늘 것이고, 피해자 보호와는 더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앵커]


실제로 일선 판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최근 패션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요.

이동통신기기도 발달하면서 촬영문제가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는 상황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 형사처벌 할 수 있는지 구별이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전신촬영을 했어도 부분만 잘라 소장할 수도 있는 거고요.

화질이 좋아 자른 화면도 충분히 원본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거죠.


[앵커]


사실 몰카 사례가 많아서 재판도 많이 이뤄질 것 같은데요.

대법원에서 구체적인 판례를 다시 남기는 건 어려운 일인가요?

[기자]


네, 저도 그 부분이 의문이었는데요.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법원까지 몰카 사건이 올라오는 경우가 매우 적다고 합니다.

피고인과 법정다툼을 벌이는 검사 또한 판례가 여러 개라면 항소를 하겠지만 기준이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에 법적인 다툼을 하기 어렵다는 거죠.


또 카메라 기종을 구체화한다거나, 화소를 정하는 등의 더 구체적인 기준도 잡기 어렵고요.

통상 대법원 판례는 모든 사건에 적용되도록 중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추상적인 면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죄로 선고된 판례들이 현재 국민들의 법 감정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네, 지금까지 사회부 황정현 기자였습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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