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민 아픔 담긴 부산 소막마을 주택 원형 복원
송고시간2023-06-08 17:29
소막사 고쳐 사람들 거주…당시 모습 되찾아 관광자원 활용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일제강점기 수탈 현장이자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의 안식처였던 부산 남구 소막마을의 주택(소막사)이 당시 모습대로 복원됐다.
부산 남구는 8일 오후 우암동 소막사(주택) 원형복원 및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 준공식을 하고 내부를 공개했다.
1924년에 처음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주택은 2018년 국가등록문화재 제715로 지정됐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소를 반출하기 전에 임시로 수용하던 소막사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주택으로 개조한 곳이다.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소를 가두는 공간을 양쪽에 마련한 이 건물을 한국전쟁 당시에는 부산으로 몰려든 피란민들이 살기 위해 임시 주거지로 고쳐 이용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인근에 공장과 항만이 조성되면서 가난한 도시 노동자의 보금자리 역할을 했다.
소막마을에는 이러한 소막사이자 주거지가 19개 동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번에 1개 동을 복원한 것이다.
이번에 복원된 이 주택은 1960년대 모두 26가구 100여명이 공동으로 거주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소막마을의 이러한 형태의 주택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개보수를 거치면서 대부분 원형이 사라진 상태지만. 아직도 일부 주택은 지붕을 소막사 형태로 유지하고 있는 곳도 남아있다.
소막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조재식(64)씨는 "남구 우암동으로 인구가 몰려들면서 한때 초등학교 전교생이 4천명에 달하기도 했고 소막사 지붕 밑을 다락방으로 개조해 셋방으로 활용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마을 과거의 모습이 많이 사라졌지만 이렇게 당시의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복원돼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는 이번에 복원된 주택을 주민들 복합커뮤니티시설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handbrother@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3/06/08 17:2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