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경남농업] ⑬ 창원 수출 으뜸 '파프리카'…99%가 일본으로
송고시간2023-05-21 09:00
노동력 부족 극복·작업과정 효율화…농가 대부분 자동화 시스템 갖춰
시, 파프리카 수출 등에 힘입어 경남도 농식품 수출탑 최우수 선정
[※ 편집자 주 = 우리나라 농업은 농업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에 직면하면서 지역을 불문하고 녹록지 않은 실정입니다. 경남에서도 농업인력과 경지면적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신선 농산물의 수출 실적은 국내 최상위권에 속하는 등 농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자체와 농협, 농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농가를 살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작물을 소개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농업 현장의 모습을 매주 한 차례 소개합니다.]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창원에서 생산된 파프리카는 지역에서 으뜸가는 수출 농산물이다.
실제 생산량의 99.8%가 일본 시장으로 수출돼 소비된다.
지역의 파프리카 농가들은 노동력 부족을 극복하고 작업 과정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시설 현대화 작업 등으로 파프리카 생산·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원수(47)씨는 현재 마산합포구 진동면과 진북면에 있는 각각 6천100평, 2천700평 규모 온실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한다.
이들 온실에는 모두 자동화 시스템(지능형 농장·스마트팜)이 도입돼 있어 온·습도부터 난방 등까지 손쉽게 조절·관리가 가능하다.
김씨는 일찍이 15년 전 무렵부터 진북면 온실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2018년 진동면에 유리온실을 새로 건립하면서 최신식 스마트팜 시설을 도입했다.
김씨는 "온실 내 희망 온도를 설정해두면, 시설이 그 온도에 맞게 돌아간다"며 "희망 온도보다 더울 경우에는 자동으로 천창(지붕 창문)을 열어 온도를 낮추고, 겨울철 혹한기에는 자동으로 보온커튼을 쳐서 희망 온도를 유지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밖에도 작물이 열매를 잘 맺도록 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적정량 공급, 비료액 공급 등도 자동으로 진행된다"며 "초등학교 다닐 때 농사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너무 힘드니까 '농사는 안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하고는 확연히 다른 농업환경 속에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웃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육묘장 파종, 모종 정식(심는 일) 등을 거쳐 생산(수확)에 이르기까지 파프리카 재배 전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아예 가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직립하며 자라는 작물이어서 1∼2주에 한 번 줄에 매달아 넘어지지 않게 고정하고 잔가지를 쳐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수확하는 작업 역시 여전히 사람 손이 필요하다. 김씨는 이들 작업은 외국인 인력을 확보해 해결하고 있다.
수확을 마친 파프리카는 선별작업을 거쳐 전량 일본으로 수출된다.
김씨는 "일본 수출이 20년 가까이 됐는데, 생산량에 따라 가격 등락이 심한 국내시장에 비해 보다 안정적으로 농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며 "게다가 일본에서는 파프리카의 경우 80∼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가까운 한국산 파프리카를 선호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씨 농가처럼 창원에서 수출용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농가는 29곳 상당이다.
농가 대부분이 온·습도 자동 제어 등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들 농가에서는 매년 총 4천t 안팎의 파프리카를 생산해 1천만달러 안팎의 수출실적을 거두고 있다. 생산량의 99.8%가 일본 시장에서 소비된다.
창원시는 파프리카 수출 실적 등에 힘입어 역대 처음으로 올해 경남도 제27회 농식품 수출탑 최우수 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파프리카 수출실적이 주춤했지만, 엔데믹 전환 등으로 올해 수출시장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창원시는 기대한다.
창원시는 최근 일본 내수경기 침체 및 엔화 가치 하락 등을 고려해 중국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21일 "창원의 수출 농산물 중에서는 파프리카가 단연 두각을 보인다"며 "시는 지역 대표 농산물 육성을 위해 시설 지원은 물론이고 수출물류비·공동 선별비 등 지원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프리카는 비타민 A·C·B6와 칼륨,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하다.
면역력 강화, 눈 건강 개선, 혈압 조절, 항암 작용 등의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각종 요리 재료와 건강식 등에 활용된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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