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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honey] 번잡함은 싫다…일본 아오모리로 떠난 힐링 여행 ①

송고시간2023-03-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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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하늘길이 열린 후 일본을 찾는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행 목적지도 기존의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조용한 지방 도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일본 혼슈의 최북단인 아오모리현은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숨은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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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의 최고봉인 이와키산. [사진/조보희 기자]

아오모리의 최고봉인 이와키산. [사진/조보희 기자]

(아오모리=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하늘길이 열린 후 일본을 찾는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행 목적지도 기존의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조용한 지방 도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일본 혼슈의 최북단인 아오모리현은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숨은 여행지다.

아오모리 곳곳에 있는 온천과 미술관들은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들의 몸과 정신을 치유한다.

오전에는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정신을 치유하고, 오후에는 후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근 채 힐링할 수 있다.

◇ 깊은 휴식과 입의 즐거움을 채워주는 료칸여행

일본여행이라고 하면 전통 료칸(旅館)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의 '여관'이 다소 낙후되고 저렴한 업소를 지칭하는 어휘로 쓰이지만, 일본의 료칸은 서양의 호텔에 대응하는 일본식 고급 숙박 시설의 이미지가 강하다.

료칸은 객실에 다다미가 깔려 있고, 일본 전통식 코스요리인 가이세키(懷石) 요리와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욕장을 갖추고 있다.

호시노 리조트 아오모리야의 노천탕. [사진/아오모리현 서울사무소 제공]

호시노 리조트 아오모리야의 노천탕. [사진/아오모리현 서울사무소 제공]

사과 산지로 이름난 일본 혼슈 최북단의 아오모리현을 찾는다면 낮에는 아오모리 현립미술관이나 도와다시 현대미술관에 들러 명작을 감상하고 점심은 시내 맛집에서, 저녁은 료칸에서 유카타(가운 형태의 일본 전통의상)로 갈아입고 온천욕을 한 뒤 맛있는 현지 전통음식과 함께 네부타 축제 공연을 감상하는 코스로 알찬 일정을 짤 수 있다.

도와다시 현대미술관 [사진/조보희 기자]

도와다시 현대미술관 [사진/조보희 기자]

최근 우리나라 물가가 폭등한 데 비해 일본 물가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상태다.

필자도 오래전 일본 출장을 갔을 때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다녀올 수 있었다.

아오모리 현립미술관의 샤갈(왼쪽)과 나라 요시토모 작품. [사진/조보희 기자]

아오모리 현립미술관의 샤갈(왼쪽)과 나라 요시토모 작품. [사진/조보희 기자]

쓰가루 해협을 사이에 두고 홋카이도와 마주 보고 있는 아오모리는 '푸른 숲'(靑森)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청정한 자연경관을 품고 있다.

◇ 호시노 리조트 아오모리야

호시노그룹이 아오모리에 운영하는 3개 료칸 중 하나인 아오모리야는 22만여 평의 넓은 공원 부지에 들어서 있다.

넓은 호수와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구 시부사와 저택', 그리고 말 사육장도 있다.

공원을 도는 마차 체험도 가능하다.

아오모리야 공원 호수. [사진/조보희 기자]

아오모리야 공원 호수. [사진/조보희 기자]

고풍스럽고 차분한 일본 스타일의 리셉션을 지나 지하 복도로 들어서면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 장식을 만날 수 있다.

수많은 등불이 천장과 복도 양쪽으로 걸려 있다.

네부타 축제는 도호쿠 지방 3대 축제 중 하나로 지금은 일본을 대표하는 불 축제다.

매년 8월에 개최되며, 일본 전국과 세계에서 3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

체크인 후 객실에 비치된 유카타로 갈아입고 바구니에 수건을 담아 온천으로 가는 게 제1락이다.

편안한 복장에 목욕 바구니까지 갖추니 휴일 동네 목욕탕 갈 때처럼 편안하고 여유롭다.

실내탕과 노천탕에, 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야외 족욕탕까지 완비돼 있으니 충분한 온천욕으로 쌓인 독소를 뽑아내고 뽀얀 피부를 찾는 데 힘들이지 않아도 된다.

아침에 기상하면 부스스한 얼굴이라도 부끄러워 말고 또다시 뽀얀 온천욕으로 원기를 회복할 수 있다.

아오모리야의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 장식. [사진/조보희 기자]

아오모리야의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 장식. [사진/조보희 기자]

제2락은 농가의 부엌을 이미지화한 옛 민가풍의 레스토랑에서 먹는 저녁 식사다.

'어머니의 따스한 밥'을 콘셉트로 일본과 중국, 서양식 등 다양한 요리가 차려진 뷔페에서 마음껏 식욕을 채울 수 있다.

여행 중 즐거움을 더해주는 현지 음식. [사진/조보희 기자]

여행 중 즐거움을 더해주는 현지 음식. [사진/조보희 기자]

제3락은 저녁 식사 후 즐기는 네부타 축제 공연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불 축제로 유명한 네부타 축제를 재해석한 공연을 료칸 직원들이 연습해 보여준다.

아오모리야의 네부타 축제 공연. [사진/조보희 기자]

아오모리야의 네부타 축제 공연. [사진/조보희 기자]

이 축제를 연중 체험하고 네부타 수레를 볼 수 있도록 상설 전시한 곳이 네부타 뮤지움인 히로사키 네부타무라이다.

이곳에서는 네부타의 역사와 개요를 한국어 설명으로 들을 수 있다.

북 치기도 경험할 수 있다.

◇ 그란멜 산카이소

아오모리에는 동해를 독차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료칸이 있다.

노천탕에서 동해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그란멜 산카이소다.

객실의 반은 이와키산을 조망하고 나머지 반은 바다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동해 바다는 일출의 성지지만, 일본에서 바라보는 동해는 석양 맛집이다.

저녁에는 카이세키 산해진미와 이 지역 전통악기인 츠가루샤미센 연주를 들으면서 힐링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동해를 볼 수 있는 그란멜 산카이소 노천탕.[사진/아오모리현 서울사무소 제공]

동해를 볼 수 있는 그란멜 산카이소 노천탕.[사진/아오모리현 서울사무소 제공]

◇ 사과 주산지 아오모리

아오모리는 사과 주산지로 일본 내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래서 식품이나 장식물, 생활용품들이 사과와 관련된 것이 많다.

도와다 현대미술관 입구에는 사과 조각 작품이 서 있고, 도로의 펜스에는 사과 모양의 도안이 들어있다.

유명 식당의 파이에는 사과가 잔뜩 들어 있고, 도심 쇼핑센터나 공항 면세점에서는 사과잼, 시드레(사과 스파클링 와인) 등 다양한 사과 제품을 판다.

아오모리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아이스크림 가게와 사과 모형. [사진/조보희 기자]

아오모리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아이스크림 가게와 사과 모형. [사진/조보희 기자]

아오모리의 도로를 달리다 보면 드넓은 평야 위에 솟은 산세가 마치 후지산을 닮아 '쓰가루의 후지'라 불리는 눈 덮인 이와키산을 볼 수 있다.

해발 1,625m로 아오모리의 최고봉이자 상징이기도 하다.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이와키산. [사진/조보희 기자]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이와키산. [사진/조보희 기자]

이와키산 구릉에는 사과밭이 펼쳐져 있다.

가지가 넓게 펼쳐지고 줄기가 굵은 사과나무는 농부들의 땀과 함께 아오모리를 지탱해온 버팀목이었으리라. 우리나라에서 8월쯤 많이 먹는 푸른색 아오리 사과가 개발된 곳이 이곳 아오모리이다.

사과 주산지답게 도로변에서 사과밭을 많이 볼 수 있다. [사진/조보희 기자]

사과 주산지답게 도로변에서 사과밭을 많이 볼 수 있다. [사진/조보희 기자]

10여년 전 인상 깊게 읽은 책 '기적의 사과'가 기억난다.

사과나무는 병충해가 많이 발생해 농약 없이는 재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과뿐 아니라 대부분의 과일이 대량 재배 이후 농약 없이 재배하기는 어렵다.

아오모리 농부의 무농약 사과 재배를 다룬 책 '기적의 사과'. [사진/조보희 기자]

아오모리 농부의 무농약 사과 재배를 다룬 책 '기적의 사과'. [사진/조보희 기자]

이런 현실에서 농약에 예민한 아내를 위해 무농약 사과 재배를 시작한 기무라 아키노리라는 농부 이야기다.

기무라 씨는 숱한 주변의 비아냥과 난관을 이겨내고 9년 만에 사과 수확에 성공했다.

이렇게 재배한 사과는 크기는 작지만, 맛이 달고 오래 두어도 썩지 않는 사과로 유명해졌다.

기무라 씨는 전 세계를 돌면서 자신의 사과 재배법을 강의했다.

2009년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해 농부들에게 자기 경험을 강의하기도 했다.

기무라 씨는 무농약 재배를 시작한 지 5년이 되도록 아무런 성과가 없자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뒷산에 올랐다가 야생의 나무는 뿌리가 튼실해 농약 없이도 잘 자란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사과나무도 뿌리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마음을 고쳐잡은 끝에 결실을 맺었다.

그런 기무라 씨의 사과 농장이 있고 그때 올라간 산이 바로 이와키산이다.

jo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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