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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 타르·더 웨일…오스카 주연상 유력 후보작 개봉

송고시간2023-02-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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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 남녀주연상을 품에 안은 두 사람은 내달 개최 예정인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도 유력한 주연상 후보로 거론된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예상 후보 1순위는 브렌던 프레이저다.

이뿐만 아니라 'TAR 타르'는 올해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포함해 작품상·감독상·각본상·촬영상·편집상 등 6개 부문, '더 웨일'은 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분장상 등 3개 부문 후보로 꼽히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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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블란쳇, 천재 지휘자로 변신…10여 분 롱테이크 연기 주목

272㎏ 거구 연기한 브렌던 프레이저, 파란만장 개인사 딛고 화려한 부활

영화 'TAR 타르'(왼쪽)와 '더 웨일'(오른쪽)
영화 'TAR 타르'(왼쪽)와 '더 웨일'(오른쪽)

[유니버설 픽쳐스·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브렌던 프레이저와 케이트 블란쳇. 지난달 미국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 남녀주연상을 품에 안은 두 사람은 내달 개최 예정인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도 유력한 주연상 후보로 거론된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예상 후보 1순위는 브렌던 프레이저다. 케이트 블란쳇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량쯔충(양자경)에 이어 수상 가능성이 높은 배우로 꼽혔다.

케이트 블란쳇은 'TAR 타르'에서 천재 마에스트로 리디아 타르를, 브렌던 프레이저는 '더 웨일'에서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는 272㎏ 거구 찰리를 연기했다. 두 사람은 이번 작품으로 각각 60여 개 시상식의 연기상 부문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금까지 20개가 넘는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뿐만 아니라 'TAR 타르'는 올해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포함해 작품상·감독상·각본상·촬영상·편집상 등 6개 부문, '더 웨일'은 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분장상 등 3개 부문 후보로 꼽히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 케이트 블란쳇의 괴물 같은 연기 돋보이는 'TAR 타르'

영화 'TAR 타르'
영화 'TAR 타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AR 타르'는 천재적인 재능으로 정상에 오른 마에스트로 리디아 타르(케이트 블란쳇 분)의 추락을 그린다.

타르는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수석 지휘자이자 에미상·그래미상·아카데미상·토니상 등 4개 상을 거머쥔 'EGOT'의 멤버이기도 하다. 커리어의 정점에 서 있던 그는 자신이 설립한 재단 회원인 크리스타(실비아 플로테)의 자살과 연관이 있다는 혐의를 받으며 무너지기 시작한다.

영화는 유명 지휘자인 리디아 타르가 가진 권력과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타르는 남성 위주인 클래식 음악계에서 여성이자 레즈비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한 번도 약자의 위치에 선 적이 없다. 클래식계에서 여성에게 덧입혀지는 고정관념에 대한 질문에 '나는 불만이 없다'고 답하고,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재단의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다. 대학 특강에서 '바흐는 여성 혐오적 삶을 살았다'는 한 학생에게 거친 말로 반박하기도 한다.

영화 'TAR 타르'
영화 'TAR 타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케이트 블란쳇은 지휘와 독일어, 피아노 연주법까지 익혀가며 리디아 타르라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특히 롱테이크로 촬영된 줄리아드 음대에서 강연 장면에서는 10여 분 동안 괴물 같은 연기력으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연출을 맡은 토드 필드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케이트 블란쳇 없이는 이 영화를 만들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케이트 블란쳇은 감독의 말처럼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으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TAR 타르'는 필드 감독의 16년 만의 연출 복귀작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음악 감독이기도 한 존 모세리, 실제 독일 오케스트라 단원의 이야기를 통해 클래식 음악계의 현실적인 모습을 스크린에 구현해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어린 시절의 목표를 위해 매진하고, 그것을 이뤄낸 후 꿈이 악몽으로 변하는 캐릭터에 대해 생각했다"며 "무대 위와 아래 모두에 존재하는 권력 구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 브렌던 프레이저의 르네상스 신호탄 쏘아 올린 '더 웨일'

영화 '더 웨일'
영화 '더 웨일'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한 '더 웨일'은 연인의 죽음 이후 자신을 스스로 방치·학대한 끝에 272㎏ 체중을 갖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거대한 몸집 때문에 홀로 일어서기조차 힘든 찰리(브렌던 프레이저)는 간호사 친구 리즈(홍 차우)로부터 울혈성 심부전 진단을 받는다. 리즈는 이대로 있으면 일주일 내로 죽는다고 말하지만, 찰리는 건강보험이 없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병원에 가기를 거부한다.

과거 야간학교에서 만난 제자와 사랑에 빠져 가족을 떠났던 그는 죽음을 앞두고 딸 엘리(세이디 싱크)를 집으로 부른다. 아빠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타인을 향한 분노로 감추고 있는 엘리는 날 선 말들로 찰리에게 상처를 주려 하지만, 찰리는 "더 바랄 게 없는 멋진 딸"이라며 엘리를 사랑으로 감싼다.

타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늘 달고 살면서도 자신에게는 극단적인 폭식으로 해를 가하는 찰리,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남들에게 가시를 세우는 엘리, 유일한 친구인 찰리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그의 곁에 있기 위해 치킨·샌드위치 따위의 음식을 계속 주는 리즈. 자신의 고통과 슬픔을 옳지 못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이 인물들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삶이 가진 의미를 고찰하게 만든다.

브렌던 프레이저는 크리틱스초이스 수상 당시 "'더 웨일'은 사랑과 구원에 관한 이야기"라며 "찰리처럼 고통받거나 어두운 바다에 있다고 느끼는 분이 계신다면 당신도 두 발로 서서 빛을 향해 나아갈 힘을 가지고 있고,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더 웨일'
영화 '더 웨일'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더 웨일'은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브렌던 프레이저의 화려한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린 작품이다. 영화 '미이라' 시리즈로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그는 촬영 중에 생긴 부상으로 인한 수술, 할리우드 고위급 인사의 성추행, 이혼 등으로 정신·육체적 고통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은 브렌던 프레이저가 출연한 저예산 남미 영화 예고편을 본 뒤 그를 만나 캐스팅을 제안했고, 두 사람은 이 작품을 통해 '브레네상스'(브렌던과 르네상스의 합성어) 시대를 열게 됐다.

브렌던 프레이저의 연기는 보철 분장으로 만들어진 축 늘어진 가슴과 배, 퉁퉁 부은 다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의 커다란 눈동자는 생에 대한 의지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다는 자포자기의 심정, 지나간 삶에 대한 회한, 딸에 대한 애틋한 사랑 등 찰리의 복합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투명한 창 역할 한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홍 차우,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세이디 싱크의 연기도 발군이다.

▲ 'TAR 타르' = 22일 개봉. 158분. 15세 관람가.

▲ '더 웨일' = 내달 1일 개봉. 117분. 15세 관람가.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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