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송환된 김성태 '금고지기'…金 실소유 투자조합의 대주주
송고시간2023-02-11 10:51
쌍방울 전 재경총괄본부장…대북송금·변호사비 대납 의혹 '키맨'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금고지기이자 매제인 김모 씨가 11일 국내로 송환되면서 그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영종도=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대북송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의 금고지기이자 매제인 쌍방울 그룹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가 해외 도피 9개월 만인 1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2.11 pdj6635@yna.co.kr
김씨는 10년 넘게 쌍방울 그룹에서 재경총괄본부장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계열사 간 복잡한 자금 흐름을 꿰고 있다 보니 거액의 대북 송금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등 쌍방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할 중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이 세운 페이퍼컴퍼니(SPC) 두 곳에서 대북 송금 비용을 조달하는 과정에 관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4월과 같은해 11월에 각각 경기도의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의 방북 지원비 300만 달러 등 북측에 보낸 800만 달러를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대여한 뒤 변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빌린 돈을 업무 목적으로 사용했다며 횡령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검찰 조사에서 "회사 자금 흐름의 구체적인 내용은 김씨가 잘 알고 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의 개인 투자회사로 알려진 '베스트마스터1호투자조합'의 대주주로, 김 전 회장의 자산을 관리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 투자조합은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현 SBW생명과학)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나노스는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이뤄진 2019년 희토류 등 북한 광물 사업권을 약정받으면서 '대북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했고, 쌍방울은 당시 나노스로부터 인수한 전환사채(CB)에 대한 전환 청구권을 행사해 최초 투자액의 약 7배인 1천500억여원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페이퍼컴퍼니 등을 이용해 회삿돈을 횡령 및 배임한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김씨가 대주주로 있는 투자조합의 자금 흐름도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영종도=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대북송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의 금고지기이자 매제인 쌍방울 그룹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가 해외 도피 9개월 만인 1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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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김씨는 검찰이 수사 중인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규명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쌍방울이 전환사채의 편법 발행과 유통 과정 등에서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으로 이 대표 변호사비를 대납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기업 자금을 관리한 김씨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전 회장은 대북 송금 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김씨는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지난해 5월 말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도피 7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초 태국 파타야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송환을 거부하던 중 이달 7일 파타야 지방법원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벌금 4천밧(15만원)을 선고받은 뒤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김씨에게 "한국으로 들어와 횡령 등 오해를 풀어달라"며 입국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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