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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쌍방울 대북 컨소시엄" vs "협력사업 같이 논의 안해"

송고시간2023-02-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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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재판에서는 최근 불거진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을 둘러싼 경기도와의 연관성이 쟁점이 됐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의 한 호텔에서 쌍방울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간 남북협력사업 합의서를 체결할 당시 사진 두 장을 나란히 제시했다.

검찰은 "쌍방울과 경기도, 북한 측 인사가 한 데 모여 도와 쌍방울의 컨소시엄 구성, 남북협력사업 자금 조달 방법 등을 협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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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부지사 공판서 '쌍방울·경기도 대북 연관성' 공방

검찰 "김성혜 화내자 김성태 스마트팜 대납"…변호인 "도 기금 예산 편성"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3일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재판에서는 최근 불거진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을 둘러싼 경기도와의 연관성이 쟁점이 됐다.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수원=연합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9월 2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2.9.27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의 한 호텔에서 쌍방울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간 남북협력사업 합의서를 체결할 당시 사진 두 장을 나란히 제시했다.

왼쪽 사진에는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북한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이 각자 테이블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있다.

오른쪽 사진에는 쌍방울 CFO인 A씨가 북한 측 인사에게 협력사업 자금 조달 방법을 화이트보드에 작성해가며 설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진에는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은 없었다.

검찰은 "쌍방울과 경기도, 북한 측 인사가 한 데 모여 도와 쌍방울의 컨소시엄 구성, 남북협력사업 자금 조달 방법 등을 협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국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입국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영종도=연합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1.17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오른쪽 사진에 이 전 부지사와 김 회장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전에 이미 충분한 논의가 돼 추가적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자리를 비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은 "쌍방울 임원은 이 자리에서 도와 쌍방울이 컨소시엄을 꾸려 대북사업을 하기로 해 쌍방울이 사업 우선권을 가졌다. 투자금을 많이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며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서 다자간 컨소시엄 50%, 자체 조달 30%, 기금 20%라고 설명했다"고 말하며 안 회장에게 "이 내용이 맞느냐"고 질문했다.

안 회장은 "자세한 건 기억나지 않는다"며 "경기도와 합작할 것이라는 내용은 설명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경기도가 작성한 당시 이 전 부지사의 중국 출장 보고서도 제시했다.

해당 문서에는 '경기도 국내 기업 간 북한 공동진출 방안 협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검찰은 안 회장에게 "도는 쌍방울과 북한 공동진출 방안을 협의했다고 스스로 내부 보고서에 적은 것으로 보인다. 공동 컨소시엄 형태가 맞느냐"고 재차 물었고 안 회장은 "서로 돕는다고 했다"고 답했다.

수원지검
수원지검

(수원=연합뉴스) 지난달 16일 오후 수원지방검찰청 모습. 2023.1.16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검찰 측 신문에 변호인 측은 '도와 쌍방울의 대북사업은 별개로 진행된 것'이라는 취지로 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사는 앞서 검찰이 제시한 사진 두 장의 시간순서가 잘못됐다며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는 그날 같은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국했다. 둘은 회의가 시작된 뒤인 오후 3시 45분에 공항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때문에 쌍방울 임원이 북한 측 인사에게 자금조달을 설명하는 회의 자리에는 김 전 회장, 이 전 부지사가 못 들어갔고, 검찰이 제시한 왼쪽 사진처럼 뒤늦게 들어가 인사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회장에게 "쌍방울이 먼저 북한과 회의하고 그 뒤에 도와 북한 간 회의가 예정됐던 거가 맞느냐"고 물었고 안 회장은 "순서는 그렇다. 따로 기획됐다"고 답했다.

2018년 12월 김성혜 당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겸 조선아태위 실장이 '이화영이 스마트팜 사업 지원하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김 전 회장에게 500만불을 대신 내달라고 요구했다고 알려진 내용에 대한 변호인 측 반박도 이어졌다.

이 전 부지사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는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측 변호인은 2018년 10월 31일자 경기도 업무보고, 2019년 1월 11일자 이 전 부지사가 서명한 '경기도의 북측 공동 협력사업 제안서(수신 조선아태위)', 2019년 4월경 이재명 당시 도지사가 서명한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공동기념행상 공동주최 요청(수신 조선아태위)' 편지 등을 차례로 제시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 출석하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
구속 전 피의자심문 출석하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2.9.27 xanadu@yna.co.kr

해당 문서에는 스마트팜을 포함한 농림복합형 시범마을 사업 79억원 등 북한에 제안하는 사업 규모가 제시되어 있다.

또 도의회에 보고된 2021년 경기도 남북교류협력기금 지출서엔 2021년 스마트팜 사업비로 5억원이 책정돼 있다.

방 부회장 변호사는 "도가 북한과 스마트팜 지원 사업을 2018년 10월 협의하고 그 뒤로 계속해서 사업을 추진하고 예산도 편성했는데, 협의 두 달 만에 김성혜가 화를 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안 회장에게 물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사도 "경기도에서 북에 뭘 주려면 기안, 도지사 보고, 검토, 도의회 승인 등 최소 1년 가까이 걸릴 텐데 두 달 만에 약속 안 지켜서 김성혜가 불만 터트렸다는 게 이상하지않느냐?"라고 질의했다.

김성혜가 화를 내자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500만불을 보냈다는 것이 정황상 맞지 않고 사실도 아니라는 게 변호인 측 취지다.

안 회장은 이에 대해 "경기도 절차나 자세한 예산 편성 내용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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