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기현 "안철수가 손댄 당은 다 망해…尹과도 결이 달라"
송고시간2023-02-02 12:10
"나경원에 집단린치? 본인이 원인 제공자…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상향식 공천하되 대통령 의견도 수렴…현역의원 성과평가 하겠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슬기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후보로 2일 등록한 김기현 의원은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그분이 손댄 당은 다 망하지 않았나. 남아 있는 정당이 있나"라며 "그런 리더십을 갖고 어떻게 이 큰 정당, 여당을 이끌어나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과거 국민의당 창당, 당 대표 경험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데 대해 "당 대표를 한 뒤 당이 망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자랑이 될 수 있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내년 총선 공천에서 '상향식 공천'을 강조하면서도 "대통령의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우리 당의 '1호 당원'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이 가진 역할은 일반 당원 중 하나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2.2 uwg806@yna.co.kr
--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어떻게 보나.
▲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과정에서의 지지층 동요나 반발심리가 반영되지 않았을까.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결을 달리하는, 조금 불편할 수 있는 관계다. 유 전 의원의 불출마에 따라서 (유 전 의원을 지지하는) 그런 사람들은 안 후보와 결이 비슷하니 그 쪽을 좀 더 선호할 수 있다. 안 후보가 대통령과 조금 결이 다르다.
-- 지지층 여론조사와 당원 표심은 다르다고 보나.
▲ 당연히 다르다.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주민등록 거주지 인구수 할당으로 표본을 정하는데, 우리 당의 당원 구성은 수도권이 37%, 영남이 41%다. 세대나 남녀 구성도 마찬가지다.
-- 안 후보는 '대통령·당대표·원내대표가 모두 법조인인 정당에 무슨 희망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 아직도 내가 법조인으로 보이나. 그렇게 따지면 대학생 출신이기도 하다. 나는 입법·사법·행정을 다 거쳤지만, 안 후보는 종합행정을 해본 적이 없다.
--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내세웠는데, 유승민·이준석·나경원·안철수 모두 대상인가.
▲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어떤 분이라도, 심지어 우리 당이 아니라고 해도 누구든 '연포탕'을 하겠다.
-- 이준석 전 대표에 수도권 선대위원장을 맡길 수도 있나.
▲ 이 전 대표는 당원권이 정지돼 있고, 사법적 문제가 아직 진행 중이다.
-- 당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으로 풀 수도 있지 않나.
▲ 그렇지 않다. 이 전 대표 죄명이 '무고'다. 무고죄가 인정된다는 것은, 그 앞에 전제된 사실(성매매 관련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쉽게 혐의 내용과 상관 없이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2.2 uwg806@yna.co.kr
-- 나 전 의원 불출마에 친윤 세력의 영향력 행사는 '연포탕' 기조와 배치되는 것 아닌가.
▲ 영향력을 행사하면 전부 나쁜 건가. 의원들이 각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그런 지적은 동의하기 어렵다.
-- 초선의원들의 집단 성명은 어떻게 평가하나.
▲ 나 전 의원은 대통령의 '해임'이란 의사결정을 자기 마음대로 재단해 해석했다는 원인 행위가 있었다. 나 전 의원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 집단린치인가. 대통령은 '동네북'처럼 계속 맞아도 입을 닫고 있어야 하나.
-- 상향식 공천을 한다고 했는데, 대통령의 의견은 어떻게 하나.
▲ 대통령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 대통령이 가진 역할과 역량은 일반 당원 중 하나가 아니다.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끝이고 당은 따로라는 것은 잘못된 말이다. 우리는 운명공동체다.
-- 김장연대는 이제 철이 지났나.
▲ 김장이 숙성되고 있지 않나. 풋김치 잠시 먹었다가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김치만 내놓고 먹으라면 안 된다.
-- 당 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할 개혁안은.
▲ 일하는 시스템이 개편돼야 한다. 여당의 존재감이 희미해져 있다. 정부와의 관계에서도 정책 주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임시체제(비대위)가 갖고 있는 숙명적 한계다. 정규체제가 되면 당이 정국 장악력과 정책 주도력을 회복해야 한다. 당 정책위를 강화하겠다. 민생현안을 푸는 데 있어선 국회의원이 최고다. 한 명 한 명 전사로 만들고, 성과를 평가하겠다.
-- 현역의원 공천 평가지표로 쓰이나.
▲ 어느 직종이든 성과 평가는 당연한 것이다.
-- 평가가 나쁜 현역의원은 공천 탈락을 각오하라는 뜻인가.
▲ 나는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 민생현안 관련, 최대 이슈인 난방비 문제는.
▲ 근본적으로 가스요금 책정 자체가 문재인 정부에서 정치적 이유 때문에 강제로 저지되면서 폭탄을 (윤석열 정부로) 넘긴 거다. 어쨌든 취약계층은 극심한 난방비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중산층도 어느 정도 수준에서 국가 지원은 부득이하다.
--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은.
▲ 수혜계층(노인층)과 충분한 교감을 거쳐야 한다. 굉장히 민감하지만, 계속 떠안고 갈 수도 없다. 세대 갈등 이슈이기도 하다. 사회적 배려의 차원도 있기 때문에 잘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 세 과시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있다.
▲ 사람이 모이는 걸 세 과시라고 비판하면, 사람이 안 모이는 게 정상인가. 사람을 모을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 트집을 잡는 것이다.
-- 안철수 후보와 네거티브전으로 흐를 조짐이다.
▲ 안 후보가 계속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 나보고 진흙탕이라고 하지 않았나. (안 후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수없이 많은데 참는 것이다. 김연경·남진 사진 논란도 진실과 상관없이 민주당식 사고방식을 갖고 비난한다. 우리 당이 맞나.
-- 굳이 홍보성으로 사진을 왜 올렸느냐는 지적도 있다.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 그런 지적에 대해선 찬반이 있을 수 있다. 남진·김연경에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러나 지인을 통해 사진을 받았고, 처음에는 (페이스북 글) 초안으로 키워드를 보내주고, 좀 더 완성된 문안도 보내서 '괜찮다. 올려도 된다'는 답변을 전달받았다.
-- 게시물을 삭제하고 털어버릴 의향은.
▲ 왜 내리나. 내가 거짓말을 한 게 없는데.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2.2 uwg80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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