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해녀 절반은 70세 이상 고령…미역·성게가 주 수입원(종합)
송고시간2023-01-30 11:24
경북도 실태조사…60%는 "10년 이내에 그만둘 것"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 동해안 해녀의 절반이 70세 이상 고령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녀들의 주 수입원은 미역과 성게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경북도에 따르면 나잠어업인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9월 5일부터 10월 28일까지 시행한 조사 결과 이렇게 나왔다.
나잠어업은 산소 공급 장치 없이 잠수한 후 낫·호미·칼 등을 사용해 패류, 해조류 등 수산동식물을 포획하거나 채취하는 어로 방법이다.
도는 2021년 12월 말 기준 도내 나잠어업을 등록한 어업인 1천370명 가운데 2021년 한 해 동안 나잠어업을 수행한 1천52명(응답자 952명)을 상대로 방문 면접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나잠어업 활동으로 채취한 수산물 가운데 판매금액이 가장 많았던 품목에 관한 질문에 75.7%가 미역을 꼽았다. 성게(21.3%), 전복(1.5%), 해삼(0.7%) 등이 뒤를 이었다.
조사대상 가운데 여성이 85.0%를 차지했으며 연령대별로는 70∼79세가 43.9%, 60∼69세 37.0%, 80세 이상 9.2% 등이었다. 전체의 53.1%가 70세가 넘는 것이다.
나잠어업 종사 기간은 40년 이상 64.1%, 30∼40년 미만 15.7%, 10년 미만 7.6% 등으로 평균 종사 기간은 40.5년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나잠어업을 얼마나 계속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32.8%가 5∼10년 미만, 27.0%가 1∼5년 미만, 26.5%가 10∼15년 미만 등으로 답했다.
2021년 한 해 동안 나잠어업을 통해 채취한 수산물의 평가금액(판매·자체 소비 등)을 살펴보면 500만 원 미만 36.9%, 500만∼1천만 원 미만 35.8%, 1천만∼1천500만 원 미만 16.0%, 1천500만∼2천만 원 미만 8.5%, 2천만∼2천500만 원 미만 1.7% 등 순이었다.
월평균 작업 일수는 7.1일로 1일 평균 3.5시간을 작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해녀들이 고령으로 인해 작업하는 날이 많지 않고, 이에 따라 채취한 수산물 평가금액도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나잠어업에 따른 반복적인 동작과 잠수, 불편한 자세 등으로 발생한 주요 질병(복수 응답)으로는 관절염 등 근골격계질환(75.0%), 귀통증(41.5%), 어지러움·현기증(34.7%) 등을 꼽았다.
나잠어업 활동 시 어려운 점(복수 응답)으로는 수산자원 도둑채취(51.4%), 바다 환경 변화(46.0%), 고령 등으로 인한 건강 및 체력 저하(31.5%), 잠수로 인한 질병( 27.6%), 조업 중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20.7%) 등을 들었다.
해녀들은 잠수복 등 잠수 도구 구매비(69.1%·복수 응답), 나잠어업인 은퇴수당(49.2%), 의료비·의료보험(41.6%), 나잠어업인 복지시(12.1%) 등을 경북도에서 지원받기를 희망했다.
도는 어촌 고령화, 소득 감소 등으로 해녀가 사라져가자 나잠어업인 보전과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했다.
최순규 경북도 빅데이터과장은 "처음 실시한 나잠어업 실태조사로 맞춤형 정책을 펼칠 통계 자료를 구축했다"며 "앞으로도 지역맞춤형 통계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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