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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올해부터 '정치적 발언 금지'…"드라이버 입 막는다" 비판

송고시간2023-01-25 12:25

인권 문제 적극 목소리 내는 해밀턴 겨냥했다는 의혹도

'BLM 마스크' 쓴 해밀턴
'BLM 마스크' 쓴 해밀턴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세계 최고 자동차 경주 대회 포뮬러원(F1)이 드라이버의 '말할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25일(한국시간) F1을 주관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에 따르면 드라이버의 정치적 발언 금지를 골자로 하는 새 규정을 지난해 말 제정해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FIA가 사전에 승인하지 않는 이상, FIA의 중립 원칙에 위배되는 정치적, 종교적, 개인적 논평이나 발언을 작성하거나 공연히 드러내는 것을 금지한다"고 돼 있다.

FIA는 이를 위반할 경우 이뤄질 징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지만, 출전 금지 등의 제재가 뒤따를 것으로 레이싱계는 이해하고 있다.

무릎 꿇기 퍼포먼스 하는 해밀턴과 F1 드라이버들
무릎 꿇기 퍼포먼스 하는 해밀턴과 F1 드라이버들

[EPA=연합뉴스]

F1의 스타 드라이버들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잦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7차례 월드 챔피언에 빛나는 '황제'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영국)과 지난해 F1 은퇴를 선언한 제바스티안 페텔(독일)이다.

흑인으로서 평소 인종 차별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해밀턴은 2020년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사건 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모든 레이스에 'Black Lives Matter'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했다. 13명의 F1 드라이버들이 해밀턴의 뒤를 따랐다.

페텔은 주로 여성, 성 소수자 인권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제바스티안 페텔
제바스티안 페텔

[EPA=연합뉴스]

2021년 헝가리 그랑프리에서 페텔은 성소수자의 연대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티셔츠를 입어 주목받았다.

오래전부터 정치적 발언을 금지해온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사례에 비춰보면, FIA의 새 규정 자체에 특별히 문제 삼을 내용은 없어 보인다.

다만, 인권 문제에 한해서는 경기장에서의 의사 표현을 어느 정도 허용해주는 최근의 흐름을 놓고 보면 FIA의 새 규정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20년 이후 스포츠인들의 사회적 발언이 점차 잦아지고, 이것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흐름에서 해밀턴, 페텔 등 F1 드라이버들은 분명 선두에 있었다.

이번 FIA의 움직임의 배경에는 중동의 '억압적인 정권'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BLM 티셔츠' 입은 루이스 해밀턴
'BLM 티셔츠' 입은 루이스 해밀턴

[EPA=연합뉴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바레인 인권 및 민주주의 연구소(BIRD)는 25일 성명을 내고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가장 억압적인 정권 아래서 레이스를 치르며 '스포츠 워싱'에 나섰던 FIA와 F1이, 이제 이들 정권에 대한 비판자들과 인권 옹호자들의 입을 막는 전술을 흉내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동의 '오일 머니' 영향으로 이 지역에서 열리는 F1 그랑프리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에는 총 23차례 그랑프리 중 5차례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중동 국가에서 치러진다.

해밀턴이 과거 바레인 정부가 정치범을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 새 규정이 해밀턴 한 명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해밀턴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난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면서 "후원사들이 연관되기 싫다며 나와 계약을 끊든 말든 난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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