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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대구에서 군포까지…14년간 사랑 나눈 신세환 선생님

송고시간2023-01-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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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림초등학교 신세환(46) 선생님은 2006년부터 14년 동안 매달 한차례 봉사를 하기 위해 대구에서 경기도 군포에 있는 중증장애인 시설인 사회복지법인 '양지의 집'까지 왕복 540㎞ 거리를 이동했다.

신 선생님은 지난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군포에서 봉사한다는 말을 사석에서 하면 '굳이 왜 그렇게 멀리까지 가냐'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라며 "사실 결국 봉사는 100% 희생하는 게 아니다. 내가 이미 마음을 나눈 사람들한테서 나도 행복을 얻고 싶었기 때문에 굳이 거기까지 갔던 것"이라고 정의했다.

우연처럼 시작된 인연은 14년간 216시간의 봉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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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시설 '양지의 집'서 매달 봉사…국토종단 중 우연히 시작된 인연

양지의 집에서 봉사 활동하는 신세환 교사
양지의 집에서 봉사 활동하는 신세환 교사

sunhyung@yna.co.kr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봉사도 절반은 나의 행복을 찾기 위해서 하는 거 아닐까요. 봉사를 통해 제가 얻은 행복이 없었다면 10년이 넘도록 하지 못했을 거 같습니다."

대구 도림초등학교 신세환(46) 선생님은 2006년부터 14년 동안 매달 한차례 봉사를 하기 위해 대구에서 경기도 군포에 있는 중증장애인 시설인 사회복지법인 '양지의 집'까지 왕복 540㎞ 거리를 이동했다.

신 선생님은 지난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군포에서 봉사한다는 말을 사석에서 하면 '굳이 왜 그렇게 멀리까지 가냐'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라며 "사실 결국 봉사는 100% 희생하는 게 아니다. 내가 이미 마음을 나눈 사람들한테서 나도 행복을 얻고 싶었기 때문에 굳이 거기까지 갔던 것"이라고 정의했다.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양지의 집'에서 레크리에이션 봉사활동 중인 신세환 선생님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양지의 집'에서 레크리에이션 봉사활동 중인 신세환 선생님

sunhyung@yna.co.kr

그가 원정 봉사를 하게 된 계기는 서른 살이던 2006년 8월 홀로 떠난 국토종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하동 남해대교부터 경기 파주 임진각까지 24일간 종단 여행을 하던 중 그는 국토종단을 결심하게 해준 작가의 홈페이지 방명록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작가는 신 선생님에게 지나가는 중이면 사흘 뒤 군포 '양지의 집'에 봉사활동을 하러 오라고 답장했다고 한다.

양지의 집은 뇌성마비 등 뇌 병변 장애나 다운증후군 등을 앓는 중증 장애인이 거주하는 시설이다.

우연처럼 시작된 인연은 14년간 216시간의 봉사로 이어졌다.

봉사 활동하는 신세환 교사(우측)
봉사 활동하는 신세환 교사(우측)

sunhyung@yna.co.kr

신 선생님은 "봉사가 처음 한 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다"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한 봉사단원이 '아, 그럼 이번 한 번만 오시는 거네요?'라고 제게 물었다"라고 말했다.

그때를 회상하며 신 선생님은 "오기가 붙었다"고 했다.

신 선생님은 "저는 시간이 되면 계속 올 건데요"라고 말을 내뱉었고, 책임감이 따라붙었다.

그렇게 한두 번의 봉사 활동은 매달 한차례로 늘어났고,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직전인 2020년 1월까지 목욕, 주방 청소, 간식 전달, 산타 분장과 같은 레크리에이션 활동 등 갖가지 봉사 활동을 했다.

그는 "그분(장애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표현하기 힘든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며 "비록 내 몸은 땀 범벅이 되지만 양지의 집식구들 표정을 보면 마치 세상에 태어나 저지른 작은 잘못 하나 정도는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남들은 마치 내가 큰일을 하는 거 같이 평가해주지만, 봉사를 하러 가는 한 달에 한 번이 너무 큰 행복이다. 이제는 오히려 내가 양지의 집에서 더 행복감을 받는다"라며 "봉사를 오래 하고 싶다면 그냥 거기서 자기만족,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 하는 거 같다. 그걸 위해서 가게 되는 거 같다"라고도 전했다.

경기 군포 사회복지법인 '양지의 집'에서 부엌 청소를 하고 있는 신세환 교사
경기 군포 사회복지법인 '양지의 집'에서 부엌 청소를 하고 있는 신세환 교사

sunhyung@yna.co.kr

2020년 1월 마지막 봉사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신 선생님은 3년째 양지의 집 가족들을 대면하지 못하고 있다.

중증장애인들이 오랜 시간 시설 안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져 있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신 봉사 활동을 함께하는 회원들과 회비를 모아 월 1회씩 간식과 생필품을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마음을 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멀리 대구에서 올라오는 저를 항상 배려해주고 격려해준 '문스패밀리' 봉사대원들과 양지의 집 관계자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다"며 "중간에 세상을 떠난 친구들도 많은데, 마음을 주고받은 사진을 보며 다시 대면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기다린다"고 말했다.

신세환 선생님과 봉사단원 동료들이 양지의 집에서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신세환 선생님과 봉사단원 동료들이 양지의 집에서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sunhyung@yna.co.kr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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